2023. 5. 25. 06:50ㆍ묵상하는말씀/요한일서묵상일기
요한일서 2:18 어린이 여러분, 지금은 마지막 때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적대자가 올 것이라는 말을 들은 것과 같이, 지금 그리스도의 적대자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 마지막 때임을 압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운동을 할 때 준비 운동이 필요하죠? 수영을 하기 전 몸을 풀듯이, 뛰기 전 스트레칭을 하듯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준비 동작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운동이 운동되고, 즐거움이 즐거움 되죠. 무턱대고 좋다고 운동했다가는 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아침에도 우리는 준비운동이 필요하죠. 오늘을 잘 지내고 귀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 준비운동이 필요합니다. 숨을 고르고 선물로 주신 하루에 감사하고 나에게 맡겨주신 시간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영적 준비운동이죠. 한번 해 보시죠. 오늘은 주님이 주신 귀한 기회입니다. 지난 시간을 다 잊을 만큼, 벅찬 기대와 기쁨으로 오늘을 시작해 보시자고요.
오늘 본문은 제겐 좀 어렵습니다. '마지막 때'라는 말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사도 요한은 마지막 때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사도 요한은 당시 곧 예수님의 재림을 기대하고 이 말을 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아직 그때는 오지 않았으니 이 말씀을 해석하기가 더 쉽지 않습니다. 당시 임박한 종말론이 초대교회 내에 유행했다는 사실은 여러 정황으로 알 수 있죠. 사도 요한도 그런 맥락의 사고를 하고 있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이 다시 오심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죠.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니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묵상이 어려운 거죠.
그런데 저는 다른 의미로 이 말씀이 다가옵니다. 어쩌면 사도 요한은 당시 그리스도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라고 말이죠. 당시 기독교는 극심한 박해에 시달렸습니다. 이미 제자들의 대부분은 공권력에 의해 처형을 당한 후죠.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만으로 형장의 이슬이 되는 때였습니다. 예배는커녕 공개적으로 그리스도인임을 말할 수도 없는 때였죠. 그래서 많은 초대교회 교인들은 비밀리에 모임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따로 동굴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고립된 도망자처럼 살아야만 했죠. 말이 좋아 도망자지 사실 사는 게 사는 것이었겠습니까?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삶을 믿음 하나만으로 버티는 그들이었겠죠. 그때 사도 요한이 외칩니다. 이제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에서 '어린이 여러분'이라고 말한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왜 어린이를 특정했을까요? 왜 어린이에게만 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일까요? 그 세밀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그들이 앞으로 살 날이 많은 이들이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지금 이 메시지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들보다 이제 올 시간에 대한 기대에 이 메시지의 핵심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외치는지도 모릅니다. 기대를 버리지 말라고요. 좋은 날이 온다고 말입니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죠? 어쩌면 어둠의 마지막 발악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새벽은 옵니다. 누군가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죠. 그 새벽을 막을 어둠은 없습니다. 지금 가장 어려운 때인가요? 지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입니까? 그때 어둠을 묵상하면 그 시간은 더 길어질지도 몰라요. 우리가 묵상해야 할 것은 지금의 어둠이 아니라 곧 올 새벽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들이죠. 아니, 새벽을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새벽을 더 기대하세요. 어려움이 발악할수록 때가 가까웠음을 기뻐하세요. 그 기대와 기쁨이, 그 희망과 믿음이 나에게 새벽을 선물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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