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2. 06:59ㆍ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 4:12 그리하여 죽음은 우리에게서 작용하고, 생명은 여러분에게서 작용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가을을 기다렸건만 가을은 스치듯 지나가고 겨울이 우리 앞에 다가온 것 같네요. 뚝 떨어진 기온 탓에 부랴부랴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추위를 느낀다는 것은 우리에게 따뜻하게 하라는 신호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 우리는 춥다고 불평하죠. 그런데 춥다고 느끼게 하는 나의 감각은 나에게 겨울을 준비하라고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싶어 고맙기까지 합니다. 오늘은 나에게 말하는 나의 감각에 조금 귀를 기울이시면 좋겠습니다. 좋은 기분이 들면 그 기분을 응원해 주시고요. 불편한 기분이 들면 그 기분을 달래주시면 어떨까요? 그렇게 나의 느낌이 내게 던지는 말과 소통하는 하루 되시면 좋겠습니다.
연속해서 매일 묵상 본문이 짧죠? 이렇게 한 절 한 절 떼서 성경을 읽다 보면 전체 흐름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본문을 짧게 끊어서 묵상을 하는 이유는 말씀을 읽으면서 제게 주시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탁드리건대 지난 묵상들을 기억하시면서 연결된 생각을 가지고 묵상에 임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4장에 들어 지금까지 바울은 우리 안에 보물이 있음을 주목했죠. 그 보물은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면서 질그릇, 그러니까 여러 어려움과 고난을 당하는 것보다 더 값지다는 이야기를 계속해 왔습니다. 그래서 고통받고 어려움에 처한다 하더라도 보물을 간직한 질그릇은 그 보물의 영향을 받아서 죽음에서 생명으로, 십자가에서 부활로 나간다고 했죠. 그리고 오늘 본문입니다. 얼핏 죽음은 우리에게서 작용하고 생명은 여러분에게서 작용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싶죠? 우리라 함은 바울 일행을 뜻할 것이고, 여러분이라 함은 고린도 교회를 뜻하겠죠. 이는 바울이 고난을 받으면 받을수록, 고린도 교회는 더 나아진다는 뜻일 거예요. 왜 그럴까요? 저는 바울이 자신의 고난을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아적 삶으로 치환해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바울의 고난은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처럼, 그 십자가로 말미암아 인류를 구원하셨던 그 사랑처럼, 고린도 교회를 대신한 고난이라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씀이 참 대단하다고 느끼는 점은 목회자인 제게 큰 도전이 되기 때문이죠. 저도 우리 공동체를 향한 끝없는 기도와 간구가 우리 공동체에게 좋은 은혜와 복으로 작용하기를 소망하기 때문이죠.
우리 몸에는 통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나고 몸을 함부로 사용하면 몸살이 오죠. 이 아픔이 우리에게는 고통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 통증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선천성 무통각증(CIPA)이라는 질병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병이라고 하죠. 통증이 안 좋은 것이니 느끼지 못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이처럼 위험한 병이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통증이 없으니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잘못되고 어디가 썩어 나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뜨겁다는 것, 차갑다는 것, 추위를 느끼고 더위를 느끼고, 찔리면 아프고, 괴로우면 고통을 느끼는 것은 우리에게 선물입니다. 가장 위험한 암은 통증이 없는 암이라고 하죠. 통증이 없는 동안 손쓸 수 없을 만큼 퍼지기 때문이죠.
아프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힘들다는 것은 살려달라는 외침이에요. 통증은 나에게 보내는 사랑의 신호입니다. 그 통증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고칠 기회를 얻게 되죠. 우리에게 십자가는 그래서 선물입니다. 내가 지는 십자가를 통해 우리는 부활을 준비하고, 광야의 땀을 통해 가나안의 은혜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고통은 사랑입니다. 통증은 구조 신호고요. 시련은 잘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고난을 선물로 받아들이고 시련을 감사로 승화시키는 여러분에게 주님의 축복이 임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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