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6. 06:56ㆍ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 4:6~7 "어둠 속에 빛이 비쳐라" 하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속을 비추셔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지식의 빛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질그릇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능력은 하나님에게서 나는 것이지, 우리에게서 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복된 하루를 기대하며 아름다운 열매를 거두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율법과 복음을 대조하며 설명했던 바울은 오늘도 태초의 시작이었던 창조와 거듭남의 시작인 복음의 역사를 대조하며 새로운 시대를 설명합니다. "어둠 속에 빛이 비쳐라"라는 구절은 창세기 1:3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데요. 창조의 역사는 빛으로부터 시작되었죠. 그 빛이 혼돈과 어둠으로 가득한 땅을 하나님의 질서로 바꾸었습니다. 바울은 혼돈과 공허를 비추었던 빛이, 이제 영적인 무지와 갈길을 잃은 영혼에 비추는 빛으로 우리에게 임했다고 선포하죠. 그러니까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거듭남이 곧 새로운 창조와 같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의 원리를 더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하나님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지식의 빛을 '보물'로 표현하는 반면에 이를 담은 우리는 '질그릇'으로 표현하죠. 이는 마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령을 불어넣어 주신 창세기의 표현을 끌어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흙이 질그릇이라면 생령은 보물이 되겠죠. 그런데 보물과 질그릇은 차이가 크죠. 이 대비는 한쪽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구절에서 인간은 보잘것없는 존재이고 그 속에 하나님의 영을 담아야 온전한 존재처럼 해석하는 경향이 있죠. 교회에서는 늘 인간을 벌레만도 못한 존재,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죄인으로 낙인찍는 것을 봅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죄인이고 주님 앞에서 늘 못난 존재죠. 그러나 그런 자아비판을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좋아하실까? 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저는 오히려 그런 식의 인간 혐오가 아버지 하나님의 창조 능력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고 느낍니다. 아무리 못난 자식이어도 그 자식이 늘 '나는 못났다 나는 못났다' 하면 좋을 부모가 있겠습니까? 더 큰 문제는 이런 해석이 영과 육체의 분리와 함께 육체의 무용론을 주장하게 하는 영지주의의 영향으로, 우리 가운데 알게 모르게 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바울이 육체를 질그릇이라고 표현한 것은 나름의 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울이 말한 질그릇은, 보잘것없음의 상징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 모든 생명들을 포함하고 아우르는 상징으로 쓴 표현이라고 믿습니다. 질그릇은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흔한 존재죠. 그 어떤 모습이어도, 그 어떤 모양이어도,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며, 나이에 상관없이, 신분이나 경제, 종교의 차이 없이 어느 누구나 모두가 될 수 있는 질그릇을 말함으로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보물을 담을 수 있다고 선포하고 있는 것이죠.
세상에 하찮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 어떤 생명도 다 그리스도의 보물을 간직할 수 있는 존재들이죠. 이것이 놀랍습니다. 그리스도의 보물에는 차별이 없어요. 그분의 은혜는 누구에게나 열렸습니다. 죄인이든, 병자든, 연약하든, 가난하든, 주님께 손을 내미는 모든 자들은 복음의 비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길거리 여인이든, 문둥병자든, 앉은뱅이든, 걸인이든, 누구든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손을 내미세요. 진짜 능력은 하나님께 나를 맡길 때 나옵니다. 나는 안 된다고 말하지 마세요. 어떤 모습이어도 주님의 은혜는 열려있습니다. 당신은 하찮지 않아요. 그분의 보배로운 비밀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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