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3. 06:57ㆍ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 4:1~2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를 힘입어서 이 직분을 맡고 있으니,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부끄러워서 드러내지 못할 일들을 배격하였습니다. 우리는 간교하게 행하지도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진리를 환히 드러냄으로써, 하나님 앞에서 모든 사람의 양심에 우리 자신을 떳떳하게 내세웁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빛이 조금 일찍 보이네요. 묵상이 좀 늦었나요? 그러고보면 빛이 있어야 우리는 모든 사물을 볼 수 있죠. 빛의 반사로 우리는 사물을 구분합니다. 색깔도 모양도 그렇죠. 그렇게 하나님은 빛 안에서 우리가 생활하도록 하시죠. 오늘도 우리의 삶이 빛나는 하루이길 빕니다.
오늘 본문은 '그러므로'로 시작합니다. 이는 오늘 본문이 이전의 말씀을 받아서 이어지는 말씀이라는 뜻이죠. 이전의 말씀이라면 3장 하반절의 말씀인데요. 지난 묵상의 제목이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께 맡길 때 나의 영혼이 자유합니다.'였죠. 그러니까 오늘 말씀은 우리가 최선을 다했고, 이제 하나님의 처분에 따라 자신을 맡기는 나의 모습 일부를 보여주는 말씀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본문을 보니 눈에 띄는 구절들이 있네요. 먼저 낙심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있죠. 최선을 다했으니 낙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낙심이라는 의미가 조금 더 의미있게 다가오죠. 우리는 낙심이라는 것을 잘못 이해할 때가 있습니다. 나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생기는 감정이 낙심인줄 알죠. 그런데 낙심이라는 것이 본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생기는 감정입니다. 우리가 낙심하는 데는 외부의 문제도 있지만 자신을 향한 불만도 존재하죠. 내가 다 하지 못한 것, 온전히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늘 우리는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한 방어기재가 작동합니다. 그래서 이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것을 낙심이라고 자꾸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저는 낙심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라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이어지는 말은 그 사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들죠. '부끄러워서 드러내지 못할 일을 배격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뭘까요? 자신에게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비밀들을 가질 때 낙심이 온다는 말이죠. 다시 말하면 우리가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부끄러운 마음이나 숨기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라는 것입니다. 이에 덧붙여서 '간교'라는 말과 '왜곡'이라는 말이 연이어서 나오죠. 하나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인데요. 이런 예가 가능할까요? 회사에서 맡은 직분이 있는데요. 그 일을 할 때 유혹이 있습니다. 누군가 거래를 요구하고 뒷 돈을 주면서 조금의, 그것도 아주 조금의 불법을 용인해 달라고 하죠. 이쯤이야 하면서 은근슬쩍 숨기고 싶은 비밀을 만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숨기고 싶은 것, 부끄러워서 말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면 그는 그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불안하겠죠? 늘 날카롭고 예민해질지도 몰라요. 그게 낙심입니다. 안 될 것같은 불안함, 들킬 것 같은 두려움, 떳떳하지 못한 음침함이 낙심인 거죠.
유명한 도둑이 있었답니다. 그가 훔친 것만도 어마어마하고 게다가 감쪽같은 일처리 때문에 잡히지 않아서 그는 대도라고 불렸답니다. 그런데 그가 붙잡혔어요. 그리고 잡힐 때 그의 첫 마디가 공개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하더군요.
"이제 발 뻗고 잘 수 있겠다"
우리는 본래 빛에서 사는 존재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빛으로 창조하셨기 때문이죠. 그래서 빛 안에서 우리는 마음이 편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둠이 되었고, 어둠에서 은밀한 과정에 길들여져 있었죠. 그 과정에서 생긴 것이 불안과 두려움입니다. 들킬 것 같은 두려움에 늘 가슴 조리죠.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그 창조의 빛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죄도, 의도, 과거도, 현재도, 또한 미래도, 빛 앞에 훤히 드러날 때 자유하고 평안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신 것이죠.
숨기면 또 다른 것을 숨겨야 합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죠. 그저 밝히세요. 내가 누구인지 들키지 않는 것보다 내가 누구여도 아무 문제 되지 않는 세상을 꿈꿔야 합니다. 참 신기해요.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늘 노심초사하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어떻게 하면 근사할까 걱정해요. 그런데 정작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에게만 관심있을 뿐이에요.
죄인이어도 괜찮습니다. 병자이면 어때요? 알콜 중독 치료 프로그램에서 제일 먼저 가르쳐주는 것이 이것이라죠? '나는 알콜중독자입니다.' 자신이 알콜릭인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라죠. 치료도 자신이 병자임을 인정하는 것부터래잖아요? 내가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신앙의 시작인 것도 마찬가지죠. 그것이 빛 앞에 나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냥 드러내세요. 내가 죄인임을, 병자임을, 소수자임을, 두렵고 무섭고 절망 중에 있음을, 드러내세요. 거기서부터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겁니다. 내가 죄인이어서 배척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의 문제일 뿐입니다. 오히려 내가 빛 가운데 드러내면 나를 감싸고 보호하고 도울 이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를 안아주실 거예요. 그러니 나를 드러내세요. 있는 모습 그대로 드러내며 사세요. 그래야 치료도, 치유도, 또 은혜도 도우심도 내게 임합니다. 오늘도 나는 빛에 내 몸을 맡기며 살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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