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묵상일기 21 - 신앙은 삶에서 드러납니다.

2022. 9. 19. 06:38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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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후서 3:1~3   우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치켜올리는 말을 늘어놓는 것입니까? 아니면, 어떤 사람들처럼, 우리가, 여러분에게 보일 추천장이나 여러분이 주는 추천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겠습니까? 여러분이야말로 우리를 천거하여 주는 추천장입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에 적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읽습니다. 여러분은 분명히 그리스도께서 쓰신 편지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작성하는 데에 봉사하였습니다. 그것은 먹물로 쓴 것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요, 돌판에 쓴 것이 아니라 가슴 판에 쓴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낯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이미 가을길을 걷는 중이죠? 예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확실한 곳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계절도 극과 극이 대비되는 양극화의 물결을 타나 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여름과 겨울 사이 끼여있는 봄과 가을이 우리에게는 징검다리처럼 사뿐히 즈려밟고 건널 수 있도록 연착륙의 기회를 준다는 점입니다. 기분을 전환하고 새로운 준비를 하는 그 시간은 늘 맑고 화사하죠. 여름과 겨울을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공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사이, 시간과 시간을 옮기는 그 사이,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 사이사이에 맑고 환한 기분과 분위기를 만드는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3장에 들어서자 바울은 작심한 듯 말을 꺼냅니다. 내용을 보니 자신은 스스로 자랑하거나 누구의 추천장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강변하죠. 이런 말을 왜 할까요? 아마도 고린도에서 바울을 향한 이런 비방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바울은 지나치게 자신의 사역을 자랑한다고 말이죠. 한마디로 건방지다는 말이죠. 너무 나댄다는 말입니다. 뭐가 그리 잘났다고 잘난 체하냔 말이죠. 이런 말이 그냥 건방지다고 끝나면 그건 쪼잔한 시기 질투죠. 이 공격이 시기 질투에만 그치지 않고 그럴싸한 합리적이고 치명적인 공격이 되려면 이어지는 한방이 있어야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울을 비방하는 자들이 이어 들고 나온 공격 거리가 있었죠. 그것은 바울이 어디서 권리를 얻었느냐? 는 것입니다. 제자들의 추천장을 받거나, 혹은 권위 있는 유대의 기독교 지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를 걸고넘어진 것입니다. 이는 바울이 예수님의 제자 출신이 아니며 이전에는 기독교인들을 박해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만들죠. 

 

오늘 본문은 바울이 이와 같은 비방과 공격에 대해 반박하며 적고 있습니다. 그의 반박은 자신의 사역에 대한 추가 해명이나 혹은 권위 있는 이들과의 관계를 증명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가 내놓은 것은 바로 그가 만난 사람들이었어요. 그가 복음을 전했던 인물들, 그가 뿌린 복음의 씨앗들을 그는 반박의 증거로 삼고 있죠. 바울과 함께 했던 사람들, 함께 나누고 울고 웃었던 이들, 바울과 함께 진리를 찾았던 인물들이 바로 자신의 추천장이자 복음의 편지라고 적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저는 바울이 제게 직접 말을 걸어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는 제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내가 적은 편지는 글자일 뿐이다. 진짜 나의 편지는 지금 너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바로 너다."

 

신앙은 교회에서 드러나지 않습니다. 신앙은 종교적 행사나 제례 예식에서 드러나지 않아요. 오직 내 삶에서 드러납니다. 신앙은 누구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도, 또 자신을 증명하거나 드러내려고 하는 행위도 아니죠. 신앙은 내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피우고, 내 삶의 시간 속에 그분의 마음이 흐르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살아온 흔적에서 드러나고, 내가 한 말에서 드러납니다. 내가 뿌린 씨앗에서 드러나죠. 

 

바울은 먹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썼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습니다. 무슨 직분이나 사회적 지위로 신앙을 논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이 내 영에 흐르고 그분의 성령에 이끌려 매일매일을 기대와 감사로 살아가는 것, 그것뿐입니다.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이 새겨지기보다 하나님의 가슴에 새겨진 내 이름을 더욱 귀하게 여기는 삶에서 향기가 나고 꽃이 피는 법입니다. 그렇게 오늘, 나의 시간에 주님의 영이 흘러야 합니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 좋은 생각을 쟁취하는 것, 흙더미에서 진주를 발견하듯이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은혜와 감사를 찾아내는 실력,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좋은 기분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마음먹으면 될 것 같으시죠? 그런데 마음먹는다고 감사가 저절로 나오지 않아요. 좋은 분위기는 내가 쟁취해야 합니다. 그냥 눈에 보이지 않아요. 찾아야 하고, 구해야 하고, 두드려야 합니다. 그렇게 매일 주님의 은혜를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찾고 구하는 자에게 그리스도의 영이 흐르는 삶이 주어집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에게 흐르는 하루 되길 빕니다. 깜깜함 속에 한 줄기 빛이 더 잘 보이는 법이죠. 그런데 그 빛이 밝으면 밝을수록 어둠은 더 짙어요. 99%가 어둠입니다. 그런데 빛만 보이죠. 뒤돌아 볼 필요 없습니다. 어둠이 많다고 흥분하거나 놀랄 필요도 없어요. 그 한 줄기 빛만 보고 걸으면 되니까요. 그렇게 오늘을 살면 됩니다. 그 속에서 열매가 나오고, 그 속에서 결과가 나옵니다. 그렇게 나의 편지가 쓰여질 거예요.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는 여러분들을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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