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묵상일기 17 - "네가 돌아서는 것만으로도 너는 승리자다"

2022. 9. 13. 07:02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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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후서 2:5~7   누가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면, 실은 나를 마음 아프게 한 것이 아니라, 과장하지 않고 말해서, 어느 정도는 여러분 모두를 마음 아프게 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여러분 대다수는 그러한 사람에게 이미 충분한 벌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도리어 그를 용서해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지나친 슬픔에 짓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연휴를 끝내고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간, 여러분은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어떤 이는 불평과 짜증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더 쉬고 싶고 더 눕고 싶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괴로울지도 모르죠. 반면 어떤 이는 지난 연휴 기간을 감사할지도 모릅니다. 잘 쉬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할 거예요. 그리고 힘을 얻어 일상으로 기쁘게  돌아가겠죠. 여러분은 지금 어느 쪽에 속해 있을까요?

 

삶은 주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입니다. 어떤 사명일지라도 각자에게 주어진 선물이죠. 감사와 기쁨이 흘러나오는 곳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에서 입니다. 주님이 주신 십자가에서 부활의 역사가 나오듯이, 우리가 짊어진 삶에 그 은혜와 축복이 있습니다. 그러니 쉼은 일상을 더욱 값지게 하는 보너스일 뿐이고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일상인 거죠. 오늘 이 아침이 중요합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기대에 찬 마음을 품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야 우리의 일상도 우리를 반갑게 맞이할 테니까요. 기쁘게 출발하는 아침 되시길 빕니다.

 

저는 오늘 본문을 평소보다 더 많이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언듯 이해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장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았는데 조금 헛갈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2장에 넘어와서 주된 주제는 바울이 쓴 두 번째 편지, 그러니까 눈물의 편지라고 일컬어지는 편지에 대한 내용이었죠. 그 편지에서 바울이 쓴 직설적인 표현에 마음을 다친 사람이 있을까? 염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일종의 이해를 구하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5절에도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에 대한 내용이 계속됩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같은 내용인 줄 알았습니다. 다른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반복해서 읽다 보니 5절부터는 그 이전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은 고린도 교회에서 분란을 일으켜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사람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바울이 두 번째 방문을 했을 때, 그의 면전에서 모욕을 주고 가슴 아픈 말들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런데 바울은 자신의 모욕, 자신이 겪은 아픔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마치 내 가족에 대한 모욕이 곧 나의 모욕처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핍박이 곧 나에 대한 핍박처럼, 바울에 대한 도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고린도 교회 공동체의 문제라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체가 그렇습니다. 누군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누군가 괴로우면 나도 괴롭죠. 그래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한 마음으로 같이 울고 웃는 것입니다. 누군가 잘 되면 마치 내가 잘 된 것처럼, 누군가 아프면 마치 내가 아픈 것처럼 느끼는 것이죠. 이것이 주님이 바라시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자기 일처럼 느낀 이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바울의 모욕이 곧 자신의 모욕으로 느끼고, 분란을 일으킨 이들을 향해 분노와 적개심을 가졌던 모양이에요. 어쩌면 이로 인해서 물리적 충돌의 위기도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바울은 '이미 충분한 벌을 주었다'라고 말하죠. 이 벌이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 물리적인 행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속으로 비난만 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다만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했던 것 같아요. 바울은 분란을 일으키는 자로부터 돌아선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이죠. 마음을 돌이킨 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말이죠. 그것으로 분란을 일으킨 자들은 이미 벌을 받았다고 말입니다.

 

갑자기 이런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유명했던 광고 카피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였어요. 이후에 오랫동안 회자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문구였죠. 우리는 실수를 하면 후회를 합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에 빠지죠. 혹은 분쟁이 일어나거나 어떤 무엇과 대적을 하게 되면 그 대상을 원수로 삼고 부득부득 이를 갈죠. 누군가를 이겨야 승리한 것처럼, 악을 쳐부숴야 끝나는 것처럼 여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게 이런 말씀을 주시는 것 같아요. 

 

"네가 돌아서는 것만으로도 너는 승리자다"

 

내가 가던 길을 돌이키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겼고, 내가 품었던 옛 마음을 버리는 것만으로도 나를 넘어뜨리려는 원수에게 상처를 준 것입니다. 어제의 불평에서 돌아서는 것만으로도 새길이 열리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겁니다. 우리가 할 일은 돌아서는 거예요. 우리가 할 일은 마음을 돌이키는 일이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으로 우리는 악한 영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수 있고, 또 그들의 도전을 무색하게 할 수 있어요.

 

아니다 싶으면 돌이키세요. 잘못되었다 싶으면 멈추세요. 거기까지가 우리의 할 일입니다. 돌이키면, 멈추면, 돌아서면, 그때부터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하십니다. 그것으로 충분해요. 우리의 영적인 싸움은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적진에 깊숙이 침투해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옛사람에서 돌이키면 되고, 익숙했던 불평과 불만의 입술을 멈추면 됩니다. 짜증과 걱정, 근심과 두려움에서 돌이키면 됩니다. 그러면 그들이 떠난 자리에 주님은 기쁨과 감사, 은혜와 복으로 채우실 테니까요.

 

주님께로 돌아서는 우리, 주님을 향한 우리가 승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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