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6. 06:58ㆍ묵상하는말씀/고린도전서묵상
고린도전서 13:5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좋은 아침입니다. 맑은 하늘과 함께 밝은 마음으로 한 주간을 여는 월요일이길 빕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다고 바울은 정의합니다. 무례라는 말을 그저 예의가 없는 행동으로 해석하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어요. 원어에 쓰인 헬라어 단어를 보면 이게 좀 재미있습니다. '무례하게 행하다'는 뜻의 헬라어 단어가 [아스케모네오]인데요. 보통 어떤 형상, 모습, 그러니까 좀 쉽게 말하면 옷 입은 모양, 패션 등으로 표현되는 [스케마]라는 단어에 부정 접두사인 [아]가 붙은 단어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꼴불견이라는 뜻이죠.
꼴불견이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보니 '하는 짓이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뜻이더라고요. 어떤 드라마 대사에 보니까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제자리에 없는 것들은 다 보기 흉하다고요. 하늘을 날아야 할 새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은 죽은 것이죠.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풍경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지금은 목사님이 되신 하덕규 씨가 만든 노래죠.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무엇이든 제자리에 있어야 제격이죠. 우리가 잘 아는 [살롬]이라는 히브리 단어도 제자리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가 있어야 할 제자리에 있을 때에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각자가 창조의 모습 그대로, 자기의 사명과 직분 그대로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평화를 누립니다. 그런데 그것이 힘들어요. 특별히 교회가 있어야 할 자리를 떠나는 것, 신자가 신자의 직분에서 벗어나는 것만큼 아픈 일은 없습니다. 마치 자식이 아버지를 떠나고 양이 각기 제 갈길로 가버리는 것과 같은 일은 슬픕니다.
유독 [메시지 성경본]의 해석은 더욱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어느덧 복음이 배타적이고 강요가 가득한 독선적인 전유물로 우리의 곁에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구원은 누군가를 가르치고 윽박지르는 도구가 되어 버렸죠. 남을 이해하기보다는 규정짓는 일에 몰두하고 남에게 공감하기보다는 차별과 멸시의 기준으로 삼아버립니다. 마치 점령군이 지배하듯 복음을 창과 칼로 사용하려 들죠. 아편을 팔며 나라를 뒤흔들고 그것을 구실 삼아 총칼로 점령을 한 뒤 인자한 모습으로 둔갑하여 성경을 나눠주던 아편전쟁의 냄새나는 협작이 아직도 우리 가운데 흐릅니다. 성공한 쿠데타는 죄가 없다는 몰상식에 가까운 판결만큼 복음을 위해서는 무례해도 된다는 인식이 기독교를 십자군으로 둔갑시키죠.
복음은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해지는 거예요. 향기가 나는 것일 뿐이죠. 복음은 강요가 아닙니다. 부러워 따라오는 거예요. 여러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기쁘게 산을 넘는 나를 보며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 복음입니다. 아픈 가시를 몸에 지니고도 감사를 잃지 않는 의연함에 감동하며 따라오는 것이 복음이에요. 그래서 복음은 사랑이어야 합니다.
오늘도 사랑이 향기가 되어 넘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아무 말하지 않아도 내가 그리스도인임을 세상이 알게 하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기뻐 웃는데 세상이 따라 웃습니다. 내가 감사해서 웃는데 세상이 따라 감사하며 웃어요. 그것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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