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5. 06:57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하나니와 하나냐를 지도자로 세운 느헤미야는 그들에게 3가지 명령을 내립니다. 그 3가지가 3절에 담겨 있는데요. 쉽게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1. 날이 밝기 전에는 성문을 열지 말라
2. 어두워지기 전에 성문을 걸어 잠거라
3. 각자 자기 집 앞을 책임져라
전시와도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경계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으로 인한 조치였을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국가적 시스템이라는 것이 없었죠. 체계도 없고, 일사불란하지도 않았습니다. 변변한 집도 없고 인구도 얼마 되지 않았죠. 그런 이스라엘이 이제 막 성벽을 쌓고 국가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시점에서 내려진 명령입니다.
그런데 이 명령이 저에게는 영적인 성전을 재건하는 우리의 삶에도 필요한 조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너무 주관적인 해석일 수 있는데요. 그래도 이 3가지 명령을, 마치 우리 영적 시스템의 언어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도 3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영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는 어떠한 결정도 하지 마세요.
우리는 수많은 결정들을 내리며 삽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 결정을 내릴 때가 언제나 극한으로 몰렸을 때일 가능성이 높아요. 편안하고 평온한 때 결정 내리는 경우는 제한적입니다. 대부분 어려울 때, 문제 많을 때, 마음이 초조할 때 우리는 자꾸 결정 내어야 한다는 강박에 몰릴 때가 많죠. 그리고 잘못된 결정으로 또 문제가 발생하고 또 반복됩니다. 평정심을 잃으면 사고도 굳어버립니다. 기쁨을 잃고 영적으로 어두우면 나의 마음과 생각은 옛사람의 쓴 뿌리들이 올라와 점령하죠. 결국 그때의 결정은 평상시의 내가 아닌, 옛사람의 내가 결정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평정심을 잃을 때는 어떤 결정도 하지 마세요. 영적인 기쁨을 잃었다면 어떤 말도 하지 마세요. 충고라고 전하는 말은 상처가 되고, 할 말이라고 표장 된 언어는 칼이 되어서 휘둘러집니다. 어떤 결정 앞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영적인 회복이고 기쁨입니다. 기쁨 없이는 성문을 열지 마세요.
2. 오르기 위해서는 내려가는 것을 잘해야 합니다.
우리는 늘 좋을 수 없습니다. 늘 좋은 영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가 매일 묵상하지 않아도, 예배하지 않아도 될지 몰라요. 우리가 매일 예배가 필요하고, 묵상이 필요하며, 기도하는 이유는 우리에게 삶의 오르내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영성에도 높낮이가 있어요. 우리에게는 기쁨도 필요하지만 슬픔도 필요합니다. 승리도 필요하고 패배도 필요합니다. 이유는 그렇게 정과 반의 시너지를 통해서 성장하기 때문이죠. 온실에서 곱게 자란 화초는 늘 불안합니다. 비바람을 맞으며 어려움도 알아야 더욱 단단해지죠. 문제는 그 파도를 잘 탈 줄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파도를 탈 줄 모르는 사람에게 거센 파도는 큰 위협입니다. 그러나 파도를 타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기쁨이고 희열이죠. 그들에게는 한 가지 철칙이 있어요. 올라갈 때는 올라갈 줄 알고 또 내려갈 때는 내려갈 줄도 아는 것입니다. 어린아이일수록 올라가기만 하려고 하죠. 내려가려 하지 않는 이유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려갈 줄 아는 여유는 믿음입니다. 해가 뜨는 것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어둠이 드리우는 것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어둠이 새로운 내일의 해를 데리고 오니까요. 우리에게 어두운 동굴은 끝이 아니라 곧 있을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죠. 오르기 위해서는 내려가는 것을 잘해야 하고요. 그래서 기쁘게 맞이해야 합니다. 저항, 아픔, 어려움, 고난.. 이것은 내일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니 아직 해가 있을 때 맞이할 준비를 하세요.
3.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이 가장 귀하고 큰 일입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내 것이 작아 보이는 것'이겠죠? 우리는 늘 내가 하는 일이 하찮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 내게 주어진 일만큼 큰일은 없습니다. 마치 몸의 지체들이 어느 것 하나 하찮은 일이 없는 것처럼 말이죠. 몸 전체 기관 어느 것 하나라도 불필요하거나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멈춰도 되는 기관은 하나도 없어요. 공동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주님의 공동체는 다수가 아니라 한 사람이 중요해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가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죠. 각자의 자리, 각자의 역할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나를 소중히 여긴다면 나의 앞에 놓인 일도 소중히 여기세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지 마세요. 내 앞에 놓인 일은 나밖에는 할 수 없는, 나만의 일입니다. 그것이 모여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고요. 그러니 나의 집 앞을 잘 지키세요. 나의 자리를 잘 지키세요. 나의 마음을 잘 지키세요. 내가 흔들리지 않으면 내가 속한 공동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기억하세요. 좋은 결정을 하려면 건강해야 합니다. 잘 오르려면 내려가는 일도 기쁘게 맞이해야 하고요. 언제나 큰일, 위대한 일은 나의 작은 습관부터 시작됩니다. 이것이 나의 영적 시스템을 만드는 비결이 될지도 몰라요. 오늘도 나를 새롭게 세워가는 기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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