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서묵상24 - 예배가 우리에게 나팔이었으면 좋겠습니다.(느헤미야서 4:18~20)

2020. 5. 30. 06:15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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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연인들에게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중재자를 두라고 말이죠. 서로가 좋을 때는 아무 문제 없지만 서로 틀어지면 한없이 오해와 섭섭함이 쌓이게 되죠. 그때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이들이 있느냐에 따라 상황 전개는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서로의 편 가름을 주도하는 이들이 주위에 있으면 상황은 극도로 악화되기도 하죠. 반면, 서로가 신뢰하고 경청하는 중재자가 가운데 있다면 서로의 마음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저는 믿음의 가족들이기도 하고 때론 목회자이기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죠. 

뿐만 아닙니다. 우리는 무엇인가에 꽂혀 집중하다 보면 전후좌우 물불을 안 가리고 폭주할 때가 있죠. 그것이 현명한 길이라면 상관없지만 때론 모든 이들이 염려하는 길에 들어서 아무 말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라면 아찔해지죠. 정신을 차리고야 왜 자신이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후회해 보지만 상황은 이미 벌어진 일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잘못된 판단, 현혹된 영들, 중독이나 개인주의, 이기심들이 이런 일들의 원흉이기도 합니다. 그때 우리는 나의 정신을 번뜩 깨울 경고음들이 필요하죠. 마치 잠을 깨우는 알람처럼 말입니다. 가끔 가스 불에 음식을 올려놓고는 다른 일을 하다가 깜박하고 태워 먹을 때가 있죠. 그럴 때 저는 알람을 켜 놓습니다. 나의 주의를 일깨우는 외부의 소리를 마련하는 것이죠.

오늘 느헤미야는 나팔소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일하다 보면 정신이 없을 때가 있죠. 때론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일하다 보면 그럴 때가 있어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쉬는 것까지 잊어버릴 때가 있죠. 그러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오히려 지쳐서 능률이 떨어질 때가 있죠. 제때 쉬어줘야 하고, 제때 일해야 하는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죠. 이것을 위해 운동선수들은 코치가 있죠.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잘 못 보는 것이 있어요. 이때, 멀리서 코치가 선수의 모습을 통해 조언과 코칭으로 조절을 해 줍니다. 어쩌면 이것이 나팔소리인지도 몰라요.

이 아침에, 모든 잡념에서 벗어나서 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이 묵상의 시간이 어쩌면 우리 인생의 나팔소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폭주 기관차처럼 무턱대고 달리는 인생이 아니라 때론 멈춰 서서 정비하고 방향을 다시 살피고, 이웃을 돌아보며 함께 걷게 만드는 그 인생의 나팔소리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내일이 주일이네요. 주일에 우리는 공동체 예배를 하기 위해 함께 모이겠죠. 저는 말씀 준비를 하고 여러분과 대면을 기다릴 거예요. 말씀 준비를 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기도한 것은, 우리 공동체 가족들에게 주실 말씀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제 머리와 가슴을 통해 준비된 말씀이지만 그래도 저는 우리 공동체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절한 말씀을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예배에서 설교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말씀이 있고, 그 말씀 앞에 우리는 겸손하게 서죠. 그 이유는 설교가 어쩌면 우리의 나팔소리이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흩어져 있던 이들을 모으는 나팔,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나의 걷는 길을 점검케 하는 나팔, 또한 모든 일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상기시키는 나팔, 저는 예배가 우리에게 나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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