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3. 07:16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포로 귀환 이후 내부적으로 격차와 차별을 겪는 이스라엘에 느헤미야는 격분을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돌아온 이들과 현지에 남아있던 이들의 갈등과 차별이 일어나고, 경제적으로는 빈부의 차이가 커지는 경우들이 다반사였죠. 없는 자는 없는 자대로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극심한 양극화가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돈벌이로 여기는 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남의 약점이나 어려움을 내 치부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죠.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인 삶의 태도들이 넘칩니다. 돈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이들에게 다가가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그것을 대가로 더 많은 것을 착취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아우성이 일었고, 이를 보다 못한 느헤미야가 격분한 것이죠.
어제, 복음은 실질적인 도움이어야 한다고 묵상했습니다. 오늘도 같은 맥락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느헤미야는 백성들에게 그런 고리대금으로 치부하는 일을 멈추라고 말하죠. 남의 약점을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지 말라고 말이죠. 마스크가 한창 부족할 때 마스크를 쌓아놓고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던 업자들이 있었습니다. 남의 건강과 목숨을 자신의 치부에 이용한 것입니다. 음식물에 안 좋은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이야 어찌 되든 나만 배부르면 된다는 식의 경제원리죠. 코로나19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이들은 임대료를 낮춰주는 일도 있었지만 어떤 이들은 이를 계기로 방을 빼게 만드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공실이 될지언정 임대료는 낮출 생각을 하지 않는 이들, 원유 가격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서민들의 신음은 커지는 반면, 그것을 좋아라 하는 이들도 있죠.
오늘 느헤미야는 이렇게 질타합니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치부하는 일은 당장 그만두시오” 그런데 왜 이 말씀을 읽으면서 오늘날 교회 강단에서 이렇게 외치는 목사님들의 모습이 떠오를까요? “전세금으로, 임대료로 치부할 생각을 당장 그만두시오. 땅은 하나님의 것입니다.” 만약 이런 말을 선포했다면 그 목사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개혁은 표어가 아닙니다. 개혁은 추상적인 관념도 아니에요. 개혁은 실질적인 삶의 변화입니다. 여기에는 영적인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사회적인 관습과 태도가 다 포함됩니다. 경제적으로 공의와 공평의 가치가 부활해야 하고, 사회적으로는 차별과 불평등이 해소되어야 하죠. 영적인 자유 없이 경제적 자유도 없는 것처럼, 경제적인 자유 없이 삶의 자유도, 영적인 자유도 없습니다. 사회적 변혁은 경제적 변혁과 함께 하는 것이고, 그 출발은 영적 변혁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느헤미야는 영적인 부활과 함께 경제적, 사회적 삶의 직접적인 변혁을 주문하는 것이죠. 따라서 이는 신앙생활이 영적인 부분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나눔이 중요한 이유는, 그저 그것이 좋은 마음이기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것이 복음이기 때문이죠. 경제적인, 사회적인 변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삶과 괴리된 신앙인이 될 수밖에 없어요. 삶이 신앙이 아니면 우리는 외식하는 신앙인일 수밖에 없죠.
개혁은 영적일 뿐만 아니라 삶의 가치관과 태도, 습관을 포함한 실질적인 것을 말합니다. 거듭남이 그래요. 생각이 바뀌었다면 행동도 바뀌는 것입니다. 나의 주인이 바뀌었다면 나의 태도도 바뀌는 것이고요. 진정으로 주님을 나의 주님의 모셨다면 우리는 실질적인 삶의 태도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앙이 전쟁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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