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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민수기묵상

믿음의 삶은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입니다

민수기 33:37-56 믿음의 삶은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입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신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서울로 왔습니다.
연고가 없는 서울에서는 자취를 했는데요.
그냥 시골에서 올라온 촌스런 신학생이었습니다.
게다가 비슷한 시기에 아버지가 병으로 쓰러지셔서
생활은 더욱 고단했습니다.
촌스러움에 더해 가난하기까지 한 신학생이었죠.
지금 생각하면 추억인데요.
반찬은 늘 양배추에 고추장이 전부였고요.
학교에서 점심은 늘 굶었습니다.
그때 양배추를 하도 먹어서 지금은 잘 안 먹습니다.
그래도 유일한 낙이 일주일에 한번
돈을 모아서 거하게 밥을 차려 먹는 것이었는데요.
고기나 혹은 찌개거리를 사다가 해 먹었죠.
그게 저에게는 왕의 만찬과 같은 푸짐한 식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찌개를 먹다보면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내일 먹겠다고 남기죠.
어느 때는 그렇게 2~3일을 먹을 때도 있었어요.
문제는 이 때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음식이 상하기 마련인데요.
버리질 못합니다.
아까운 생각에 남김없이 먹게 되죠.
그렇게 배탈이 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한번은 탈이 심하게 나서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습니다.
결국 한 푼 아끼려다 두 푼 버리는 우를 범하죠.

광야가 예배의 자리라면, 가나안은 삶의 자리입니다.
광야가 영적인 자리라면, 가나안은 육적인 자리이고요.
광야가 이상이라면, 가나안은 현실이죠.
하나님은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합니다.
가치관의 싸움을 주문하시죠.
세상의 가치관과 싸워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싸워 이기고,
또한 깨뜨리고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에는 이런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후 없애버려야 할 전리품들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들 말이죠.
이 때문에 하나님이 진노하시는 장면이 곧잘 등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전쟁에 승리하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정복자의 여유라고 할까요?
승리하면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일 줄 압니다.
그러나 바울은 우리에게 이렇게 경고하죠.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전쟁에 승리하고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아까워서입니다.
또한 자신의 손에 들어오면
이제 자신의 것이 되었다 믿고 싶죠.
심지어 이방신의 신전도
자신에게 들어오면 예배당이 될 줄 압니다.
마치 불의한 돈도 자신이 벌면 의로운 돈이 될 줄 알죠.
교만은 자신을 너무 많이 믿는데서 비롯됩니다.

돌아설 때는 완전히 돌아서야 합니다.
주님을 의지한다면 세상의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바로 내가 남겨둔 것,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 것,
‘언젠가는 필요하겠지’라며 재어둔 것들입니다.

믿음의 삶은 리모델링이 아닙니다.
믿음의 삶은 재건축이에요.
흔적 없이 지우고 새로 짓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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