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6. 11:15ㆍ묵상하는말씀/마태복음서묵상
마태복음묵상 "개혁이란 나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마5:21~26)
이런 예화가 있습니다.
어떤 회당을 책임지고 있는 랍비에게 애완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답니다.
그 랍비는 고양이를 무척 사랑했지만 고양이는 회당 예배의 골칫거리였습니다.
예배때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는 고양이 때문에 예배에 방해가 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랍비는 예배가 시작될 즈음이면 고양이를 구석 한켠의 의자에 묶어두고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예배전 고양이를 의자에 묶는 행동은 예배의 예식이 되었고,
사람들은 고양이를 묶지 않으면 예배를 시작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답니다.
심지어 그 회당의 예전 기록에 고양이를 묶는 방법과 의미까지 적어놓게 되었다네요.
어느덧 예배에 고양이를 묶는 것이 예배의 전통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예화에 불과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이 예화는 우리 사이에도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역사를 보면 예배에 악기를 사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양분된 의견이 꽤나 오래도록 싸웠습니다.
한국에서도 얼마전까지 예배에서 기타를 쓰느니 마느니가 신학논쟁거리로 번진 적이 있지요.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성호를 두손가락으로 하느냐 세손가락으로 하느냐가
성경보다 더 중요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본문은 "살인하지 말라"가 주제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을 꺼내십니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마5:21)
이 말씀의 뉘앙스를 곱씹어 보면,
"너희가 그렇게 들었으나 본질을 알아야 된다."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살인은 중죄입니다.
사람에게는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리는 없습니다.
따라서 살인은 중차대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의 논지에는 살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배를 의식으로 바꾸었듯,
하나님의 심판을, 인간의 심판으로 바꾸어 버린 이 땅의 전통들에 대한 신랄한 지적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동기의 문제를 행위의 문제로 바꾸어 버리는데 탁월한 천재성을 드러냅니다.
우리 인간들은 내면의 문제를 외면의 문제로 바꾸어 버리는데 놀라운 능력을 지녔습니다.
'살인'이라는 사법적 잣대를 만듦으로 미워하고, 욕하는 것은 살인의 축에도 끼지 못하게 해 버렸습니다.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하는 자니..."(요1서3:15)
보이는 범죄함을 만들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죄들을 희석시키는 뛰어난 창조성을 보이는 것이 인간입니다.
세상이라는 바운더리에서 들키지 않으면 그만인 세상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은 안중에 없습니다.
그 세상에는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은 무시당하기 십상입니다.
어떠한 범죄도 사법적 처리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진짜 심판은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하는 것이고,
진짜 심판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다.
요즘 개혁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진짜 개혁은 나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정치개혁이라는 것이 위대한 것이 아닙니다.
국민을 위해 세워진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자리로 돌아가면 됩니다.
자신을 위한 자리를 깔고 앉아서 아무리 정치개혁을 외쳐봐야 그것은 다 거짓입니다.
교회개혁도 마찬가집니다.
교회개혁은 투명한 재정운영, 시스템의 정비, 민주적인 의사구조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교회개혁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인 우리...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나의 개혁입니다.
나의 자리를 잃고 하나님의 자리를 넘보면서 외치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변질입니다.
오늘 나의 자리로 돌아가길 주님께 기도합니다.
나를 나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자리에 서길 기도합니다.
다른 이와 비교하지 않은, 나만의 사명의 자리로 돌아가길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부으셨던 사랑의 자리로 돌아가길 기도합니다.
내가 제자리로 돌아갈 때 비로소 생명을 사랑하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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