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245 -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은 일하십니다.
2025. 3. 11. 05:00ㆍ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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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2:8~1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인자도 하나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 사람을 시인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부인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천사들 앞에서 부인당할 것이다. 누구든지 인자를 거슬러서 말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것이지만, 성령을 거슬러서 모독하는 말을 한 사람은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날이 많이 풀렸죠? 3월은 3월인가 봅니다. 한 겨울 앙상하던 가지 끝에 생긋한 싹이 돋아나는 것이 신기해요. 우리의 메마른 마음에도 꽃이 필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그 향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주님이 주신 시간을 즐기는 여러분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본문은 조금 설명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는 잘못 고착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죠. 오늘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죠. '사람들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너를 시인할 것이고, 사람들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너를 부인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이 말씀을 우리는 보통 법정 용어처럼 받아들입니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주님을 믿는다고 말하면 주님도 하늘의 재판정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해 주실 거야'라고 말이죠. 이런 의미가 뭐 틀린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도 하늘 아버지께 나를 위해 증인 되어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시니까요
그런데 이 의미는 단순히 '내가 주님을 믿는다.'는 확정의 의미로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고착된 이미지는 이런 것이죠. '용기가 없어서 사람들 앞에서 나는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 못하면 나는 구원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오래전 목회하는 친구 목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요. 교인인 집사님 가정에는 세 딸이 있었데요. 그런데 이 집사님이 심각한 크리스천(?)이었던 모양입니다. 밥 먹을 때마다 세 딸에게 이렇게 강요했데요.
"지금 빨갱이가 내려와서 목에 칼을 대고 '너 예수 믿는다고 하면 죽고 안 믿는다고 하면 산다.'고 말했어. 말해봐! 그때 뭐라고 말할래?"
어처구니없는 것은 딸들이 예수 안 믿는다고 말하면 밥을 안 줬다는 겁니다. 이게 진짜 사실인지 믿기지 않는 이야기죠? 그래서 세 딸은 늘 죽어도 예수 믿는다고 말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밥을 먹었데요. 그런데 하루는 셋째 딸이 그러더래요. "엄마! 나 예수 안 믿는다고 말하고 살아서 그다음에 예수님 진실되게 믿으면 안 돼?" 이 친구 목사가 이 이야기를 듣게 된 이유가 그 말을 들은 엄마 집사님이 이 부분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사님을 찾아와 상담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는 거죠. 참,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이야기죠.
이게 좀 시간이 지난 옛날이야기라서 지금과는 좀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오늘 본문 앞에서 우리는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그런 의미가 아니에요. 오늘 본문에서 오해가 시작되는 부분은 '시인'이라고 번역된 말 때문입니다. 주님을 시인한다는 것이 사람들 앞에서 '나는 그리스도이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러나 이 번역을 직역하면 이런 뜻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고백하면..."
그러니까 이것은 사람들과 함께할 때 늘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그분이 나를 사랑하시며, 언제나 나를 이끄신다는 것을 믿고 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늘 고백하는 말로 하면, 주님은 반드시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분임을 고백하며 사는 거죠. 그렇게 매일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때 주님은 우리의 그 고백을 들으시고 우리를 그 믿음처럼 이끄신다는 뜻입니다. 반면 우리가 늘 걱정만 하고, 안될 것만 생각하고, 두려움에 떨며 산다면 주님의 권세와 힘은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죠. 또한 주님의 축복도 흐르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좀 이해가 되셨을까요? 여기에 한 구절이 더 남았습니다. 그 부분은 10절인데요.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죠.
누가복음서 12:10 누구든지 인자를 거슬러서 말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을 것이지만, 성령을 거슬러서 모독하는 말을 한 사람은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
이 구절을 따로 보면 예수님의 사역에 왜곡과 곡해를 일삼는 바리새인들을 향한 말씀으로 보입니다. 바리새인과 다른 신분의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으나 -왜냐하면 무지이기 때문에- 그러나 그가 행한 성령의 역사를 부인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한다는 의미죠. 그래서 다른 공관복음에는 이 구절이 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누가는 이 구절을 같이 연결시킨 이유가 있겠죠.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말씀은 조금 더 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해석이면 어떨까요? 종교를 싫어할 수는 있죠. 오늘날 같으면 교회의 이미지가 안 좋습니다. 젊은이들이 다 교회를 떠나고 믿음은 고리타분하고 합리적이지 않는 옛것이 되어 버렸죠. 요즘은 하는 짓이 다 극우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교회를 비판하고 공격할 수는 있어요. 그러나 그렇다고 그 안에 흐르는 하나님의 말씀, 곧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 하나님께서 우리의 창조주시며, 그분은 우리를 좋은 길로 이끄신다는 사실, 나의 것을 나누고 남을 낫게 여기는 자를 높이시고 세우시는 주님이시라는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요. 구름에 해가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해가 없는 것이 아니듯, 내 눈에 아무 증거가 보이지 않아도 그 너머에서 일하시는 주님이 그 일을 멈추는 법은 결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은 일하십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주님은 살아계시죠. 그것을 믿는 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것을 믿고 지금 담대하게 내 주어진 자리에서 내 맡은 본분을 다하는 것이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에요. 복음은 그런 그리스도인의 고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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