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 8:9~10 예수의 제자들이, 이 비유가 무슨 뜻인지를 그에게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유로 말하였으니, 그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밖에 비가 오네요. 마지막 가을비가 될까요? 어쩌면 이 비를 끝으로 이제 겨울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미 겨울을 기대하며 준비한 이들에게는 선물이 될 줄 믿습니다. 오늘도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하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예수께서는 비유의 뜻을 묻는 제자들에게 이제 본격적으로 대답해 주시기에 앞서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에 대해 먼저 대답해 주십니다.
"너희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유로 말하였으니, 그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마치 서론과 같습니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비유 자체에 대한 필요성을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거죠. 여기서도 이분법적 논리 전개가 등장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허락받은 자와 허락받지 않은 자로 나뉘죠. 그 중심에 비유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는 어떤 이들일까요?
예수님께서는 이 구분을 '너희'와 '다른 사람들'이라는 인칭대명사로 적시합니다. 쉽게 구분하면 '너희'는 제자들이고, '다른 사람'은 제자가 아닌 이들이겠죠. 조금 더 구분하자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 복음을 받아들인 자들과 믿지 않고 의심하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들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본문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깨닫는 데는 씨가 아니라 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언급하죠. 그러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언제나 사랑과 은혜, 축복을 베푸시지만 사랑을 사랑으로, 은혜를 은혜로, 축복을 축복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에게는 무용지물임을 설명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허락'이라는 단어였어요. 그런데 이 단어가 좀 모순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깨닫는 자의 몫임을 설명하시는 데 여기에 하나님의 허락이란 단어가 등장하기 때문이죠. 마치 깨닫지 못하는 사람 탓을 하시는 듯하다가 갑자기 당신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모순이 존재하죠. 분명히 '너희', 그러니까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을 허락하셨다고 말씀하시죠. 그런데 지금 그 비유의 의미를 몰라 묻는 것이 바로 그 제자들입니다. 그들이 과연 지금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알고 질문하는 것일까요?
여기에 한 가지 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어제 우리는 기도가 바로 하나님께 향한 질문이라고 묵상했죠? 주님의 허락은 바로 이것입니다. 질문하는 자에게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거죠. 알고자 하는 자에게 반드시 알려주시고, 찾고자 하는 자에게 반드시 찾게 하신다는 거예요. 믿는다는 것은 찾는 것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주님께 길을 묻는 거예요. 반대로 믿지 않는 자는 구하지도, 찾지도, 두드리지도 않습니다. 지난 주일, 하나님 나라는 지치지 않는 자의 것이라고 말씀 나눴는데 다시 한번 반복된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하나님 나라는 찾고 구하고 두드리는 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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