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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167 -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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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8:9~10   예수의 제자들이, 이 비유가 무슨 뜻인지를 그에게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유로 말하였으니, 그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제 가을을 떠나보내야 할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가을과 이별을, 그리고 겨울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떠날 때는 다시 만날 것처럼, 만날 때에는 처음 만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늘 새롭고 기대로 채우는 한 주 되시길 빕니다.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말씀하셨죠. 이 말씀이 제자들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주님께 묻죠. 이 점이 저는 참 좋습니다. 제자라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은 물을 줄 알아야 하죠. 그것이 제자의 특권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안 묻죠. 묻는 것을 창피해합니다. 혹시 '이것도 몰라?' 할까 봐 몰라도 아는 척할 때가 많습니다. 체면을 중히 여길수록 이와 같은 행동은 깊어지죠.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것은 죄죠. 안다고 남을 속이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지혜는 물음에서 나오죠. 어린아이들이 끊임없이 묻습니다. 묻고 또 묻죠. 그렇게 하나씩 지혜가 늘어가는 거예요. 우리 또한 주님 앞에 여전히 물어야 합니다. 기도는 주님께 묻는 겁니다. 기도는 주님과의 대화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데요. 맞는 말인데 여기에는 오해가 존재합니다. 마치 사람들은 대화라고 하니까 주님과의 토론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과연 주님과 우리가 토론이 가능할까요? 시쳇말로 세계적 석학을 만나서 대화할 기회가 있다고 해 보자고요. 그것이 토론일까요? 석학까지 아니어도 됩니다. 선생님이나 어른을 만나면 토론이 됩니까? 우리는 그 대화를 토론이 아니라 질문이라고 말합니다. 질문을 잘해야 하는 거죠.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불리는 하브루타의 핵심은, 첫째도 질문이고 둘째도 질문이며 셋째도 질문이라고 합니다. 질문을 잘해야 좋은 대답을 얻고 지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릴 적에 교회에 좋아하는 형님이 있었어요. 여러모로 귀감이 되는 형님이어서 그분으로 하여금 많은 지혜를 얻곤 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이런 거예요. 제가 한참 영어 공부에 힘들어할 때였는데요. 딱히 사교육이나 환경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저에게 그 형님이 그러시더라고요. 길거리를 가거나 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보이는 것들에 질문을 하라고요. '거기는 뭐지?' '저 단어는 무슨 뜻일까?' '저 말은 무엇을 의미하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미루지 말고 바로 찾으라고요.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질문입니다. 기도는 '하나님, 이걸 주세요, 저걸 주세요, 이렇게, 저렇게 해 주세요. 나에게 이것이 필요합니다.'와 같은 요구에 그치지 않습니다. 기도는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질문을 하는 것이에요.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는 대답을 해 주실 주님을 향해 묻는 겁니다. 

 

"하나님,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주님, 내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주여, 제가 어떻게 하길 원하십니까?"

 

묻는 자에게 응답하시고, 묻는 자에게 길을 여시며, 묻는 자에게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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