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묵상일기90 - 사소한 감정을 버려야 큰 목적을 얻습니다.

2021. 2. 5. 07:11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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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상 17:28-31  다윗이 군인들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맏형 엘리압이 듣고, 다윗에게 화를 내며 꾸짖었다. "너는 어쩌자고 여기까지 내려왔느냐? 들판에 있는, 몇 마리도 안 되는 양은 누구에게 떠맡겨 놓았느냐? 이 건방지고 고집 센 녀석아, 네가 전쟁 구경을 하려고 내려온 것을, 누가 모를 줄 아느냐?" 다윗이 대들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하였다는 겁니까? 물어보지도 못합니까?" 그런 다음에 다윗은, 몸을 돌려 형 옆에서 떠나 다른 사람 앞으로 가서, 똑같은 말로 또 물어보았다. 거기에서도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하였다. 다윗이 한 말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누군가가 그것을 사울에게 알렸다. 그러자 사울이 그를 데려오게 하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 한 주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신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오늘은 한 주간의 삶의 자리를 마무리하는 금요일입니다. 오늘을 조금 더 여유롭게, 그리고 풍성하게 채우시기를 빕니다.

 

다윗이 군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맏형인 엘리압이 듣고는 불같이 화를 냅니다. 왜 그는 화가 났을까요? 아마도 세상 물정 모르는 다윗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설레발치는 꼴이 보기 싫어서였겠지요. 그래도 그 화는 좀 과해 보입니다. 뭐 다윗이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런 다윗을 보고 건방지고 고집 센 녀석이라고까지 하는 것을 보면 딱 지금 상황만을 놓고 화가 난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혹시 다윗이 자신을 제치고 기름부음을 받은 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래서 다윗이 깝죽거려 보였던 것일까요?

 

우리가 누군가를 평가할 때 보면 결코 객관적일 수가 없습니다. 그가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한 그것만을 가지고 따질 수가 없죠.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과 마음들이 그 평가에 고스란히 담깁니다. 때론 그것이 평소의 좋은 마음으로 인해 희석될 수도 있고, 때론 마음에 담아두었던 앙심이 그 기회를 통해 표출되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의 평가는 편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도바울은 이렇게 말했죠.

 

로마서 2:1   그러므로 남을 심판하는 사람이여, 그대가 누구이든지, 죄가 없다고 변명할 수 없습니다. 그대는 남을 심판하는 일로 결국 자기를 정죄하는 셈입니다. 남을 심판하는 그대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오늘 본문에서 묵상할 것은 엘리압의 마음이 아닙니다. 저는 다윗의 모습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다윗은 형 엘리압에게 대들어 봅니다. 형이 화를 내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아서였을까요? 아니면 이 또한 이전부터 내려오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 불만의 표출이었을까요? 아마도 형의 이런 다윗에 대한 태도는 한두 번이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다윗을 대하는 이새의 가족들의 태도는 놀라우리만큼 이상했기 때문이죠. 그것에 대한 분출일까요? 그러기에는 그 분출은 너무 짧습니다. 다윗은 바로 몸을 돌려서 다른 사람에게로 갑니다. 더 이상 형과 말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을까요? 아니, 다른 이들과 또 같은 내용으로 대화를 하는 것 보면 형을 무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다윗과 엘리압의 대립은 그렇게 싱겁게 끝납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제게 주시는 메시지가 있어요. 다윗이 형을 무시했는지, 아니면 싸움을 피했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 다만 이 대목에서 조금 다른 시각을 보게 되죠. 지금 다윗이 분노하고 있는 대상은 누굴까?라는 것입니다. 지금 다윗은 누구와 싸우려고 하는가? 말이죠. 아마도 이에 대한 대답은 쉽게 나올 것 같습니다. 다름 아닌 골리앗이죠. 지금 다윗은 골리앗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에게 대적은 골리앗이에요. 그런데 그에 앞서 엘리압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삐그덕 거리는 감정싸움이 일어나죠. 그런데 이 장면이 우리에게는 낯설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꼭 중요한 것들을 앞두고는 우리는 사소한 것으로 정신을 빼앗길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무엇인가 큰 싸움을 앞두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모였다가 의견 충돌로 우리끼리 싸우다가 정작 하려던 싸움에는 힘을 못 쓸 때가 많아요. 무엇인가 의견 충돌이 있는 이유는 그것이 다 잘해보려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의견 충돌에 함몰되면 우리가 잘해보려는 것은 어느새 없어지고, 사소한 감정싸움만 남습니다. 이는 마치 블레셋 군대가 서로 싸우다 지쳐 싸움 한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하고 이스라엘에게 패전했던 사무엘상 14장의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아요.

 

가끔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 섰는지 잊을 때가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시작한 것인지, 무엇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 잊을 때가 있어요. 지혜는 버릴 것은 버릴 줄 알고 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소탐대실이라고 하나요? 우리는 사소한 감정을 버려야 큰 목적을 얻습니다. 

 

에베소서 6:12, 우리의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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