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4. 07:14ㆍ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삼상 17:23-27 다윗이 형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마침 블레셋 사람 쪽에서 가드 사람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그 대열에서 나와서, 전과 똑같은 말로 싸움을 걸어왔다. 다윗도 그 소리를 들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를 보고 무서워하며, 모두 그 사람 앞에서 달아났다. "저기 올라온 저 자를 좀 보게." 군인들이 서로 말하였다. "또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어. 임금님은, 누구든지 저 자를 죽이면 많은 상을 내리실 뿐 아니라, 임금님의 사위로 삼으시고, 그의 집안에는 모든 세금을 면제해 주시겠다고 하셨네." 다윗이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이스라엘이 받는 치욕을 씻어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준다고요? 저 할례도 받지 않은 블레셋 녀석이 무엇이기에,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군인들을 이렇게 모욕하는 것입니까?" 군인들은 앞에서 말한 내용과 같이, 저 자를 죽이는 사람에게는 이러이러한 상이 내릴 것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새벽마다 날씨를 체크하게 됩니다. 우리 가족들의 출근길은 괜찮을지, 겨울에 고생하는 분들은 없을지 걱정하며 기도하는 것이 오지랖은 아니겠지요? 여전히 춥습니다. 자영업자의 삶이 빠듯하고 녹녹지 않지만 어제는 잠시 시간을 내어 교회 뒤편의 탄천길을 산책했습니다. 낮은 기온과 강한 바람으로 옷깃을 여기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제보다는 어제가,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따뜻합니다. 마치 강제로 타이머를 돌려 추운 겨울로 시간을 돌려놓아도 결국 시간은 봄으로 가듯 하는 느낌입니다. 어떤 강제도 자연스러움을 이기지 못하죠. 오늘도 그럴 겁니다. 어떤 방해도 주님의 시간을 돌리지 못할 것이고, 어떤 강압도 주님이 심어놓은 우리 안의 평안을 거스르지 못할 것입니다.
가끔 결혼 한 부부들에게서 우스갯소리로 듣는 말이 있어요. 서로 결혼 전과 달라졌다고 해요. 연애할 때와 달라졌다고 말이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결혼 전과 결혼 후가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요. 시간도 달라지고 처지도 달라졌는데 당연히 달라지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닐까요? 사실, 그런 상황보다 더욱 우리를 다르게 만드는 요소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인식이죠. 이런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물건을 살 때, 사기 전과 산 후가 다르죠. 이전에는 갖고 싶은 물건이었지만 이제는 내 물건이 되죠. 이전에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내가 가치를 부여하는 물건이 된 것입니다. 혹 결혼을 소유로 비유한 것처럼 오해하지는 마세요. 다만 결혼을 전후로 우리는 가치를 찾는 사랑에서 가치를 부여하는 사랑으로 바뀐다는 점이 같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 전에는 얼마나 이쁘고, 멋지고, 괜찮고, 좋은가? 에 대한 가치를 찾았다면, 결혼 후에는 나의 사람, 나의 가족, 나의 반쪽 등의 가치를 부여하며 사는 사랑이 된 것이죠.
저는 우리 공동체 가족들의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요즘 내 휴대전화기에 주일학교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기도하는 것이 낙입니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져요.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그런데 솔직히 객관적으로 뭐 아이들이 정말 잘 생기거나 예쁜 것은 아니잖아요? 이게 어디 기준이 있습니까? 요즘 안 이쁜 아이들이 없잖아요? 그럼에도 제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은, 제가 이쁜 것을 추구해서도, 귀염을 따져서도가 아닙니다. 제가 그 아이들에게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나의 자녀들이라고요. 그들은 나에게 맡기신 생명들이고, 하나님이 짝지어주신 귀한 보배들이라고 말이죠. 그것이 없다면 제게 그런 사랑도 없을 겁니다.
다윗이 전쟁터에 나와보니 느낀 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이스라엘군은 초라하기 그지없어 보였던 거죠. 게다가 때마침 골리앗이 나와서 이스라엘을 조롱합니다. 마치 이는 확성기를 틀어놓고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는 심리전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가관이죠. 다윗이 듣기에는 너무 치욕스러운 조롱이었어요. 그러나 다윗은 더 놀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 말을 듣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모습이었어요. 자신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말들이었고, 그리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었는데, 형들을 비롯한 이스라엘군은 조용합니다. 오히려 주눅이 들어 있었어요. 골리앗을 보며 쪽을 못 쓰는 이스라엘군의 모습에 더 당황한 것은 다윗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흔드는 가치들, 재물이나 명예나, 건강이나 지식, 혹은 아픔이나 괴로움이나 두려움들은 우리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힘이 있는 것이지 우리가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것들은 한낱 신기루에 지나지 않습니다. 골리앗이 크고, 위대하고, 무섭고, 굉장해 보이는 것은 우리가 그런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열 명의 정탐꾼이 가나안을 정탐한 후 정의한 '가나안 거민'이란 것은 가나안 민족의 실체가 아니라 그들이 그런 가치를 부여한 결과와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에 가치를 부여하느냐?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느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느냐? 큰소리치는 골리앗에게 가치를 부여하느냐? 살아계신 하나님에게 가치를 부여하느냐? 어디에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골리앗이 두려운 존재가 되기도 하고 한낱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녀석이 되기도 합니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가나안 거민 앞에 자신들은 메뚜기가 되기도 하고, 가나안 거민이 자신들의 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두려움은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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