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서묵상20 - 이제 우리의 삶은 그분의 것입니다. 요한복음6:16-20

2020. 2. 4. 07:22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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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은 또 다른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물 위를 걸어 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담고 있죠. 제자들은 예수님을 놔둔 채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죠. 예수님을 잊고 자신들만 떠났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죠. 이런 행동은 단 한가지 이유뿐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이죠. 그들에게 먼저 떠나라고 말씀하시고 제자들과 분리되신 이유는 아마도 홀로 기도하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가다가 풍랑을 만났습니다. 갈릴리가 사실 바다도 아니고 단지 호수일 뿐인데 뭐 그리 큰 풍랑이 있을까 싶은데요. 사실 갈릴리 호수는 지중해보다 해수면이 200미터나 낮은데다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갑작스런 돌풍이 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때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오시는데요. 제자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죠. 어두컴컴한 밤인데다 물 위로 누군가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귀신이라 착각했을지도 모르죠. 그때 말씀하시죠. “내니 두려워 말아라”

여기서 다시한번 의문이 듭니다. 예수님께서 아무리 제자들에게 먼저 갈릴리 호수를 건너 가라고 말씀하셨다고 치더라도 예수님은 어떻게 오실까를 생각하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이죠. 게다가 예수님이 계신 곳은 외딴 곳이었습니다. 마치 어느 산꼴짜기에 함께 갔던 교인들이 목사님만 남겨두고는 차를 타고 먼저 돌아오는 것과 비슷합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먼저 가라고 목사님이 말씀하셨다하더라도 이런 걱정하지 않았을까요? “목사님은 어떻게 오시려고 그러시지?” 또 중요한 것이 있는데요. 제자들은 대부분 배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지 않으시죠. 그런데도 그 제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배를 저어 떠납니다. 물론 이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제자들의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말에도 토 달지 않고 순종하는 이들로 말이죠. 그런데 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들이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일은 그냥 예수님 없이도 자기들이 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비칩니다. 조금 전까지 그들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많은 무리를 먹일 돈도, 힘도 없었던 사람들이죠. 그들을 먹인 분은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했기 때문이지 자신들 스스로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배를 젓는 일, 나에게 익숙한 일, 내가 해 봤던 일은 예수님 없이도 가능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제자의 행동이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이어서 등장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자신있게 배를 타고 가는데 풍랑을 만났어요. 그들에게 풍랑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본문의 내용으로 보아 그들이 풍랑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문제는 그들이 노을 저어 나가기가 힘들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려움을 겪은 것이죠. 만약 이 에피소드가 순종의 문제를 다룬다면 그들의 배는 순항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려움을 겪어요. 왜 이런 전개가 필요할까요? 왜 예수님은 제자들을 먼저 떠나라고 하셨을까요? 이는 아마도 어떤 메시지를 그들에게 던지려고 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익숙한 일이어도, 알고 있는 일이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어도, 주님과 함께, 주님의 마음으로, 주님의 뜻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런 뜻 말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본문은 이렇게 말하죠. “그들은 기꺼이 예수를 배 안으로 모셔들이니 배는 곧 그들이 가려던 땅에 이르렀다.” 가려고 해도 갈 수 없었던 그곳에, 예수님이 함께 하시니 갈 수 있었다고요. 이러면 메시지가 명확해지지 않나요?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이전에도 늘 혼자 해 왔고요. 경험도 많습니다. 문제 없었어요. 마치 예수님을 만나기 전, 제자들의 삶이 별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찬양 가운데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오 내가 주님 알기전에 나의 모든 생활속에 아무문제 없는줄 알았네 그러나 주님 나를 찾아와 내게 빛이 되셨을 때 나는 나의 더러움을 보았네 내가 거듭나기 전에 내가 보고 느끼는 것 그것이 전부인줄 알았네 그러나 주의 성령 내게와 나를 변화시키실 때 나의 모든 가치관이 깨졌네” 우리는 예수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 수 없습니다. 아니 살아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분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것들, 나의 익숙한 것들조차 이제는 그분과 함께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분과 나는 하나이기 때문이죠. 이제 그분 없이는 이전에 할 수 있었던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제자의 삶이에요. 오늘도 주님과 동행하는 하루이길 빕니다. 어제와 같은, 또 내가 이전에도 잘 해왔던 하루지만, 이제 나 혼자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하는 하루이길 빕니다. 나의 힘이 아닌 그분의 힘으로, 그분의 감사로, 그분의 은혜로 사는 하루를 만드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의 삶은 그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분께 나의 삶을 드렸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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