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27. 11:36ㆍ묵상하는말씀/민수기묵상
민수기 11:1-9 불평의 마무리를 잘 하세요
어제 [행복한가요 그대]라는 토크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소아암으로 투병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한 어느 고등학생의 사연이 나오더군요.
그게 단순하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25cm이상이어야 하고, 염색도 하지 않은 머리카락여야 한데요.
뭐 그런 규정보다도
자신이 애써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이를 두고 패널로 나온 정재찬선생의 말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에는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효지시야”였죠.
‘부모가 준 신체를, 상하지 않고 해하지 않는 것이 효도’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정재찬선생이 이렇게 말씀하더군요.
“지금은 신체발부수지부모한 내 몸을 남들에게 나누는 것이 효도가 아닐까?”
깊이 동의가 되는 말이었어요.
그런데 더 멋진 말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저 학생이 자신의 머리를 기부하려고 할 때
얼마나 결정하기가 힘들었을까를 묻더군요.
아마도 고민이 많았고, 갈등도 했을 거라고요.
그런데 진짜 중요한 것은 그 고민과 갈등이라고요.
그렇게 갈등하고 고민한 가운데 결정한 일이라
더 값진 것이라고요.
사실 아무런 고민과 갈등이 없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우리에게 그리 값어치 있는 일은 아니죠.
어려운 일일수록, 귀한 일일수록 우리의 고민은 더 깊으니까요.
오늘 본문은 간단한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누구나 쉬이 제목을 붙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 정도 되지 않을까요?
굳이 앞에 말을 붙이면, ‘먹을 것을 주심에도 감사를 모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도 있겠죠.
우리는 과거를 쉽게 잊습니다.
어떻게 주어진 길인데, 어떻게 가게 된 길인데,
그 길이 익숙해지면 딴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죽자사자 좋아하고 만났지만
세월이 지나면 무덤덤해지는 우리의 감정이 무섭기까지 하죠.
어쩌면 그것은 우리 인간의 최대 약점인지도 모릅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고 하죠?
은혜가 계속되면 그것이 당연한 줄 아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그 결과가 불평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이 점을 우리는 분명히 돌아보아야 합니다.
익숙함에 젖어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교만함,
평범함에 젖어 감사를 알지 못하는 무지함 말이죠.
그러나 저는 오늘 조금은 다른 문제를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 가운데 매 끼니
같은 반찬을 먹으라면 좋아할 이들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리 좋아하는 자장면도
매일 먹으라고 하면 아마 도망가고 말겠죠.
오히려 그런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해 보일 정도입니다.
어쩌면 이런 불평을 하나님도 이미 다 아실지도 모릅니다.
우리 인간이 본래 그런 수준이니까요.
불평할 수 있습니다.
아프고 고달프고 괴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낙심하고 넘어지고 좌절할 수도 있어요.
이것은 죄가 아닙니다.
머리카락을 놓고 고민과 갈등할 수 있어요.
문제는 고민과 갈등을 넘어 걸어가는 길입니다.
귀중한 것은 그 고민과 갈등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죠.
광야의 길도 고민과 갈등, 불평과 낙심을 통해 걷는 것입니다.
불평, 낙심, 아픔,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크신 주님을 따르는 것 말이죠.
그때 귀한 것이 만들어집니다.
광야는 그냥 광야에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광야가 훈련이 되고, 성장이 되려면
고민과 갈등이 있어야 해요.
불평과 낙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용기도 있어야 하죠.
그것을 통해 훈련이 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합니다.
불평의 마무리를 잘 하세요.
고민과 갈등의 마무리를 잘 하십시오.
쓰러지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죽음이죠.
불평거리를 나의 훈련의 도구로 만드세요.
고민과 갈등을 나의 성장의 디딤돌로 삼으세요.
그렇게 한걸음씩 가는 우리가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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