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묵상39] 내가 말씀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이 나를 지키는 것입니다.(신11:26~32)

2012. 8. 25. 09:58묵상하는말씀/신명기묵상

반응형

아는 분 중에 여든 노모를 모시고 사는 분이 계십니다. 장가도 가지 아니하고 어머니를 모시는 그 분이 너무 애틋해 보였습니다. 효의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는 이 시대에 어머니에 대한 효를 다하는 그분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기도 합니다. 주위에 그분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노모를 모시고 사는 것을 다 압니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여든 나이에도 여장부같은 성격을 지니신, 건강하신 이 어머니는, 아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자기가 아들을 데리고 산다고 하십니다. 장가도 못가는 늙은 아들을 데리고 사는 어미의 심정을 아느냐며 하소연을 하십니다. 조금 헛갈립니다. 아들은 어머니를 자신이 모시고 산다고 하고, 어머니는 자신이 아들을 데리고 산다고 합니다. 다른 말로 말하면, 한쪽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얹혀사는 것이 되고, 다른 한쪽은 아들이 어머니에게 얹혀사는 것이 되는 것이죠. 무엇이 맞는 것일까요?

 

가끔 우리는, 내가 모시고 사는 것 같지만, 오히려 내가 보호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마치, 자신이 하나님의 나라에 수호자처럼 굴 때가 있습니다. 교회를 자신이 지키는 것처럼, 자신이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마치 내가 하나님의 율법과 말씀을 지켜드리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가 아버지의 훈육에 “알았어요. 해 드리면 되잖아요?”라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과연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지키는 것일까요?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전통의 문화를 현재에도 지속함으로 가능합니다. 만약 전통이라는 것을 지금 내가 지속하지 않으면 그것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전통과 같은 것은 내가 지키는 것입니다. 지구의 환경을 지킨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깨끗하게 지키지 않으면 환경은 깨끗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마치 말씀도 이런 의미로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말씀을 지키지 않으면,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하나님이 궁색해지실까 봐, 하나님께서 노하실까 봐, 혹은 은혜를 주시지 않을까 봐 말씀을 지켜드리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말씀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나를 지키는 것입니다. 전통이나 환경 따위는 썩어져 가는 것들이지만 말씀은 불멸한 것입니다. 우리의 가부 따위에 그 의미와 존재가 희석되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의 힘은, 지키는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 자체에 있습니다. 말씀이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공격을 받는 것입니다. 말씀이 나에게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말씀 안에 피하는 것입니다. 말씀이 나의 산성이고 방패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말씀이 위태로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위태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세워져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나라가 위기여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위기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내가 말씀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나를 지킵니다. 우리는 말씀 안으로 피해야 합니다. 말씀에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오직 말씀 안에서만 나의 영적 안전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버리면 우리도 버림받습니다. 내 안에 말씀이 일하게 해야 합니다. 내 영에 말씀을 풀어놓으면 말씀이 일하십니다. 말씀이 어둠을 쫓고, 말씀이 우울을 몰아내며, 말씀이 꿈을 꾸게 합니다. 말씀 묵상이 중요한 것은, 말씀이 나를 다시 일으키고, 연약했던 무릎을 세우게 하며, 말씀이 내게 용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말씀을 친구 삼으십시오. 그 말씀만이 나를 지킵니다.

728x90
반응형

'묵상하는말씀 > 신명기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나님께 십자가는, 내 이름을 당신의 손바닥에 새기신 사건이고, 나에게 십자가는 그분의 말씀을 마음과 입술에 새긴 사건입니다.(신30:14)  (0) 2013.04.03
순종이 진리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순종하는 대상이 진리여야 합니다.(신명기29:29)  (0) 2013.04.03
그리스도인의 지혜의 기초는 명석한 판단력과 실력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대가를 대신 지불하는 긍휼입니다.  (0) 2013.04.03
신명기묵상41] 영적 권능은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 권능을 삶에 드러내는 것은 나눔을 통해서입니다.(신12:9~19)  (0) 2012.08.28
신명기묵상40] 광야를 지나 가나안에 들어가듯, 우리는 교회를 지나 세상에 뿌려지는 믿음이어야 합니다.(신12:1~8)  (0) 2012.08.27
신명기묵상38] 오직 세상을 이기는 힘은 말씀을 품은 마음에서 나옵니다.(신11:18~25)  (0) 2012.08.24
신명기묵상36] 우리의 믿음과 신앙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때는, 우리가 말씀을 지켰을 때뿐입니다.(신11:1~17)  (0) 2012.08.23
신명기묵상35]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분의 이름을 내 마음판에 새기는 것입니다.(신10:12~22)  (0) 2012.08.22
신명기묵상34] 세상에서는 기회가 적으면 적을수록 귀한 것이라 여기지만 하나님에게 값진 것은 오히려 기회가 많습니다.(신10:1~11)  (0) 2012.08.20
신명기묵상32] "승리를 쟁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승리를 지키는 일입니다."(신9:7~17)  (0) 2012.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