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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로마서묵상

로마서묵상20] 갈등이 있다는 말은 살아 있다는 말이다.(롬7:14~25)

"갈등이 있다는 말은 살아 있다는 말이다."

 

 


 

 

요즘 어린아이들에게서 심심찮게 아토피 피부염을 보게 된다. 환경 호르몬의 주된 영향이라는 이 피부병은 어린 아이에게는 가장 무서운 적이 되었다. 아토피뿐만 아니라 각종 독감과 알러지 등이 예전보다 현저히 늘어났음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균마크가 필수적인 아이템이 되었고, 건물마다 손 소독액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철저하지 않았다. 들판이나 숲에서 뒹굴고, 놀이터에서는 모래를 거의 먹다시피 놀았던 경험도 많다. 오늘날 이랬다가는 큰일 날 일이지만 당시는 그리 큰 걱정거리가 되지 않았다. 물론 현재와 자연환경이 달랐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조심에 조심을 하는 반면 병에 노출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상황은 보다 증가한 것은 틀림없다.

우리는 어쩌면 우리 자녀들이 무공해, 무균시설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물론 그런 환경이 있지도 않으려니와 있다한들 그 환경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온실에서 자란 화초가 건강한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이란 무균에서, 무공해에서, 아무런 공격이나 도전을 받지 않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건강은 싸움에서 이긴 것을 말한다. 바로 갈등에서 이긴 것이다. 나는 목사지만 언제나 갈등을 한다. 정서적인 갈등이 있고, 심리적인 갈등이 있으며, 때론 영적인 심각한 갈등도 존재한다. 이런 갈등을 할 때마다 나에게 믿음이 없다는 자책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때론 믿음 없어 보일까 갈등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위선을 떨 때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믿음은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갈등을 이기는 과정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믿음은 갈등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갈등이 있다는 말은 지금 내가 살아 있다는 말이다. 죽은 자에게는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내 안의 저항력과 싸우지도 않는다. 우리 안에는 언제나 싸움이 일어난다. 싸움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갈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내겐 생명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생명이 있으면 세상의 풍조와 갈등하고, 공중권세 잡은 자의 생각과 갈등한다. 내 옛사람과 갈등하고, 현재 자아와 갈등한다. 갈등이 없는 것이 믿음이 아니라, 갈등을 이겨나가는 것이 믿음이다.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난다는 것은 바로 그 갈등에서 하나씩 하나씩 이겨나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오늘도 갈등하는 나에게 사단은 속삭인다. “너 갈등하니? 믿음 없구나?” 우리는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 나의 믿음은 갈등이 없는 믿음이 아니라 갈등을 이기는 믿음이라고... 우리는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 내가 곤고하기에 길을 찾는 것이고, 내가 약하기에 강하신 주님께 매달리는 것이고, 내게 선한 것이 없기에 길 되신 주님을 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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