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296 - 여러분의 뿌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2025. 5. 16. 05:00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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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6:16~18   율법과 예언자는 요한의 때까지다. 그 뒤로부터는 하나님 나라가 기쁜 소식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모두 거기에 억지로 밀고 들어간다. 율법에서 한 획이 빠지는 것보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는 것이 더 쉽다.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드는 사람은 간음하는 것이며,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사람도 간음하는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계절이 바뀌고 어느덧 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푸릇한 입과 꽃들이 피는 변화의 5월이네요. 인생은 바람처럼 흘러가고, 세상은 날마다 변하지만, 그러나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죠.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의 복이 되어 주신다는 그 약속을 믿고 오늘도 당당하게 주님의 자녀로 하루를 시작하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제가 성경을 묵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말씀의 맥락이죠. 그러니까 한 구절구절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씀인지를 파악하고 묵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때론 맥락과 상관없이 한 단락의 구절을 가지고 이해와 해석을 하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말씀을 곡해할 때가 있죠. 이를 악의적 편집이라고 하죠? 전체 맥락은 그런 말이 아닌데 한 구절만 따로 떼어내어 맥락과 상관없이 해석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때가 많죠. 특별히 성경 말씀에 이런 왜곡과 곡해가 많습니다.

 

저도 묵상을 할 때 구절마다 짧게 잘라서 묵상할 때가 있죠. 그러나 그때도 저는 전체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그 속에서 구절구절을 묵상하려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래야 말씀을 통해 주님의 메시지를 온전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오늘 본문도 맥락을 읽어야 말씀이 이해됩니다. 혹시 여러분은 오늘 본문을 이해하셨나요? 이것도 스스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방법 중의 하나인데요. 말씀을 읽으면 그 말씀을 내 말, 내 언어로 바꿔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말씀을 읽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죠. 의미 파악은 그다음입니다. 그런데 눈으로는 읽었지만 그것을 설명하려고 하면 잘 안 되죠. 이 훈련이 필요합니다. 무엇이든지 보고, 듣고, 공부한 것들은 내 언어로 설명할 줄 알아야 비로소 나의 것이 되는 거죠. 그래서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 중요한 거죠. 우리가 일기를 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 내용을 쉽게 제 언어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예수님은 구약과 신약을 나누시죠. 율법과 예언자의 시대를 세례 요한까지로 정하셨고, 그다음은 새로운 시대, 즉 복음의 시대가 열렸음을 천명하고 계십니다. 그러면서도 율법의 중요성도 강조하시죠. 아마도 율법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피하시기 위해서인 듯하죠. 다른 복음서에서는 이를 구체적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죠.

 

마태복음서 5: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율법은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하시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결혼 제도를 말씀하시면서 약속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십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의 내용이에요.

 

그렇다면 왜 이 말씀을 하셨을까요? 아시다시피 예수께서는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를 통해 세상적인 지혜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사용할 것을 가르치셨죠. 그런데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은 비웃었습니다. 그 비웃음은, 예수께서 물질주의를 조장하는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죠. 마치 세리나 죄인들과 사랑의 식탁을 나누시는 것을, 먹고 마시는 데 집중하는 사람인 듯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죠.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의 표적이 되신 이유가 바로 율법을 무시한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오늘 이 말씀을 덧붙이신 거죠.

 

오늘 본문 말씀의 맥락을 이해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저는 24년 전에 아름다운주님의교회를 시작했습니다. 2001년 10월 7일, 제 가족 및 몇몇 동역자들과 함께한 첫 예배에서 한 설교를 저는 잊지 못합니다. 제목이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였어요. 사실 준비한 설교는 이 설교가 아니었습니다. 거창한 목회의 비전과 꿈, 앞으로 어떤 교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담긴 설교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교회, 새로운 가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죠. 그러나 전날 모든 설교가 바뀌었습니다. 

 

첫 예배를 앞둔 이틀 전, 저는 운전 중에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요. 병상에 누워 천장의 불빛을 보는데 그런 음성이 들리더라고요. 

 

'네가 아무리 새로운 것, 중요한 것, 나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이들이 너와 같은 생각과 뜻을 이루려 노력했고, 그 때문에 지금 네가 있는 것이다. 해 아래 새것은 없단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사명에 충실할 뿐, 그것이 진짜 새로운 것이다.'

 

우리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과거 없이 태어나지도 않았어요. 믿든 믿지 않든, 우리는 수많은 선각자들의 희생과 땀과 수고 위에서 지금의 자유와 사고, 평화와 뜻을 누리고 있죠. 아주 작게는, 지금 우리가 마음껏 내 마음대로 말하고, 먹고, 즐기고, 뛰어노는 것조차 이 땅에서 평화와 민주,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다 피 흘린 이들의 핏값의 산물임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뿌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내가 지금 자유로울 수 있는 것, 내가 지금 편안할 수 있는 것,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 그것들의 뿌리는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약속하셨습니다.

 

레 26:12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이 약속 위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잘나고, 아무리 우리가 개별적인 존재라고 주장해도, 우리는 그 약속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약속은 단 한 자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 약속은 그 어떤 권세나 죽음도 깨뜨리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나님의 자녀로 지음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과 은혜 위에 세워진 겸손한 믿음을 회복하세요. 진짜 새로운 것, 진짜 나다운 것은, 주님의 약속 위에 주어진 사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주님이 약속하신 그 믿음의 터 위에서, 작은 일에 충성하며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는 하루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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