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259 - 책임이 크다는 건, 그만큼 가진 것이 많다는 뜻입니다.

2025. 3. 28. 05:00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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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2:47~48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도 않고, 그 뜻대로 행하지도 않은 종은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알지 못하고 매 맞을 일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받은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많이 맡긴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은 늘 실망뿐이지만,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밝고 깨끗한 마음임을 잊지 않는 아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 하나 믿을 수 없고 기댈 곳 하나 없지만, 그럼에도 기쁨을 잃지 않고 믿음의 기대로 오늘을 시작하는 여러분으로 말미암아 내 삶의 자리가 빛날 줄 믿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많은 설교와 묵상에서 이렇게 다뤄집니다.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더 큰 책임이 있다'

  
조금 더 나아가, '무지보다 더 큰 죄는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주제의 말씀으로 해석되죠. 게다가 거기에 멈추지 않고 이렇게까지 이어집니다.  

 

'아는 만큼 혼난다.'


특히 47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죠.

누가복음서 12:47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도 않고, 그 뜻대로 행하지도 않은 종은 많이 맞을 것이다. 


이 구절은 분명 ‘책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임은 무지한 사람보다 아는 사람에게 더 무겁다는 논리로 설명되곤 하죠. 그래서 우리는 이 말씀을 듣고 종종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주님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늘 듣고, 또 고백하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우리는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주님의 마음과 같이 세상을 바라보지 못해서 늘 안타까워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말씀은 뜨끔하죠. 

저는 이런 전통적인 해석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알고도 행하지 않는 것은 분명 의도적인 외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지는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무시는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본문이 저는 우리를 책망하시는 말씀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말씀으로 읽혔습니다.
48절 후반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복음서 12:48b   많이 받은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많이 맡긴 사람에게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이 말씀이 여러분은 어떻게 들리시나요? 어쩜 많은 분이 이 말씀을 이렇게 들으실지도 모릅니다. 

 
'너 많이 배웠지? 많이 알지? 그럼 많이 해. 안 하면 혼날 거야!'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요. 이 문장은 사실, 정죄보다도 인정의 언어입니다. '많은 것을 요구한다'보다 '많이 받고, 많이 맡긴 사람'에 한번 집중해 보세요. 왜 주님이 많은 것을 요구하십니까? 그 이유는 우리가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많은 것을 요구해도 다 할 수 있고, 다 이루고도 남을 능력을 주셨다는 의미죠. 이 말씀이 저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너는 이미 많이 받았단다.'  
'내가 너를 이미 신뢰하고 많이 맡겼단다.'  
'나는 너를 그렇게 믿고 있다는 뜻이란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많은 걸 요구하신다고 해서 그분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시거나
우리를 이용하려 하신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는 주님이 주신 것이 나로 하여금 잘 사용되고 더 값지게 쓰이도록 하시기 위함이죠. 그러니까 주님이 주신 것, 주님이 맡기신 일들이 아름답게 사용되어 우리가 더욱 빛나도록 하시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마치 자동차에 연료를 넣는 것과 같죠. 연료를 넣은 자동차는 달려야 제맛이죠. 그래야 연료가 계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동안 주님의 입으로 선포하신 말씀 가운데 가장 거친 언사들이 즐비합니다. 그래서 낯설고 당혹스럽죠. 매를 맞는다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런 거친 표현과 다르게 저는 주님의 따스함이 느껴지고 그분의 응원과 격려가 내 어깨를 두드리는 것 같아서 감격스러웠습니다. 제게 '넌 왜 더 잘 못하느냐'는 꾸짖음이 아닌, '넌 할 수 있어, 내가 너를 믿고 맡긴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 격려가 제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책임이 크다는 것은 내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 무겁다는 뜻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건 동시에 하나님이 나를 그렇게 신뢰하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건 꼭 부모님과 자식 사이 같아요. 부모는 장남에게 좀 더 많은 걸 맡기기도 하잖아요? 그건 '네가 장남이니까 잘못하면 더 혼날 거야!'라는 의미보다도 '네가 동생보다 조금 더 성숙하니까, 내가 너 믿고 맡기는 거야.'라는 무언의 신뢰죠.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과 같아요.

 

'네가 짐이 많다고 느끼니? 그건 내가 너에게 많이 공급해 주겠다는 뜻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껴지니? 그건 내가 너에게 기대가 크다는 뜻이야.' 

책임이 크다는 건, 그만큼 가진 것이 많다는 뜻입니다. 억울한 일이 많다는 것은 주님께서 더욱 사랑하시겠다는 뜻이고요. 손해를 많이 본다는 것은 주님께서 빈 곳을 채우시겠다는 뜻입니다. 먹고사는 일을 넘어 영적인 할 일이 많다는 것은 먹고사는 일에 걱정 없게 하시겠다는 뜻이고, 다른 사람보다 더 봉사를 많이 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만큼 주님이 나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시겠다는 뜻이죠.

 

우리는 이미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그 통로가 열렸어요. 그러니 더 많은 일을 하세요. 그러면 그 주님의 축복의 통로는 그 많은 일을 하고도 남을 힘과 능력을 부어주실 것입니다. 주실 것을 믿고 오늘도 기쁘게, 담대히, 더 많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여러분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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