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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요한이서묵상일기

요한이서묵상일기 11 -'웃으며 넘길래'

요한이서 1:10   누가 여러분을 찾아가서 이 가르침을 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집에 받아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하지 마십시오.


좋은 아침입니다. 주일부터 내린 비가 연일 계속되네요. 그러다 보니 조금씩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이때 건강에 유의하시고 조금 더 따뜻한 몸과 마음 만드셔서 이겨나가시길 기도합니다.

 

매일 아침 요한이서를 묵상하는데 본문이 짧습니다. 한 절씩 잘라서 지금 묵상하고 있죠. 그러나 보니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을까 싶은 노파심이 들어서 말씀드립니다. 성경은 전체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한 부분 한 부분씩 잘라서 묵상하는 것은 그 전체 맥락 가운데서 우리 삶에 적용할 부분들을 찾아내는 작업으로서의 묵상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본문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밑 자락을 까는 이유는 오늘 본문이 마치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떤 의미에서는 믿지 않는 사람, 우리와 결이 다른 사람들은 인사도 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 가르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떠올려보죠. 이미 우리는 사도 요한이 말하는 가르침을 진리와 사랑으로 해석했습니다. 진리는 이미 여러 차례 묵상한 바 있기에 이제는 기억하실 겁니다. 어렵고 지리한 미사여구를 다 빼고 우리 안에 담길 진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 의 해답이죠. 그분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시는가? 의 문제죠. 바로 우리를 당신의 좋은 길로 인도하시기 위해서 일하시는 분이라는 사실, 이것을 진리라고 선포했습니다. 그 진리 안에 있는 사람은 그래서 안심합니다. 그래서 여러 풍파와 어떤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죠. 오히려 고난이 정금같이 되는 기회로 여깁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는 어차피 잘 될 사람이니까요. 그 자신감이 사랑이 됩니다. 그 믿음이 향기를 발하는 거죠.

 

이제 우리가 인사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 대해 묵상하겠습니다. 사도 요한은 '누가 여러분을 찾아가서'라고 오늘 본문을 시작하죠. 그러니까 진리와 사랑이 없이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를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하지 말라고 말하죠. 소위 문전박대를 하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꽂히죠. 그래서 누가 그런 사람인가?를 찾습니다. 불신자? 타 종교인? 나와 다른 사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열거하죠.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시죠. 나에게 진리와 사랑이 없이 찾아오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가장 진리를 믿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나를 가장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입니까? 나는 진리를 지금 믿고 있습니까? 그 마음으로 나는 나를 사랑합니까? 나에게 안심하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나를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 줍니까? 

 

어쩌면 우리에게 찾아오는 진리와 사랑이 없는 사람, 그 가르침을 전하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나를 나의 집, 그러니까 내 마음에 담지 말라고 오늘 본문을 해석한다면 지나친 해석일까요? 온갖 나쁜 상상들을 머릿속에 남겨두고, 갖은 나쁜 결과들을 추론하는 나의 나쁜 버릇은 그대로 둔 채 우리는 진리와 사랑을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매일 아침 여전히 습관적으로 인상 찌푸리고 잔뜩 피곤한 표정으로 첫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가만히 놔두고 오늘을 좋은 날로 만들 수는 없어요.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생각과는 인사도 하지 마세요. 내 주위에서 나쁜 일이 벌어지는 것은 내가 막을 수 없지만 그 나쁜 생각이 내 집에 들어오는 것은 허락하지 마세요. 마치 새가 내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것은 막지 못해도 내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일은 막을 수 있어야 하죠. 여기에 '이것쯤이야'는 없습니다. 집이 폐허가 되는 것은 하나의 휴지 조각, 작은 창문 하나 깨진 것을 방치하는 데서부터입니다. 

 

진리와 사랑을 가슴에 품고 주님 주신 오늘을 시작하는 우리 공동체 되기를 기도합니다. 오직 기쁨과 감사로 오늘 일어날 일들을 마주하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일이 벌어지든 우리의 태도는 똑같죠. 기뻐하고 감사하며 오늘을 사는 거죠.

 

이 아침에 노랫말 하나가 생각나 적습니다.

 

가끔은 뭐 하나 되는 일이 없고
한없이 작아지고 주저앉고 싶어도..
하지만 단 한 가지 나에게 꿈이 있다네
힘들다 뭐래도 난 그냥 웃으며 넘길래

세상을 모른다 해도
아직 많은 길이 남았대도
내 가슴이 뛰네 언제나 그렇듯
웃으며 넘길래

 

(제이레빗 - 웃으며 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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