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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03 - 희망이 믿음과 사랑을 키웁니다.

골로새서1:4~5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해서 여러분이 품고 있는 사랑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 믿음과 사랑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두신 소망에 근거합니다. 이 소망은 여러분이 진리의 말씀 곧 복음을 받아들일 때에 이미 들은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네요. 아침 출근길 조심하세요. 낮에는 다시 예년 기온으로 돌아가 포근하다고 합니다. 이럴 때는 참 옷 입기가 힘들죠. 두터운 옷을 꺼내 입자니 낮에 더울 것 같고, 가볍게 입자니 아침에 쌀쌀할 것 같고,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환절기 때 많죠. 그래도 저는 지금의 쌀쌀함보다 곧 올 따스함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지금 추위는 잠시지만 따스함은 예비된 것이니까요. 4월이잖아요? 이제 우리 앞에는 따스한 날들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추워도 겨울옷을 다시 내 입지는 않는 것이죠.

 

바울은 골로새 교인들에 대해 특별히 고마웠던 것 같아요. 자신이 뿌린 씨앗이 어디선가 또 다른 씨앗을 뿌릴 때 주어지는 감격 같은 것이 바울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가르친 제자가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생명을 낳으며 성장하는 것을 보며 뿌듯해하는 선생 같은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저 같으면 주위에 '저 친구 내가 키웠어~'라고 자랑 자랑했을 것 같아요. 게다가 골로새 교인들은 진정성이 깊었죠. 자신의 집을 교회로 오픈하고, 자신에게 피해를 주었던 노예를 용서한 빌레몬, 굳이 도망쳐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돌아가 용서를 비는 오네시모, 은혜의 통로였던 두기고, 진실로 말이 아닌 몸으로 믿음과 사랑을 보여주었던 이들이었으니까요. 

 

사실 당시 믿음을 지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예요.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지키는데 자유가 있죠. 믿고 싶은 것을 믿을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됩니다. 눈치 볼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당시는 그런 자유가 없었습니다. 한 예로, 당시에는 노예제도가 있었어요. 엄연한 신분 차이가 있었죠. 마치 옛날 양반과 상놈이라고 하면서 구분 짓던 시대처럼 말이죠. 당연히 양반은 양반 행세가, 노예는 노예의 행세가 있었죠. 그것을 거스리는 것은 상식이 아니었죠. 가령, 노예와 겸상을 한다든지, 그들을 해방시켜 준다든지 하는 행동은 양반으로서 품위를 잃는 일일뿐만 아니라 그 사회에서 매장되는 일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노예에 대한 존중이 가능했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사랑이 지켜질 수 있었겠어요? 사랑을 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지도 모르죠.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타 종교의 집안에서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현재에도 쉬운 일이 아니죠. 때론 가족들과 등을 지기도 합니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어야 가능한 일이 되죠. 사랑도, 믿음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란 뜻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싶어도 집안끼리 원수이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용서하고 싶어도 얽히고설킨 이들이 많으면, 그들을 이해시키지 못하면 나 혼자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믿음을 지킨다는 것이 어찌 쉽겠어요? 그런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사도바울은 오늘, 우리에게 그 수많은 방해와 훼방을 이기고 믿음과 사랑을 지킬 수 있었던 초대교회 신앙인들의 비결 하나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품은 소망 때문이라고요. 그들 안에 심겨진 희망의 씨앗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나의 믿음이 실현되는 그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이렇게 사랑하고 이렇게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렇게 계층과 계급이 없는 그날, 모든 사람들이 형제자매가 되는 그때, 시기와 질투도 없고, 악함과 비굴함도 없는, 전쟁과 공포, 불안과 염려가 없는 그 나라에 대한 소망이 지금 이 어렵고 어두운 사회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게 하고, 사랑을 멈추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이죠.

 

소망하세요. 희망을 가지세요. 나의 믿음은 우리가 믿는 그날에 따라 달라집니다. 나의 사랑은 우리가 꿈꾸는 그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우리는 믿고요. 우리가 소망하는 대로 우리는 사랑할 것입니다. 우리가 희망하는 그 나라가 모든 평등과 공평, 정의와 공의가 서는 나라라면 지금 어떤 불이익을 받더라도 믿을 것이고, 우리가 소망하는 그때가 모든 이들이 가족이 되고, 나의 편이 되며, 서로 부둥켜안고 울며 기뻐할 그 나라라면 우린 지금 어떤 미움과 이기심이 몰려와도 사랑할 거예요. 그렇게 소망이 믿음을 키웁니다. 그렇게 희망이 사랑을 자라게 하죠. 그러니 사랑하는 우리는 희망을 가지십시다. 주님이 꿈꾸는 그 나라를 소망하자고요. 그 소망을 놓치지 말자고요. 그 소망에 나의 믿음과 사랑이 결정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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