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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01 - 우리 모두를 축복합니다.

골로새서 1:1~2    하나님의 뜻으로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가 된 나 바울과 형제인 디모데가, 골로새에 있는 성도들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실한 형제자매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은혜와 평화가 여러분에게 있기를 빕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볼펜, 엽서, 향수... 제 책상 위에 널려 있는 것들입니다. 아무데서나 쉽게 구하는 것들이죠. 그러나 이것들이 다 쓰고도 제 눈 앞에 여전히 놓여있는 이유는, 이들에게 제가 부여한 가치 때문입니다. 모두 소중한 분들에게 받은 선물이거든요. 그 작은 선물에서 저는 깊은 사랑과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볼 때마다 잔잔한 감동과 평안을 느끼죠. 오늘도 여전히 평범할 겁니다. 때마다 오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일 거예요. 그러나 하루하루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이 하루가 주는 유익 때문이 아니에요. 오직 내가 부여한 가치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선물, 또 다른 기회, 어제를 바꿀 수 있고,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오늘, 그 가치를 부여받은 우리의 오늘은 우리에게 커다란 행복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그렇게 소중한 하루를 보내세요.

 

오늘부터 골로새서를 묵상합니다. 전이해를 위해 골로새서를 조금 소개해 드릴게요. 골로새서는 당시 소아시아, 지금은 터키지역에 있는 도시입니다. 현재 이름은 호나즈죠. 한때 이곳은 무역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었어요. 터어키의 동서를 잇는 지리적 중심지였죠. 그런데 점차 쇠퇴해서 지금은 이름도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근처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파묵칼레가 있죠.

 

사실 바울은 골로새를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는 에베소에서 약 3년 동안 사역했었죠. 에베소의 현재명은 셀주크입니다. 골로새에서 서쪽으로 약 170km 정도 떨어진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곳이죠. 거기서 복음을 전했는데 그 복음을 들은 에바브라가 골로새로 가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곳이 빌레몬의 집이었죠. 그렇게 골로새에서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교회를 흔들고 말씀을 방해하는 다른 생각들이 들어왔어요. 이를 이단이라고 하죠. 그래서 에바브라는 당시 로마 감옥에 갇혀있는 바울을 찾아가 이와 같은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 감옥에서 바울은 골로새 교인들에게 편지를 써 두기고를 통해 전달하죠. 그 편지가 바로 골로새서입니다.

 

늘 해왔듯 바울은 먼저 평화의 인사로 시작합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들을 향해 축복의 인사를 전하죠.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지금 골로새교회가 어떤 상황인지 바울은 다 알잖아요? 이단들에 의해 현혹되고 물들어서 고통받고 있을 것을 알죠. 아마도 서로 싸우고 공격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거예요. 그렇게 서로 챙기고 사랑하던 이들이 편을 가르고 서로 비방하는 일들이 잦아졌으니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그런데 그들에게 이렇게 씁니다.

 

"골로새에 있는 성도들 곧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실한 형제자매들에게"

 

혹시 아직 이단에 물들지 않은 형제들에게만 이 편지를 쓰는 것일까요? 설마요? 아마도 이 편지는 지금 고통 가운데 있는 모든 골로새 교인들에게 쓴 편지일 겁니다. 그런 혼란의 교회에, 또 갈등과 위험 가운데 있는 교인들에게 신실한 형제자매라고 말하는 것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저는 선교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서 산 경험이 있습니다. 선교사라는 특별한 지위 때문에, 또한 특별한 지역인 관계로 외국 생활 자체가 무척 어렵고 힘들었어요. 익숙한 곳을 떠나 이국의 현장에 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되었죠. 그 이후로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나와 다른 곳에서, 그곳과 다른 가치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요.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때론 그곳에 물들고 넘어져도 나와 다른 곳에서 나의 가치로 사는 이들은 다 칭찬받아야 한다고 말이죠. 이것이 딱 그리스도인의 모습이거든요. 이 땅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우리들이니까요. 마치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보시지 않을까요? 넘어지고 깨어져도, 잦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해도, 이 땅에 살면서 하늘의 시민권자로 살겠다고 결심한 우리들이라면 그저 칭찬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바울도 그런 마음으로 첫인사를 하는지도 모릅니다. 애쓰고 힘겹게 갈등하며, 아파하며 사는 골로새 교인들에게 먼저 박수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잘못되었든, 죄를 지었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직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에서 살겠다고 다짐한 그 자체를 칭찬하는 거죠.

 

저도 이 아침에 우리 모두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하늘의 시민으로 살겠다고 다짐한 우리, 세상의 가치관 속에서 주님의 가치를 부여하며 살겠다고 결심한 우리 모두를 축복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신실합니다. 그 신실함을 주님이 지켜 주시기를 기도해요. 그 은혜가 오늘 우리에게 머물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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