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04 - 지금 내 자리, 지금 내게 주신 것, 여기서부터 복음입니다.

골로새서 1:6   이 복음은 온 세상에 전해진 것과 같이, 여러분에게 전해졌습니다. 여러분이 하나님의 은혜를 듣고서 참되게 깨달은 그날로부터, 여러분 가운데서와 같이 온 세상에서 열매를 맺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벌써 일주일의 절반이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2배로 빨리 간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요. 요즘 제가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왜 이리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일까요?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하루 종일 바삐 대접하고 섬기고 기도하고 묵상하고 계획하고 꿈꾸고 눈물 흘리다 보면 일주일이 금세 지나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게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은 아니겠죠. 누구나 동일한 시간을 선물을 받았는데요.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지루하고,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부족한 것은 왜 그럴까요? 어쩌면 그 시간에 어떤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늙어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나이가 들고 깨달아 시간을 아끼는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전도서 기자는 이렇게 말했죠.

 

전도서 12:1~2  젊을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고생스러운 날들이 오고, 사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 할 나이가 되기 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두워지기 전에, 먹구름이 곧 비를 몰고 오기 전에, 그렇게 하여라.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사도바울이 말한 '세월을 아끼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젊은 날에 대한 언급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중요한 것은 이 두 구절을 결부시킨다면 세월을 아끼는 비결이 바로 창조주를 기억하는 것이라는 사실이죠. 다시 제 표현으로 말하자면, 창조주를 기억한다는 것은 또한 내가 해야 할 일,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이루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우리가 세월을 허비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내게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나에게 맡겨진 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주님이 내게 바라시는 일을 지금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어쩌면 가장 행복한 일인지도 모르죠. 그것을 사명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리 어려운 말 말고, 그것이 내 세월을 아끼는 일이라고 한다면 좀 가슴에 다가오려나요? 

 

저는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의 메시지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복음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죠. 본문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바울은 골로새교회 교인들이 복음을 듣고 난 후 그들의 삶이 달라졌다고 말하죠. 그리고 그 달라짐에 하나님은 열매를 자라게 하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복음이 전해진 그들의 상태를 이렇게 적죠. '하나님의 은혜를 듣고서 참되게 깨달은 그날'이라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들었다는 말을 조금 풀이하면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시고자 하는지, 그분의 계획이 무엇인지, 그분의 마음(혹은 나를 향한 마음)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는 의지죠. 어쩌면 그것이 복음일 거예요. 복음이 내 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분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알았다는 의미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내가 그분의 계획에 동의하고, 또한 동참하겠다고 확정했다는 것이죠. 이를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유물적인 시간으로 바라볼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쓰시려면 가능하면 금그릇이 되기를, 높은 자리, 멋진 자리에 사용되기를 바라죠.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어떤 자리가 아니라 어떤 존재냐는 의미일 겁니다. 금그릇이냐 질그릇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장 적절하게 사용되는 존재로서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의미죠. 그래서 아주 작은 밀알, 땅에 뿌려져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밀알도 주님께는 소중하고, 한낱 하루 피었다 지는 들풀도 주님은 기억하시죠. 

 

훌륭한 일을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맡기신 일을 해서 행복한 것입니다. 많은 일을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축복이 많아서 행복한 겁니다. 그분이 맡기신 일이 무엇인지, 그분의 도우심과 손길이 미치는 곳이 어디인지 깨닫는 것이 복음이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과 또 육체를 그곳에 드리는 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지금 내 자리, 지금 내게 주신 것, 여기서부터 복음입니다. 작은 일에 주님의 섭리가 있음을 깨닫고 감사하는 자에게 큰 일도 맡기시죠. 그렇게 우리 안에 심겨진 복음은 열매가 됩니다. 그러니 오늘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서 주님의 손길을 느끼는 우리 되길 빌어요. 거기서부터 우리의 복음 여정이 시작되니까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