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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05 - 언제나 열매는 신실함에 있습니다.

골로새서 1:7~8  여러분은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와 함께 종이 된 사랑하는 에바브라에게서 배웠습니다. 그는 여러분을 위해서 일하는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이요, 성령 안에서 여러분의 사랑을 우리에게 알려 준 사람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 화요일, 노아의 세 번째 수술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술은 잘 마쳤습니다. 어제는 퇴원을 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번보다 빠른 회복을 보여주었어요. 사진으로 노아의 상태를 보았는데 앞선 두 번의 수술보다 훨씬 편안하고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너무 감사하죠. 제가 알기로는 이번 수술도 지난번 수술과 동일한 수준의 수술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다음 수술도 같은 수술을 반복하게 되어 있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같은 수술인데 회복의 속도나 상태가 전보다 빠르고 좋다는 점이에요. 빨리, 잘 회복되는 일이 이상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같은 수술이고, 같은 고난인데 이런 다른 결과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두 번째라서 적응이 된 탓일까요? 수술을 집도한 의사들의 컨디션이 좋으셨을까요? 분명히 그럴 수 있습니다. 같은 일도 상황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른 해석을 내리고 싶습니다. 물론 저만의 해석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하는 분들이 더 많았다는 해석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슴을 조리며 기도해 주신 것을 압니다. 새벽시간에 깨어서 기도해 주신 분들도 계시죠. 모두들 내 자식처럼, 또 내 조카처럼 애절한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 것을 압니다. 그런데 그 기도에 역사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우리 안에 깃든 사랑 때문일까요? 누구보다 귀중한 사랑의 공동체성 때문일까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우리는 확장된 가족들이고, 주님께서 세워주신 가족 공동체이니까요.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음을 저는 느낍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이끄는 기도는 힘을 말이죠. 그것은 보이지 않는 기도였기 때문입니다. 드러나지 않는 기도, 남들이 볼 수 없는 기도, 그래서 진심이 깃든 기도였기 때문이죠.

 

신실함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신실함은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죠. 그래서 진실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에바브라는 골로새 출신인 것으로 보여요. 그가 무역업에 종사했는지, 단순한 여행을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에베소에 갔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곳에서 바울을 만나 그리스도인이 되었죠. 그리고는 고향에 돌아가 교회를 세웠습니다. 골로새뿐만 아니라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 등에도 복음을 전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자신이 가는 곳마다 자신의 사업 일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했던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그를 바울을 신실한 종이라고 부르죠.

 

에바브라는 우리가 모두 아는 유명한 제자도 아닙니다. 교회를 다니는 이들조차도 그의 이름이 익숙하지 않을 만큼 그에 대한 성경의 비중은 적어요. 하지만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펴진 복음은 에바브라와 같은 이들에 의해 전해졌습니다. 제자들의 유명세도, 한두 사람의 전도자에 의해서도 아닙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을 정도의 사역을 담당했던 이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죠. 놀라운 것은 이렇게 소리 없이 일하는 곳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역사가 임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얼굴도 본 적 없는 노아를 위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 가족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그 마음에 하나님이 일하시죠. 이것이 신실함입니다.

 

신실함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의 눈에는 보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받으시고 사용하시며 함께하시죠. 듣고 지나치지 않는 기도, 생각나면 한마디라도 반응하는 나의 기도가 신실한 것입니다. 내 마음에 이는 작은 파고에 응답하고, 내 삶의 자리에서 느끼는 작은 하나님의 음성에 마음을 쓸 줄 아는 것이 신실한 것입니다. 그 신실함이 나의 신앙이 되고, 그 신실함이 믿음이 됩니다. 또한 그 신실함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고 응답하시죠. 그러니 내 삶에서 그리스도의 신실함을 추구하세요.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신실함을 유지하세요. 어쩌면 당연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신실함을 즐기세요. 언제나 열매는 신실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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