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묵상50 -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신명기 16:13-22

2019. 3. 25. 09:24묵상하는말씀/신명기묵상

반응형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효현숙경영 정순헌철고순'

저처럼 조금 옛날 방식의 교육을 받았던 분들은 위의 글을 아실 것입니다.
조선왕조 왕 이름을 기억하는 방식의 암기법이죠.
이런 기억법들은 조선 시대 왕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더 많은 곳에서 사용되죠.
저는 주로 외울 때 이런 방식을 많이 사용했는 데요.
원소주기율을 외울 때도 그렇습니다.
‘수헤리베붕탄질산…’등으로 외우기도 하고,
베릴륨, 마그네슘, 칼슘, 스트론튬, 바륨, 라듐은(아직도 기억은 나네요) ’베마칼스바라’로 외웠는데,
이건, “뱀아, 칼스 봐라”로 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노래로 외우는 경우도 있죠.
성경책 각 권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노래로 외웁니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여호수아~~’
이것이 너무 강력해서 어느 때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죠.
그래서 암기하는데 노래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요즘은 성경책 각권의 이름을 외우기 위해 붙인 노래가 좀 달라졌지만
제가 주로 불렀던, 입에 척척 붙었던 노래의 원곡은 엉뚱하게도 일본 노래입니다.
그것도 철도 창가라는 노래죠.
지금도 일본 지하철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고 하네요.
어떤 기독교인이 일본에서 지하철을 탔다가 이 음악이 흘러나와
기독교 인구 1%도 안 되는 일본에서 성경암송 노래를 들었다며 좋아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무슨 말인지 모를, 마치 암호 같은 말들을 사용하는 이 암기법은,
한번 외워놓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한 단어만 기억해 놓아도 그 기억으로 인해 많은 기억들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절기도 이런 맥락에서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독 이스라엘에는 절기가 많은데요.
그 절기들은 마치 암호처럼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암기법처럼
도형화 혹은 상징화하여 이스라엘의 기억에 담게 하신 하나님의 교육법이기도 하죠.

오늘 본문에 보면, 이스라엘이 꼭 지켜야 하는 3가지 절기가 나옵니다.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이죠.
물론 이스라엘의 절기는 7개에 이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절기가 바로 이 3개라는 뜻이죠.
무교절은 유월절과 맞닿아있는 절기로, 유월절과 같이 통칭하기도 합니다.
다만 무교절은 유월절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태도를 다루고 있죠.
유월절은 어제 주일설교에서 설명했기에 넘어갑니다.
대부분 아실 테죠.
무교절은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엎드리는 우리의 모습을 뜻하는 데요.
이때, 이스라엘은 누룩을 넣지 않는 빵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없을 무, 삭힐 교자를 써서 무교절이라고 한 것이죠.
누룩은, 과장하거나 부풀리거나 혹은 내가 마땅히 가져야 할 것에서 더 한 것들,
즉 죄와 악을 의미하죠.

칠칠절은 일곱에 일곱이라는 뜻으로,
유월절이 지난 50일째 맞는 절기입니다.
아마도 일곱에 일곱이라고 하면 생각나시는 것이 있으실 텐데요.
베드로에게 가르치셨던 용서의 개념이 생각나실지도 모르고요.
또, 희년이라는 것이 생각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다 칠칠절과 관련되어 있죠.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을 리셋하는 의미입니다.
다만 어떻게 리셋을 하는고 하니, 자신의 첫 열매를 드려서 공평을 이루는 것입니다.
제가 하나님의 공평을 말씀드린 적이 있죠?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공평을 이루신다고요.
그것이 칠칠절이고, 그것이 첫 열매를 드려서 이루어지는 거죠.

마지막으로 초막절 또한 어제 설명드렸죠?
말씀묵상과 주일 설교가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말씀이 말씀을 부른다고 말씀드렸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어제 초막절에 광야의 때를 기억하며 초막을 짓고 지낸다고 설명했는 데요.
조금 더 깊은 의미를 말씀드리면,
이 절기가 자신에게 주신 복을 세어보는 추수의 절기입니다.
추수감사절인 셈이죠.
추수 감사 주일은 자신에게 있는, 눈에 보이는 것을 감사하는 절기가 아닙니다.
주님께서 주신 복을 찾아 고백하는 절기죠.
어제 말씀드린 대로 주님이 주셔도 받은 줄 모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주님이 사랑을 부으셔도 사랑받는 줄 모르는 이들이 있죠.
저는 그들을 비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합니다.

주님을 영접했다는 것은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분이 나를 위해 일하시고 계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죠.
그분이 은혜를 주시고, 오늘도 나를 위해 해를 띄우시고,
오늘도 나를 위해 질서를 세우신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이죠.
그것이 다 기억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준 것은 기억하고 받은 것은 기억을 잘 못하죠.
우리는 꿔 준 것은 잘도 기억하면서 자신이 빌린 것은 쉽게 잊죠.
절기는 주님이 주신 것을 기억하는 우리의 반복된 행동을 뜻합니다.
오늘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하나님이심을 말이죠.
오늘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위해 죽으시고, 지금도 살아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며 보호하시는 주님이신 것을요.
그 기억이 우리의 눈을 밝힐 것이고,
그 기억이 우리의 영을 깨울 것입니다.
“기억하고 기념하라”
주님의 명령을 기억하는 하루 되세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