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묵상51 - 내가 지킨 공동체가 곧 나를 지켜주는 공동체가 됩니다. 신명기 17:1-13

2019. 3. 30. 07:19묵상하는말씀/신명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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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족들이 많습니다.
명절에 모이면 대식구가 모이게 되죠.
평상시에는 잘 모르겠는데 모이면 기쁩니다.
연로하신 어머니가 기뻐하시는 것을 보는 것도 기쁘고요.
물론 대가족이다 보니 명절에 모두가 모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모이다 보면 한두 사람이 꼭 빠집니다.
그래서 가족들 모임 사진을 찍으면 모든 가족이 다 찍히는 경우가 드물죠.

그런데 가족이 모일 자리에 누군가 빠지면 서운할 때가 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힘들더라도 이 자리를 좀 지키지.. 하는 아쉬운 마음들이 생깁니다.
그것도 조금 먼 가족, 조카 손주 이런 가족들 말고,
친누님들(제겐 누님밖에 없으니까요)이 빠지면 더 서운하죠.
여러분은 그런 마음 가져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만 소심한 건가요?

다른 의미로 말씀드려볼게요.
친한 친구들이 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서로 다 시간 내기 힘든 가운데서도 모였습니다.
그런데 안 온 친구들이 있어요.
다들 바쁘다는 이유로 오지 않았어요.
그럼 안 서운하신가요?
가족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요.
그래도 걱정 안 되시나요?
함께 일하던 동료가 심각한 병에 걸렸어요.
그래도 마음은 똑같으신가요?
가만히 있으실 건가요?

저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2가지 차원의 부르심이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는 김영석이라는 생명의 개인적인 부르심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내가 일할 이 땅에 대한 사회적인 부르심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마치 예수님께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말씀해 주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과 일맥상통하죠.
오늘 본문도 2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는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분쟁에 대한 해결방법에 대한 것이죠.
이 또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장 중요한 계명으로 요약할 수 있는 말씀입니다.
우상숭배에 대한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과 연결되는 것이고,
분쟁에 대한 해결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과 연결되는 것이니까요.

오늘 본문을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공동체의 부르심에 관한 말씀이죠.
2절에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시는 성읍 안에서나 당신들 가운데서…”
모세는 이스라엘에게 공동체로 부름 받은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상숭배의 문제가 생기면 공동체적으로 대응하라고 하시죠.
분쟁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공동체 지도자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개인으로만 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부르심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부르심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으로 부르심을 받았고,
직장이나 사회에서의 부르심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공동체가 형성되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개인뿐 아니라 혈연으로 지어진 공동체와,
영으로 형성된 교회 공동체에 부르심 받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책임감도 강합니다.
마치 내 자식의 부족함이 나의 부족함인 것처럼,
교회 가족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영적인 성장에 문제가 있을 때는
목사로서 한없는 자책감도 가질 때가 많습니다.
주일, 교회 가족들이 안 보일 때마다 상처도 받죠.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제게 오늘 본문은 공동체의 책임감에 대한 말씀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모이지 않아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내 가족이 아니라면 아프거나 잘못되거나 우상에 빠져도 마음 흔들리지 않죠.
그러나 내 공동체이면 다르지 않겠습니까?
나 혼자 살면 집에 가든 안 가든 아무 문제없을지도 모릅니다.
나 혼자라면 교회에 가든 안 가든 아무 문제없겠죠.
그러나 공동체라면, 가족이라면 다르지 않을까요?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것은 나의 편함 때문만이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배려와 예의이기도 하죠.
왜냐하면 함께 살고, 함께 하는 공동체니까요.

내가 우상숭배 하든, 교회를 안 나오든, 집에 안 들어오든,
그것은 스스로가 결정하는 일입니다.
개인의 자유죠.
그러나 공동체에 속해 있다면 다릅니다.
직장에 내가 나가고 싶을 때만 나가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내가 할 일은 알아서 다 한다고, 그렇다고 마음대로 출퇴근을 할 수는 없는 겁니다.
공동체니까요.
그런 행동이 공동체에게 상처를 주니까요.
우리는 그런 공동체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해 보셨어요?
내가 집에 안 들어가면 가족들이 걱정하고 상처 받겠다는 생각 말이죠.
아마 해 보셨을 거예요.
그러니까 집에 들어가시겠죠?
그렇다면 여러분이 교회에 빠지면 교회 가족들이 상처가 된다는 생각은 해 보셨어요?
그게 공동체예요.

하나님은 우리를 깊이 이해하십니다.
그렇다고 공동체의 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공동체 가운데서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도 아니죠.
그렇게 되면 공동체를 잃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 넘칠수록 배려하세요.
이해가 넘칠수록 예의를 지키세요.
내가 지킨 공동체가 곧 나를 지켜주는 공동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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