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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민수기묵상

우리의 처음 시작은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부터입니다.

민수기 29:1-11 우리의 처음 시작은 주님께로 돌아가는 것부터입니다.

1년에 한 번씩 드리는 절기 예배에 대한 규정이,
28장의 유월절, 무교절, 칠칠절에 이어
29장에도 이어집니다.
오늘 본문은 나팔절과 속죄일에 관한 내용입니다.

유대인의 절기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유대인의 전통적이고 문화적인 것이 녹아있을 뿐 아니라
유대인들만의 독특한 개념들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유대인들의 달력은 우리가 쓰는 달력과 다르죠.
그것을 유대력이라고 합니다.
마치 우리의 음력과 같은 월력을 사용합니다.

또, 유대인들의 하루는 우리들의 범위와도 다릅니다.
우리는 보통 자정부터 하루를 시작하지만
유대인들의 하루는 해질 때부터 시작되죠.
새해의 시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음력을 따르는 우리들의 새해도 보통 달력이 정한 1월1일이 아니죠.
음력으로 새해가 1월1일이 아니듯 유대인들의 새해도
1월1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음력이 대충 2월쯤 새해를 맞이하는 것처럼
유대인들의 새해는 9월쯤입니다.

이런 문화들을 일일이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절기를 이렇게 세세히 공부하는 것도 어렵죠.
그리고 다 아실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상식적인 선에서 아는 정도로 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 절기에 대한 묵상을 하면서
저는 절기에 대한 정보보다는 그 절기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절기는 우리의 예배에 녹아있는 정신이기 때문이죠.
우리의 신년, 우리의 추석이 어떤 명절이냐는 것은,
사실 그 명절에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보다,
온 가족이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새해를 시작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는 것이 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죠.

지난 9월 9일은 유대인들의 새해였습니다.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라고 부르죠.
새해가 되면 유대인들은 ‘샤나 토바’라는 말로 인사를 합니다.
우리말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쇼파르’라고 하는 나팔을 붑니다.
보통 숫양의 뿔로 만든 나팔이죠.
이날이 오늘 본문의 나팔절(Feast of Trumpets)입니다.

이어 나오는 절기가 대 속죄일인데요.
이것은 나팔절과 연결된 절기로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새해에 나팔을 부는 의미는 경각심 때문입니다.
양이 각기 제 갈 길로 가듯 정신없이 헤맬 때
나팔을 불어 정신을 차리고 소리 난 곳을 보게 하듯이
일상의 삶에 찌들어 살던 우리들에게 나팔소리와 함께
우리의 창조주를 생각하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그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 가장 먼저 회개의 고백을 하는 것이죠.
이것이 나팔절의 의미입니다.

나팔절은 공적인 예배와 같습니다.
이미 개인적인 예배와 공적인 예배에 대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죠?
공적인 예배는, 나의 삶을 돌아보고,
주님의 마음과 가치로부터 멀어져 있는 나의 생각을
되돌리는 시간입니다.
마치 공적인 예배의 설교는 나팔과도 같죠.
그리고 가슴을 치며 나의 마음을 주님께로 돌립니다.
이것이 공적인 예배가 주는 의미죠.

그렇게 우리는 일주일을 시작합니다.
유대인이 그렇게 새해를 시작하듯 말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 주위에 나팔을 많이 두세요.
가족을 통해서든, 친구를 통해서든,
여러분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을 경각의 소리들을 곁에 두세요.
매주일 공적인 예배를 통해 주님께 돌아오세요.
알게 모르게 세상에 잠식된 나의 영을,
내가 있어야 할 자리, 내가 가져야할 영성으로 되돌리세요.
그렇게 다시 여러분의 삶을 시작하세요.

예배를 형식으로 만들지 마세요.
예배는 나의 가치를 다루고 다시 빚는 소중한 작업입니다.
오늘 아침도, 나는 주님의 자녀임을 기억하고,
나를 창조하시고, 나를 인도하시는
주님 앞에 서 있음을 고백하며 시작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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