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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민수기묵상

우리의 예배는 기억과 기념으로 이루어집니다

민수기 28:16-31 우리의 예배는 기억과 기념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늘 본문은 가나안에서 1년에 한 번씩 드리는
절기예배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유월절과 무교절, 그리고
칠칠절에 대한 규정을 소개하죠.

민수기 28~29장은
제사와 제물에 관한 규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출애굽기와 레위기에도 나오는데요.
민수기가 그 내용을 보완하는 형식이죠.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이는 이제 들어가게 될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백성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
바로 예배임을 알려줍니다.

우리는 주님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일로
내 안에, 우리 삶 안에 주님의 역사를 드러낸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예배는 바로 그 일을 하는 것이죠.
주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그분의 뜻을 기념하는 것이죠.
어제 설교하신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감사하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Thank”가
‘생각하다’라는 뜻의 “Think"와 어원이 같다고요.
은혜를 기억하고, 그 은혜를 셀 수 있는 사람이
감사를 아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기억은 믿음입니다.

기억이 믿음이라면 기념은 예배죠.
여기서 기념은 기념(祈念)이 아니고 기념(紀念)입니다.
그러니까 영어로는 commemoration(기념)이며
celebration(축제)입니다.
엄밀한 의미로 그리스도인의 예배는
기념(祈念)-비는 마음-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기억하고
기념(紀念)-축하하고, 선포하고, 확인하는- 축제입니다.

유월절의 유래는
이집트 탈출이 시작되는 시기부터입니다.
아시다시피 이스라엘백성의 해방을 위해 모세가
이집트 왕과 단판을 하죠.
이집트 왕이 이스라엘백성들을 순순히 놓아주지 않자
하나님은 그에게 10가지 재앙을 보여주십니다.
그중 마지막은 이집트 내의 모든 가정의 장자들이
죽는 사건이었어요.
당시 중동지역에서 장자의 중요성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한 가지 예외를 두셨습니다.
그날 밤, 양의 피를 대문의 기둥에 바르는 집안에는
해를 당하지 않게 하신 것이죠.
그 말을 믿고 따른 이들의 장자들은 무사했습니다.
이를 한자로 넘을 유(逾) 넘을 월(越)자를 써서
유월절(逾越節)이라고 한 것입니다.
영어로는 passover라고 하죠.

유월절이 중요한 이유는,
이 어린양의 피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월절의 사건으로 인해 비로소 이집트 왕은
이스라엘의 해방을 허락하는데요.
이렇게 양의 피로 인해
이스라엘백성이 이집트의 노예에서 해방되듯,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는 죄로부터 해방되었고요.
유월절 어린 양의 피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약속받았듯,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우리 또한 새로운 삶과 꿈을 갖게 된 것이죠.

무교절은 유월절 다음날부터
일주일동안 지키는 절기입니다.
일주일간 무교병만을 먹으면서 지내는 절기죠.
무교병이란 누룩을 넣지 않는 빵을 말합니다.
그래서 무교절(無酵節)이라고 이름이 붙었죠.

참고로 무교절의 교(酵)자의 한자는
현재 효(삭힐 효)로 불립니다.
‘발효’나 ‘효모’ ‘효소’등에 쓰이는 ‘효’자가 바로
이 ‘효’자입니다.
그렇다면 무교절이 아니라 무효절이어야 하는데요.
개역성경을 번역하는 당시에는
이 한자를 ‘교’자로 읽었습니다.
그래서 무교절, 무교병이 된 거죠.

무교절을 지키는 영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이집트를 나와 광야에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받았습니다.
그 광야에서는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들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주님 앞에 순종하기 위해서죠.
무교절에 누룩이 없는 빵을 먹었던 이유는,
영적인 허영이나 겉치레, 잘못된 경험과 관습, 지식 등을 버린다는 의미죠.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벗어버린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예배가 나의 직관과 가치관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죠?

이제 유월절이후 50일이 지난 때
또 다른 절기가 있습니다.
칠칠절입니다.
7일씩 7번이 지난 때를 말해서 칠칠절이라고 부르죠.
때로는 50일째를 뜻하는 오순절이라고도 부르고요.
추수의 기쁨을 나누는 것을 뜻하는 맥추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절기입니다.
유월절과 더불어 유대인의 3대 절기 중의 하나죠.

보통 우리는 칠칠절은 추수와 관련된 절기로 생각합니다.
첫 열매에 대한 감사의 절기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더욱 깊은 뜻이 칠칠절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은 50이라는 숫자 때문입니다.
안식년인 7년이 일곱 번 돌아오는 해를 희년이라고 하죠.
희년은 자신들의 성과를 다 나누고 다시 출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공평을 사람들이 실현하는 해인 셈이죠.
칠칠절은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추수와 열매는 희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나의 열매, 나의 수확, 내가 추수한 것들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나를 통해 누군가를 돕고,
나를 통해 누군가를 세워주는 의미,
그것이 칠칠절에 있습니다.

오늘은 절기에 대한 설명을 하느라고 글이 길어졌습니다.
또 말씀의 깊은 묵상도 나누지 못했습니다.
다만 절기에 의미를 생각하면서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각자의 몫으로 돌리겠습니다.
다만 우리의 예배는 기억과 기념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유월절을 기억하고 무교절로 나를 버리며
칠칠절로 다른 사람들과 나누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기억하고,
이제 내가 산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을 선포하며,
이웃과 더불어 은혜를 나누는 삶이 절기의 의미임을 기억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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