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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야고보서묵상

하나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황홀한기다림1] 하나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야고보서5:7~8, 7    그러므로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참고 견디십시오. 보십시오, 농부는 이 른 비와 늦은 비가 땅에 내리기까지 오래 참으며,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립니다. 8    여러분도 참으십시오. 마음을 굳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때가 가깝습니다.  


1. 우리나라 산악인 중에 박정헌이라는 분이 계시다. 그는 2005년 1월, 후배 한명과 함께 히말라야 등정을 했다. 그리고 목표했던 해발 6,440m의 촐라체봉을 오르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그는 히말라야의 모든 고벽을 등정하는데 성공한 한국인이 되었다.


2. 그리고 그 기쁨을 누리며 그는 하산의 길을 시작했다.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것은 산악인에게 철칙이다. 박정헌씨도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았기에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두 사람 사이를 로프로 단단히 묶고 조심히 내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뒤따르던 후배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눈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수천미터에 이르는 빙벽 사이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 것이다. 박정헌씨는 반사적으로 엎드려 땅에 몸을 고정하고 로프를 잡아당겼다.


3. 그런데 아무리 잡아당겨도 후배는 올라올 기미가 없었다. 떨어지면서 두 발이 모두 부러졌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박정헌씨도 연결된 로프의 충격으로 갈비뼈가 부러졌다. 이렇게 두 사람은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히말라야 산맥의 빙벽에 매달려서 10분도 아니고 20분도 아니고 무려 3시간이나 사투를 벌였다. 한마디로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당신이 그곳에 있었다면 그 순간 어떤 생각했겠나? 로프를 끊고 나 혼자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나?


4. 정혜신박사 – 정신과의사 - 세월호 희생자의 아버지 중의 한분은 매일을 악몽을 꾼단다. 그분은 사고 소식을 듣고 비교적 빠른 시간에 팽목항에 내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상황을 보니 영 미덥지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단다. 방송에서는 사상최대의 구조작전이라고 하는데 팽목항은 너무도 조용했다.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부모들이 배를 빌려 근처에 가기로 했단다. 배가 뒤집힌 현장에는 사상최대의 구조작업이란 말과는 달리 너무 허무했다. 배 위에서 부모들이 발버둥을 치고 난리가 났다. 그 때, 그 아버지의 아내가 울며불며 자신에게 당신이라도 뛰어들어서 아들 을 꺼내오라고... 소리를 쳤단다... 어찌 들어가겠나? 잠수부도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그런데 그 아버지가 매일 밤을 악몽과 울음으로 보낸단다. 그때, 내가 들어갔어야 하는데... 그때, 내가 들어갔어야 하는데...  죽는 한이 있어도...

5. 박정헌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로프를 붙잡고 있는 손가락이 찢어지고, 끊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로프를 끊 고 싶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렇게 있다가는 둘 다 죽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 속의 싸움을 싸우면서도 그는 그 로프를 끊지 않았다. 아니 끊어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3시간이 넘는 악전고투 끝에 절벽에서 후배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를 부축해서 베이스캠프까지 오는데 자그만치 5일이 걸렸다. 그러나 그로인해 박정헌씨는 여덟 개의 손가락과 두 개의 발가락을 절단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6. 박정헌씨의 이야기는 그가 쓴 [끈]이라는 책에서 읽은 대목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끈을 생각했다. 우리의 영적인 모습은 어떤가? 


롬3:23,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였더니’ 이것은 마치 두 발이 부러진 채 절벽에 매달려 있는 사람처럼, 죄의 절벽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외치는 사람과 같다는 의미다. 물론 그 절벽을 오르기 위해서 몸부림쳐보지만 우리의 힘으론 어림없다. 그래서 결국에는 사망의 골짜기로 떨어져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거다. 얼마나 불쌍한 존재들인가?


7.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당신이 바라본다면 어떨까? 안됐다고 말만하고 돌아서서는 자기 길을 걸어갈지도 모른다. 혹은 “다 지 복이지..” “자기 잘못으로 저렇지”라고 힐난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바라보셨을까? 

요3:16,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 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8. 이 말씀을 풀어보면 절벽에 매달려 있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예수님을 보 내주셨고, 그 예수님을 통하여 로프를 던져 주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로프를 ‘생명줄’ 또는 ‘구원의 줄’이라고 부른다.


9. 한 때, 주님도 이 끈을 끊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셨는지도 모른다. 겟세마네동산에서 예수님은 지독한 외로움과 괴로움으로 이렇게 기도하셨다. 막14:36,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으시니, 내게서 이 잔 을 거두어 주십시오.


10.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 주님은 땀이 핏방울이 되었다고 성경은 기록한다. 이로 인해 주님께서 잃으셔야 하는 것은 단순히 손가락 8개가 아니다. 우리를 위해 그가 내놓으셔야 하는 것은 단순히 자존심이 아니었다. 그것은 생명이었다. 그리고 그분은 이렇게 기도하셨다.

막14:36,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


11. 나는 말을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말하다가도, 설교하다가도 실수할 때가 많다. 나중에 ‘실수했구나!’ 생각이 들면 다시 그 말들을 주어 담고 싶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때론 깜빡하고 실수하는 경우들도 무지기수다. 꼭 적어놓아야 하는 주보의 내용들은 빼놓은 채 프린트하고야 기억이 난다. 1분 전까지 기억했던 내용들이 막상 그 자리에서는 생각이 안 난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이런 빈도는 더 많아진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리고 내 마음에는 이런 마음들이 몰려든다. “내가 실수한 말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이 돌아서면 어쩌나?” “내가 까먹어서 상처받은 교인들이 사랑의 끈을 놓아버리면 어쩌나?” 마음을 읽어주길 바라지만 사람은 깊은 마음보다는 눈앞의 현상에 더 강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어쩌랴! 


12. 허진호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다. 우리의 사랑이 영원할 것 같지만 우리의 사랑은 변한다. 죽음과도 맞바꿀 것 같던 사랑은 돈이나 권리 앞에 여지없이 변한다. 불타는 사랑도, 성격이나 자존심 앞에 여지없이 꺼진다. 그렇게 사랑에 뒤통수를 맞는다. 사랑은 변한다.


13.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반응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필립얀시의 책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There is nothing we can do to make God love us more. There is nothing we can do to make God love us less. 하나님이 우리를 더 사랑하시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덜 사랑하시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14.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공로나 능력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제사나, 헌금이나 정성으로도 유지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저 그분의 마음에서 나온다.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반응과 실수와 역할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15.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기록했다. 로마서 8: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 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놓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으신다. 그 사랑을 어떤 것도 끊을 수가 없다.


16. 작년 이맘 때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던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다. 졸지에 딸과 아들을 잃은 250가정의 부모들은 죽음의 1년을 살았다. 아침에 아이들을 깨우는 소리와 찌개 끓는 소리가 나던 가정은 잠잠해졌다. 곧잘 음악을 듣던 엄마는 음악도 듣지 못한다. 아들을 잃고 한가하게 음악을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어떤 아빠는 자신이 자식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울 수도 없단다.


17. 그렇게 단단히 마음이 닫힌 그들에게도 마음을 움직이는 일들이 있다. 어떤 아빠는 꼭 1년이 지난 지금, 꼭 찾고 싶은 사람이 있단다. 팽목항에서 눈물의 시간을 보내는 그 때, 매일 화장실을 청소해 주던 이름 모를 아주머니...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너무도 고마워서 꼭 찾고 싶단다. 어떻게 그렇게 남의 일에 묵묵히 조용히 도와줄 수 있었나 묻고 싶단다. 모든 사람이 소리 지르고, 더럽히고, 생 때를 부리는 중에도 묵묵히 그 자리 를 지킨 그분을 만나보고 싶단다. 그것이 너무나 고마워 자신도 다른 이들을 위해 살겠단다.


18. 어떤 아버지는 세월호를 겪고 난 후 삶이 180도 달라졌단다. 물론 자식을 잃은 슬픔에 삶이 변하지 않을 수 있으랴만은... 그가 변한 것은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팽목항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늦게 내려간 이 아버지는 비통함에 눈물로 지 새다 잠깐 새우잠을 자게 되었단다. 이불도 챙겨 덮지 않고 자는 그에게 누군가 조용히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조용히 자신의 등과 다리 쪽에 핫팩을 놓고 가더란다. 잠결에 그 아버지는 뒷모습을 보니 대학교1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학생이더 란다. 그는 그 순간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단다. 자신은 한번도 남의 삶에 관심도 없었는데 그 어린 여학생은 무엇인가? 세상에 저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단다. 그리곤 자신의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19. 세월호 지겨우시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갈라지고 깨져도 그들의 마음을 같이 위로하고 걱정하고 기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들에 의해 영적인 역사가 쓰인다는 점이죠.


20. 원수에 대해서 욕하고 공격하고 죽이려들어도 누군가는 순수하게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눈물 흘리는 자들이 있죠. 내 자식이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해도 내겐 자식인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영성을 쓰신다는 것이죠. 그들의 기도와 사역에 능력의 기름을 부으시죠.


21. 2,000년전에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을 때도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죽이려들고, 대적했죠. 그러나 주님의 사랑은 그들의 공격과 반항들에 영향 받지 않으셨어요. 그 사랑은 여전히 사랑이셨죠.


22. 이 말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날 떠나도 하나님의 사랑은 여전하십니다. 비록 내가 실수하였을지라도, 비록 내가 알지 못하여 저항했을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없으십니다.


23. 조금만 참고 기다리세요. 주님의 사랑이 당신을 통해 이루어질 때를 기다리세요. 그 사랑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그 사랑은 여전하십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다 떠나도 하나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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