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91 - 하나님의 시간은 선하게 흐릅니다.

2022. 5. 19. 06:44묵상하는말씀/고린도전서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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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13:6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바람이 세차게 불더라고요. 갑자기 맑은 날씨를 시샘하듯 먹구름과 부는 바람마저 싱그러웠습니다. 어차피 맑은 날에 드리우는 흐린 날은 한때이고, 내리는 비는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정도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주인공인지 아는 사람에게 악한 엑스트라는 감초죠. 그렇게 내 마음이 주인공을 아는, 맑은 하늘 아래 있기를 빕니다.

 

오늘 본문은 불의와 진리를 대비시켜 사랑을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불의를 기뻐하지 않는다는 것은 진리를 기뻐한다는 뜻이라는 것이죠. 지난주일 설교에서 바울은 한 가지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자신의 다짐을 우리에게 들려줬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이 아는 다른 지식들은 배설물로 여긴다는 선언이었죠. 이 선언이 용기였던 것은, 내가 어떤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이 곧 다른 것들에게는 눈을 돌리지 않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죠. 진리를 기뻐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진리를 추구하는 이에게는 불의가 엄습하지 못하죠. 마치 빛 가운데 거하는 이에게는 어둠은 생각조차 할 수 없듯이 말이죠.

 

우리말에 '좋다' '착하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참 좋은 말인데요. 간혹 우리는 그 말을 왜곡할 때가 있어요.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은 그저 물에 물 탄 듯 무미건조하고 아무 생각이 없고 맹한 사람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죠.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말처럼 그냥 잠자코 넘어가고, 줏대 없어 보이는 사람을 통칭하는 데 사용되는 것을 보게 되죠. 

 

그런데 좋은 것, 착한 것은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용기이고 힘입니다. 저는 미술 실기 시험을 채점하는 대학 입시 과정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러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옛날에는 입시생들의 그림을 체육관 바닥에 쭉 펼쳐놓고 전문가들이 그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그림을 골랐습니다. 이런 게 좀 제겐 충격적이었어요. 아니, 그 많은 그림을 오래 관찰하는 것도 아니고, 세심히 보는 것이 아닌 쓱 지나치며 보는데 그림 실력을 고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뭔가 허름해 보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전문가 눈에는 그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많은 가짜 중에 진짜를 골라내는 것, 많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는 것, 산속에서 숨어 있는 산삼을 발견하는 것, 그게 능력이고 실력이죠.

 

좋은 척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착한 척하는 것은 스트레스죠. 비바람 속에서도 맑은 날을 볼 줄 아는 사람이 평안합니다. 온갖 불의 가운데서도 흐르는 진리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인내할 수 있어요. 그것이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인 겁니다. 하나님께서 그러시죠. 온갖 못된 것들은 다 가지고 있는 나에게서 숨은 보화를 캐내시는 분이기에 우리를 기다리시고 참으시며 사랑하시죠. 우리 안에 당신이 심으신 진리를 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숨겨진 보화를 찾는 사람들입니다. 불의로 가득한 세상에서도 흐르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있음을 바라보는 사람이죠. 내 앞에 놓인 아픔 속에서도 주님의 시간과 뜻을 발견할 수 있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진리를 볼 줄 알아야 해요. 좋은 것을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선하게 흐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걷는 걸음은 푸른 초장과 맑은 시내입니다. 비록 지금 광야를 걸어도 우리의 목적지는 가나안입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하나님의 계획은 그렇게 이어집니다. 그것이 우리가 품어야 할 진리예요. 끊임없이 되새겨야 할 진리입니다. 그 진리가 머무는 곳에 사랑이 꽃 핍니다. 그 진리가 있는 곳에 웃음이 피어요.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실 거예요. 그분의 섭리 안에서 오늘도 보호하실 겁니다. 한때 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맑은 날은 다시 올 겁니다. 주님의 시간은 그렇게 흐르죠. 오늘도 그 시간 안에 우리가 있음을 되새기며 이 아침을 여는 여러분이길 빕니다.

 

H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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