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19. 07:00ㆍ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삼상 1:18~19a
한나가 대답하였다. "제사장님, 이 종을 좋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는 그 길로 가서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띠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그들은 일찍 일어나 주님께 경배를 드리고 나서, 라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한 주간의 일상을 시작하는 이 아침,
여러분의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우리가 읽은 한나의 기도는 짧습니다.
한나의 서원기도는 11절, 한 절 뿐이에요.
오히려 제사장 엘리와의 에피소드가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하죠.
아마도 제사장 엘리의 흐려진 판단력을 알려줌과 동시에
한나의 기도가 그 길이와는 상관없이
매우 깊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는 마치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성령 강림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오순절에 모인 제자들은 성령이 충만하여
방언으로 말하기 시작했죠.
이를 본 이들이 있었는데요.
그들은 제자들이 술에 취했다고 조롱하기도 했어요.
어쩌면 한나는 성령에 취해 기도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 주일공동체예배에서 함께 나눈 말씀이 있죠?
성령 충만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고,
자녀 삼아주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깨달으며 확신하는 것이라고요.
예수님의 세례 사건을 통해
우리는 묵상을 나눴습니다.
한나의 기도에도 그런 모습이 보여요.
그녀의 기도가 바뀌었다는 것은,
그녀가 이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기도했다는 이야기가 되죠.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른 기도란,
그분이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여전히 나를 자녀 삼으시며,
사랑하시고 바라보시고 지켜주신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기도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영적 자존감이 세워지는 기도죠.
한나는 그동안
자존감이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그의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기보다는
한없이 낙망하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낙심의 눈물이었어요.
그런 그가 성령에 의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기도가 바뀌었습니다.
한나에게 성령이 충만했다는 증거는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그녀는 기도를 마친 후,
제사장 엘리로부터 오해를 받죠.
한나에게는 자신을 나쁘게 보는 일들이 부지기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아이 못 낳는 여인으로 불렸을 테죠.
어떤 이들은 저주를 받았다느니, 죄가 많다느니,
온갖 숙덕거림을 받아왔습니다.
제사장 엘리의 오해도 그 일종입니다.
그 때문에 한나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고,
그 때문에 한나는 시금도 전폐했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 등장한 한나의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제사장 엘리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죠.
그리고 좋게 봐달라고까지 합니다.
그 걸음에 달려가 음식도 먹습니다.
뭔가 크게 달라진 것이죠.
그중에 가장 달라진 것은 이 대목입니다.
“그리고 다시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띠지 않았다.’
마치 자존감이라고는 1도 없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멘탈 갑, 자존감 충만의 사람이 된 듯하죠.
이쯤해서 한나의 그 짧은 서원기도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한나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응답이 있었다면 이런 내용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그녀의 기도에 나옵니다.
삼상 1:11,
주님의 종의 이 비천한 모습을 참으로 불쌍히 보시고,
저를 기억하셔서,
주님의 종을 잊지 않으시고..
주님의 응답이 있었다면,
적어도 한나가 확신하는 것이 있었다면 이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불쌍히 보시고,
나의 이름을 아시고,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며,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늘 눈동자처럼 지키신다는 확신 말이죠.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아는 자,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확신하는 자,
자신이 하나님께 보배롭고 존귀한 자임을 깨닫는 자만이
영적인 자존감을 갖습니다.
그 자존감에서 우리의 기도가 시작되고,
그 자존감에서 우리의 사역이 출발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믿음이니까요.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심을 믿으시나요?
그러면 낙심의 자리에 너무 오래 계시지 마세요.
그분이 나를 기억하시고 사랑하시며 지키신다는 것을
믿으시나요?
그럼 슬픈 기색과 한숨을 너무 오래 갖지 마세요.
자존감 세우셔도 됩니다.
용기 내도 되고, 자랑해도 됩니다.
작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고,
남의 시선에 너무 민감해하지 않아도 돼요.
나는 약점보다 강점이 더 많고,
나는 아픔보다 치유의 은혜가 더 큽니다.
적어도 하나님은 나의 죄보다,
눈곱만한 내 안의 의를 더 값지게 보시고,
나의 연약한 본성보다,
더디지만 한 걸음씩 내딛는 성장의 과정을 더 기뻐하십니다.
나는 그분의 사랑스러운 자녀니까요.
그러니 오늘은 슬픈 기색을 띠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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