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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예레미야묵상

예레미야서묵상62 - 양약고구(良藥苦口), 좋은 약일수록 입에 쓴 법입니다. 예레미야 23:30-40

한 번은 다림 교육에서 아이를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학교 적응이 힘든 아이였는데요. 아이를 상담하면서 느낀 것은 부모에게도 상담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결론이었습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한 생명에게는 많은 손길들이 필요하죠. 또래 친구들도 필요하고, 가르치고 이끄는 교사들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특별히 부모의 손길은 절대적입니다. 한 아이의 인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부모입니다. 그렇다 보니 부모의 연약함이 아이의 상처가 되기도 하고, 한계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자녀의 상담은 곧 부모의 상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부모와도 상담을 시작했고, 부모에게 권면할 내용들이 생겼죠. 아이의 낮은 자존감, 떨어지는 집중력, 사회성의 결여와 같은 장애에 가장 큰 영향이 부모와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어요. 자녀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원하던 그 부모가 자신들에게 권면이 들어오자 갑자기 태도가 변한 겁니다. 다림을 멀리하더라고요. 이유를 들으니 목사님 말이나 상담자의 권면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이런 경향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죠. 친구들 사이에서도 놀고먹을 때는 아무 문제없지만 혹여 자신의 결점을 지적하거나 권면하는 친구가 나타나면 만나기를 꺼려하게 되죠. 물론 이 경우의 예는 친구가 친구를 위해서 한 권면에 국한됩니다. 그럼에도 그 권면을 좋게 받아들이는 이들은 드물죠. 목회를 하다 보면 영적 조언들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기도 가운데 주시는 메시지들을 전해야 할 때가 많아요. 그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유는, 그 말씀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죠. 대부분은 부담스러워합니다. 축복하고 은혜의 말을 전할 때는 더 많은 말들을 듣기 원하면서, 조언이나 권면의 말에는 기분 나빠합니다. 말씀을 자신의 기분에 의해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의 권면을 자신의 마음에 따라 맞고 틀림을 구분 짓죠. 

오늘 본문에도 같은 말씀들이 이어집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부담의 말씀이라고 듣는다는 것이죠. 부담스럽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경우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내 생각과 다르다는 전제에서부터 따르고 싶지 않은 것은 물론, 따르더라도 마지못해 따르는 행동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절대자 앞에서 취하는 비굴한 약자의 발로일지도 모릅니다. '힘들지만 참는 거야'라는 말에는 참는 이유가 담겨있죠. 무엇인가 자신의 목적이 있기에 힘들어도 참는 것이니까요. 마치 신앙생활을 그렇게 합니다. 내 마음에 맞지 않아도 맞는 척, 따르고 싶지 않아도 따르는 척, 참는 이유는 내 안에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신앙생활에 하나님은 뽑아서 던져버리겠다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향한 신앙은 제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는 계약관계가 아니며, 하나님은 내가 이용할 도구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직 하나님이 곧 나의 삶입니다. 하나님이 나고, 내가 하나님입니다. 그분의 생각이 곧 나의 생각이고, 나의 생각이 곧 그분의 생각이어야 하죠. 그렇게 그분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 신앙이고 믿음입니다.

듣기 싫은 말일수록 나를 위한 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약고구(良藥苦口), 좋은 약일수록 입에 쓴 법입니다. 내 고집이 강할수록 주님의 말씀은 더욱 부담이 될지도 몰라요. 기억하세요. 주님은 우리를 괴롭히시는 분이 아닙니다.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분이에요. 그럼에도 그 말씀이 부담스러운 것은 내가 확증편향으로 다른 길을 정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 기억하세요.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이요, 내 길의 빛이다." 

어린 시절, 수련회를 가면 물놀이를 하는데요. 가끔 물에 들어가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제가 그런 편이죠. 그런 저에게 친구들은 장난을 칩니다. 물을 뿌리고 위협을 합니다. 그러면 그 물이 닿는 것이 그렇게 싫어요. 옷도 젖고, 몸도 젖는 게 싫더라고요. 그러다 친구들에 의해 잡혀서 물에 던져지면요 죽을 것 같아요. 물이 싫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물에 빠지고 난 뒤에는 어떤지 아세요? 세상에 즐겁게 물에서 물장구치며 놉니다. 웃기죠? 물가에서 어정거리지 마세요. 빠지세요. 말씀가에서 얼쩡거리지 마세요. 들어오세요. 부담되는 말씀으로 살지 마세요. 진리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세요. 그때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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