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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빌립보서묵상

빌립보서묵상06 - 그리하면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별과 같이 빛날 것입니다. 빌립보서 2:12-18

지금까지 묵상한 빌립보서를 잠깐 요약해 보겠습니다.
빌립보서에서 바울의 메시지는 ‘성장’과 ‘기쁨’에 대한 말로 시작합니다.
성장을 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으로서 기쁨을 이야기하죠.
그리고 성장과 기쁨은 공동체의 하나 됨과 연결됩니다.

개인의 영성은 개인에 머물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품은 영성은 이웃으로 나아가죠.
그래서 영성이 깊어지면 이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공동체를 이루고, 그래서 교회가 세워지는 것이죠.
이것이 이웃과 더불어 하나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 됨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어요.
우리가 하는 일, 특별히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에는 방해가 있기 마련이죠.
그 요소는 ‘경쟁’과 ‘허영’입니다.
이 경쟁에 대한 이야기는 주일 설교 시간에 더 해보겠습니다.

이 경쟁과 허영을 버리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죽기까지 자신을 낮추셨죠.
하나님과 동등함을 내세울 수 있는 분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마음을 배우라고 우리에게 권면하죠.
그리스도의 겸손, 그분의 낮아짐을 배우라는 뜻이죠.

오늘 본문은 ‘그러므로’로 시작합니다.
‘그러므로’는 앞의 말을 받아서 이어지는 접속사입니다.
12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이 언제나 순종한 것처럼, 내가 함께 있을 때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이 내가 없을 때도 더욱더 순종하여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십시오.

여기서 순종이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랐다는 의미겠죠?
그러니까 자기 마음대로, 자기의 성품대로 하지 않고,
하나 되라는 명령에 순종하면서 겸손의 자리에 머물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온유’라는 말의 뜻을 아시죠?
헬라어로는 [프라우스]인데요.
이것이 말을 길들이는 조련의 의미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야생마를 길들이는 조련사가 있어요.
자신의 등에 아무도 태우지 않았던 야생마가 길들여져서 조련사에게 등을 허락할 때 쓰는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야생의 성품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야생의 기질은 아직 남아있지만 그것을 억누르고 조련사에게 복종하는 것이 온유의 진정한 뜻이죠.

예수님께서는 스스로를 온유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1: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이 말씀은 어쩔 수 없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복종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기질이 다 있지만,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나의 말과 생각을 내려놓고 복종한다는 뜻이죠.
그것이 온유고, 그것이 겸손입니다.
나의 판단도 다 있고, 나의 뜻도 다 있지만, 나보다 크신 주님을 인정하고, 믿기 때문에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죠.

12절 본문에 ‘순종’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구원’이라는 단어입니다.
바울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기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라’고 권면합니다.
이 부분이 좀 헛갈릴 수 있으실지 모르겠어요.
구원은 보통 하나님이 이루어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셨다면 말이죠.
구원은 우리의 행동이나 의로움과는 상관없이 주님이 결정하시는 일입니다.
그리고 값없이, 그의 아들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셨죠.

그런데 바울의 이 말은 조금 다릅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는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보혈을 의지하고, 또한 그 구원하심을 받아들이는 자들을 통해 구원은 역사하죠.
마치 공짜 상품권이 있어도 받아 가야 의미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뜻은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지죠.

묵상할 것은, 지금 바울이 말하는 구원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어떤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이 우리를 통해 이루어져 나가느냐는 것이죠.
그것이 하나 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낮아지심도, 하나님과 우리가 하나 되는 것입니다.
그 막혔던 담이 허물어지고, 담대히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있는 이유죠.
또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겸손을 요구하신 이유는, 우리로 이웃과 하나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태도니까요.
그렇게 구원이 우리를 통해 이루어져 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나에게 허락된 모든 이들과 화평하세요.
그렇게 타인과 하나가 되세요.
그런 하나 됨의 노력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구원을 이루는 기초석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것입니다.
순간순간, 나의 성질이 돋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세상과 이웃은 나의 속을 뒤집어 놓기도 할 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야생적 기질을 내려놓고, 조련사이신 주님의 말씀 앞에 겸손히 순종하세요.
나를 낮춰 하나 되는 길을 걸으세요.
15 그리하면 여러분은 이 세상에서 별과 같이 빛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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