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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빌립보서묵상

빌립보서묵상11 - 여러분은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빌립보서 4:1-7

“아무것도 염려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이 말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어떤 이에게는 안심이 되는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말이 조금 무책임한 말처럼 들립니다.
제가 부정적인 사람이어서 그럴까요?

물론 이 말은 목회자인 제가 가장 많이 합니다.
염려와 걱정, 고민에 묶인 영혼들에게 권면하는 말이기도 하죠.
그러나 이 말을 전하면서도 제 마음 한구석에는 또 다른 고민이 있습니다.
과연, ‘염려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염려하지 않게 될까?’ 하는 고민이죠.
만약 그렇게 정신승리의 문제였다면 염려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염려와 걱정을 즐거워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내가 마음만 먹으면 염려, 걱정 끊을 수 있다면 뭐가 고민이겠습니까?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염려가 사라지지 않고,
아무리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걱정이 되니까 문제인 거죠.

가끔 보면, 신앙을 정신승리로 내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신상태가 해이해서 신앙심이 떨어진다는 투로 말하는 사람들이죠.
죄가 마음 먹어서 짓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죄는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습니다.
내가 아무리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정신이 차려지지 않는 것들이 있죠.
우리의 힘을 넘어선 또 다른 힘이 우리에게 분명히 작용합니다.

오늘 본문을 유심히 읽어보세요.
바울도 똑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아라”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그런데 조금 다른 것이 있죠.
6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을 오직 기도와 간구로 하고,

이 구절은, 메시지 성경번역본으로 보면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Don’t fret or worry. Instead of worrying, pray.
‘조바심을 내거나 염려하지 말아라. 염려를 기도로 바꾸라.’

우리의 힘으로는 염려를 버리기 어렵습니다.
‘염려’라는 놈은 끈질긴 감기처럼, 이긴 듯싶으면 또 찾아오고,
버린듯싶으면 어느새 곁에 앉아있는 영적 거머리같은 존재입니다.
어쩌면 생명이 붙어있는 한 결별할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죠.
그러니 염려가 떠오르고, 걱정이 한 가득이라고 신앙심이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우리가 건강에 이상이 없어도 감기가 찾아오는 것처럼,
주님을 믿어도 염려와 걱정은 늘 도사립니다.

다만, 신앙의 사람이라면 이에 다른 태도가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감기는 약을 먹으면 쉽게 낫듯이 말이죠.
그것이 바로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태도입니다.
염려가 우리에게 들어오는 것을 막을 힘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것은 우리의 신앙으로 가능하죠.
어려운 일, 혹은 피치 못할 고통의 상황이 닥쳐오는 것은 우리가 사전에 통제할 수는 없어요.
다만 그 상황에서 고통을 주님께 간구로 바꾸는 일은 할 수 있죠.
이것이 신앙의 힘입니다.
염려가 내 마음에 몰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이것은 신앙이나 믿음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것은 나의 신앙이고 믿음이죠.

그렇다면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나의 신앙은 어떤 결과를 낼까요?
바울은 연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7 그리하면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 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그리하면’이란, 내가 ‘염려를 기도로 바꾸면’이라는 의미죠.
그러면,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입니다.
내가 염려를 기도로 바꾸면, 주님은 염려를 평화로 바꾸신다는 거죠.
우리 안에 들끓는 염려의 마음과 생각을 가라앉혀주시고, 평안케 하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서로 사역이 다른 거죠?
내가 염려를 평안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염려를 기도로 바꿀 수는 있죠.
그러면 하나님은 그 기도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 염려를 평강으로 바꾸시는 그런 콜라보가 이루어지는 거죠.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우리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염려도 생기고, 아픔도 있고,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들도 많을 겁니다.
이것은 겁박이 아니고 사실이에요.
이런 것들이 없는 삶이 신앙의 삶이 아니에요.
우리가 예수 믿어도 그런 삶은 지속됩니다.
다만 달라진 것은 염려가 사라진 삶이 아니라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삶이 되었다는 것이죠.
이것이 믿음의 삶이고, 그리스도인의 삶이에요.
그랬더니 주님이 우리의 생각을 지키셔서 염려를 평강으로 바꾸시고,
이런 삶을 우리는 염려가 사라진 삶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오늘도 여러분은 염려를 기도로 바꾸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을 불평에 그치지 마시고 기도로 바꾸세요.
새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머리 위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걱정과 염려는 늘 있어요.
이를 탓하지 마시고, 지금 그것을 기도로 바꾸세요.
그때 주님이 우리를 위해 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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