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269 - 눈앞의 먼지털기에 급급하지 마세요.
2025. 4. 9. 05:00ㆍ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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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3:22~23 예수께서 여러 성읍과 마을에 들르셔서, 가르치시면서 예루살렘으로 여행하셨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께 물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아름다운 4월의 향기가 오늘 묵상하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 젖어들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이 여러 동네와 마을을 지나며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던 중, 어떤 사람이 다가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오늘은 이 질문 하나로 묵상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중요한 대목은 이후,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지만 그 말씀을 묵상하기 전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서 짧게 이 구절을 묵상하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이 질문은 우리로서는 좀 생경합니다. 아무 설명 없이 다짜고짜 한 이 질문의 의도가 모호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유대인들에게는 이 질문이 낯설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 자리에 있었던 유대인들은 이 질문을 다 이해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들은 구원받을 자들이 누구인가에 지극히 깊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은 그들의 선민사상에 근거해서 나온 질문입니다. 그러니까 유대인들은 구원을 믿었지만 그 구원은 의로운 사람들만의 구원을 의미했죠. 자신들과 같은 선택받은 자들만이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더 나아가 그중에서도 의로운 사람들, 특별히 종교적 계층이나 행위에 특화된 사람들만이 구원받을 것으로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이 질문 안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만 구원받는 거 맞죠?'
제가 이 구절을 따로 떼어서 묵상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이전의 하나님 나라, 그러니까 예수께서 비유로 들었던 겨자씨와 누룩에서 우리는 더불어 함께하는 세상이 하나님 나라임을 묵상했죠. 그런데 그다음 장면이 그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질문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오늘날 우리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박혀있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래전 청년들과 성경공부를 할 때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질문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어요. '목사님, 한평생을 죄짓고 막살다가 죽기 전에 예수님을 영접하면 천국에 가나요?' 여러분도 이런 의문을 가지신 적이 있나요? 저는 그 질문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당연히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하면 천국에 간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제 주장이 아니라 성경에 나와있는 그대로의 내용이라서 다른 대답의 여지가 없죠. 주님은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신다'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 질문한 청년이 뜻밖의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일찍부터 예수 믿고,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손해잖아요?' 어떠신가요?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남보다 선하게 사는 것이 손해입니까? 남보다 섬기며 사는 일은 나에게 불리한 건가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 말에 저는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한평생을 죄짓고 막살다가 죽기 전에라도 구원을 받는다면 그건 좋은 일 아니니?'
우리는 구원받을 사람과 구원받지 못할 사람을 구분하는데 익숙하죠. 마치 죄인과 의인을 나누듯 말이죠. 그리고 그 구원을 자신만의 전유물처럼 여깁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구원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묻기보다, ‘누가’, ‘몇 명이나’, ‘그 수가 많으냐 적으냐’에 더 관심이 있는 거죠.
옛말에 눈앞의 먼지 털기에 급급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눈앞에 먼지에 신경 쓰느라 정작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죠. 우리의 신앙이 그렇게 근시안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형식에, 어떤 숫자에, 어떤 특정 교리에 매몰되어서 정작 하나님의 나라, 그분의 마음과 뜻을 읽지 못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기를 바래요.
남의 신앙을 평가하고 교리 논쟁에 열 올리는 사이, 내 삶의 변화와 성장을 등안시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잠깐의 내 기분과 편견으로, 내게 선물로 주신 이웃을 정죄하고 적대시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잘되듯이 내 옆에 있는 사람도 잘되고, 내 주변이 잘되면 또한 나도 잘되는 원리를 기초로, 오늘도 너른 마음으로 하루를 더불어 함께 사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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