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195 - 믿음의 고백은 현실이 됩니다.

2024. 12. 31. 04:45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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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9:21~22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셔서, 이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명하시고, 말씀하셨다.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서, 사흗날에 살아나야 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커다란 슬픔이 하늘을 감싸는 아침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고 오늘의 위로와 소망을 기대하며 단단하게 시작하는 우리들이길 빕니다.

 

어제 우리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신 질문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너는 지금 어떤 마음이냐?'라고 물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것처럼 말이죠. 신앙은 나의 것입니다. 그 누구의 것도, 어떤 단체의 것도 아니죠. 남들이 생각하는 주님은 필요 없습니다. 내가 주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이에 대해 베드로가 작심하며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메시아라는 말입니다. 그리스도는 그리스어이고 히브리말로 마쉬아흐, 곧 메시아(아람어)라는 말이죠. 그 뜻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입니다. 구약에는 선지자나 예언자, 왕에게 기름을 부어 세웠습니다. 기름을 붓는다는 의미는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의미죠. 

 

이는 놀라운 고백입니다. 베드로가 그 뜻이 무엇인지 알고 말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의 대답은 정확했습니다. 이게 어제 본문이죠. 그런데 마태복음서에는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가 첨언되어 있습니다. 베드로의 대답도 조금 더 구체적이죠. 

 

마태복음서 16: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십니다."

 

이에 예수님은 베드로를 극찬하십니다. 심지어 그가 교회의 초석이 될 것을 말씀하시기까지 합니다. 대단한 극찬을 하신 거죠. 그런데 잠시 후 그 극찬은 혹평으로 변하죠. 예수께서 수난을 당하실 것을 예고하시자 그는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스승이 수난을 당한다는데 좋습니다 할 제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예수님은 베드로를 사탄이라고까지 부르실 정도로 질타하시죠. 그야말로 베드로는 순식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처지가 되어버립니다. 

 

이 에피소드를 이해하려면 오늘의 본문을 잘 새겨보아야 합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그리스도라 고백하자 예수께서는 그동안 참으셨던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것은 자신이 죽임을 당하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다는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암시하신 거죠. 이는 다시 말해서 우리의 대속자로 오셨고, 구세주가 되심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베드로의 고백 이전에는 이런 구체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신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자 예수님이 자신의 그리스도 사역을 드러내신 것이라는 뜻이죠.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있어요. 우리의 고백이 곧 주님의 그리스도 되심을 드러내는 버튼이라는 거죠. 우리가 주님을 주님이라 선포할 때 주님은 우리의 주님 되어 주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구원자로 선포할 때 주님은 우리의 구원자 되어 주신다는 뜻이에요. 은혜 주시는 주님이라고 고백할 때, 축복의 주님이라 고백할 때, 나를 인도하시는 주님이라 선포할 때, 그때 주님은 우리의 은혜가 되시고, 축복이 되시며, 우리 길을 인도하시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할 때 주님은 베드로의 그리스도가 되고, 베드로가 주님을 일개 인간으로 고백할 때 주님은 베드로에게 구세주가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님은 베드로의 고백에 대해 극찬과 질타를 동시에 내리시는 거죠. 우리가 어떻게 주님을 보느냐에 따라 주님의 능력은 우리에게 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죽음을 이기실 주님으로 보면 죽음조차 힘을 잃는 일이 우리 앞에 일어납니다.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음을 믿는 자에게 고난도 역경도 힘을 쓰지 못하죠. 내가 주님께 사랑받는 자녀임을 믿는 자는 그분의 사랑을 몸소 느끼게 될 것이고, 나에게 주님의 은혜가 끊이지 않음을 믿는 자는 그 은혜가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보일 것입니다. 

 

우리 믿음의 고백은 현실이 됩니다. 내가 주님을 인정하는 만큼 나의 현실에 주님의 능력이 임하실 거예요. 우리의 고백에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에는 그런 권세가 있어요. 오늘도 내 믿음의 분량만큼 주님이 내 안에서 일하실 거예요. 내가 선포하고 고백하는 만큼 주님은 내 안에서 역사하실 것입니다. 내가 꿈꾸고 상상하며 기대하는 만큼 주님의 섭리를 보게 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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