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9. 04:45ㆍ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 2:51~52 예수는 부모와 함께 내려가 나사렛으로 돌아가서, 그들에게 순종하면서 지냈다. 예수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였다.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고,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을 받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2024년 봄이 며칠 안 남았네요. 날씨가 좋습니다. 남은 한 주, 그 어느 때보다 봄의 향기를 만끽하며 즐기는 시간 되시길 빕니다.
오늘로 누가복음서 2장이 끝납니다. 아울러 예수의 탄생이야기도 막을 내리죠. 뭐든지 마무리에는 그간의 이야기가 품고 있는 결론이 집약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본문을 유심히 보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제 눈에는 제법 눈에 띄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순종'이라는 단어가 그렇고, '간직'이라는 단어가 그렇습니다. 각각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에게 해당되는 단어죠.
예수님은 고향 나사렛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순종하며 살았다고 누가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가는 예수님의 특별함을 강조했었죠? 많은 이가 예언도 하고 천사도 보고 했습니다. 남다른 출생의 비밀이 있음을 반복해서 강조했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 모든 특별함을 잠시 감추고 부모님 밑에서 순종했다는 말로 예수 탄생의 이야기를 마무리하죠. 저는 이 부분이 가슴에 꽂혔습니다.
내가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준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준비 과정이란 순종의 시간입니다. 나의 게으름과 싸워 이루고자 하는 뜻에 순종해야 하죠.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가르침에 순종해야 합니다. 우리가 늘 스스로 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우리는 순종의 시간을 갖습니다. 아이가 부모 아래 있는 것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습득하는 모든 과정에서 순종이 필요하죠. 그 순종의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나의 것이 가능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가능하고, 내 뜻을 이루는 것이 가능해요.
'간직'이라는 단어 또한 순종의 일환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일을 하실지, 어떤 삶을 살지, 어머니 마리아도 알지 못했을 거예요. 아들 예수가 자라며 뜻밖의 모습이 지금과 같이 빈번하게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아무 일 없이 아주 평범했을지도 모르죠. 그럼에도 어머니 마리아는 자신이 들은 이야기, 아들 예수에 대한 믿음을 간직했습니다. 이게 순종이죠. 우리는 믿음을 어떤 특별한 행동으로 여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믿음은 순종입니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 겸손히 순종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출발입니다.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근본이죠. 그분이 하신 일에 대해 순종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마중물이고요. 그래서 주님이 앞으로 하실 일을 기대하며 그 길에 순종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능력이 됩니다.
52절에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다고 했어요. 이는 이는 앞선 40절의 말씀과 동일하죠. 40절에서도 '튼튼하고 지혜가가득했다'고 기록했었죠. 이어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동일하죠. 그런데 오늘 본문 52절은 하나를 더 첨가했습니다. 그것은 사람에게도 사랑받았다는 부분입니다. 앞서 40절에서도 그런 묵상을 한 바 있죠.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하나님의 은혜가 따라온다고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몸도 잘 관리해야 하고 마음도 좋은 생각과 마음으로 채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과정을 단 한 단어, '순종'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죠. 지금 이 순간을 참을 줄 알고, 반드시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실 주님을 믿으며 지금, 이 순간, 이 현실에서 순종할 수 있을 때 하나님은 길을 여시고 사람들은 내 편이 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삶이 어렵고 힘들죠. 상상조차 하기 힘든 현실에 놓인 분들도 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 끝 모를 고통 속에 놓인 분들도 계시죠. 차마 뭐라 위로할 수 없는 순간을 지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길은 하나입니다. 그 모든 눈물을 안고 걸어간 골고다의 길처럼, 그 모든 억울함을 짊어지고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결국 부활의 첫 열매가 되시고 최후의 승리를 주실 주님을 믿고 순종하는 길밖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기쁘고 즐겁게 그 길을 자원하는 마음으로 걷는 순종만이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을 바꿀 유일한 길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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