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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사무엘서묵상일기230 -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삼하 23:8~17   다윗이 거느린 용사들의 이름은 이러하다. 첫째는 다그몬 사람 요셉밧세벳인데, 그는 세 용사의 우두머리이다. 그는 팔백 명과 싸워서, 그들을 한꺼번에 쳐 죽인 사람이다. 세 용사 가운데서 둘째는 아호아 사람 도도의 아들인 엘르아살이다. 그가 다윗과 함께 블레셋에게 대항해서 전쟁을 할 때에, 이스라엘 군인이 후퇴한 일이 있었다. 그때에 엘르아살이 혼자 블레셋 군과 맞붙어서 블레셋 군인을 쳐 죽였다. 나중에는 손이 굳어져서, 칼자루를 건성으로 잡고 있을 뿐이었다. 주님께서 그날 엘르아살에게 큰 승리를 안겨 주셨으므로, 이스라엘 군인이 다시 돌아와서, 엘르아살의 뒤를 따라가면서 약탈하였다. 세 용사 가운데서 셋째는, 하랄 사람으로서, 아게의 아들인 삼마이다. 블레셋 군대가 레히에 집결하였을 때에, 그곳에는 팥을 가득 심은 팥 밭이 있었는데, 이스라엘 군대가 블레셋 군대를 보고서 도망하였지만, 삼마는 밭의 한가운데 버티고 서서, 그 밭을 지키면서, 블레셋 군인을 쳐 죽였다. 주님께서 그에게 큰 승리를 안겨 주셨다. 수확을 시작할 때에, 블레셋 군대가 르바임 평원에 진을 치니, 삼십인 특별부대 소속인 이 세 용사가 아둘람 동굴로 다윗을 찾아갔다. 그때에 다윗은 산성 요새에 있었고, 블레셋 군대의 진은 베들레헴에 있었다. 다윗이 간절하게 소원을 말하였다. "누가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나에게 길어다 주어, 내가 마실 수 있도록 해주겠느냐?" 그러자 그 세 용사가 블레셋 진을 뚫고 나가, 베들레헴의 성문 곁에 있는 우물물을 길어 가지고 와서 다윗에게 바쳤다. 그러나 다윗은 그 물을 마시지 않고, 길어 온 물을 주님께 부어 드리고 나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주님, 이 물을 제가 어찌 감히 마시겠습니까! 이것은, 목숨을 걸고 다녀온 세 용사의 피가 아닙니까!" 그러면서 그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 이 세 용사가 바로 이런 일을 하였다.


오늘 본문에는 다윗의 용사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아마도 다윗은 자신의 말년에 과거를 떠올리며 감사했던 일들을 일기장에 기록하듯 오늘의 본문을 적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리고, 또 자신의 이웃을 향한 감사의 고백을 하는 것이죠.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자신을 곁에서 든든히 지켜준 용사였습니다. 다윗의 군사는 충성스럽기로 유명하죠. 도망자의 신세일 때도 함께 고행을 했고, 모든 전쟁터에서 목숨을 다해 함께했던 이들입니다. 오늘은 그중에 세 명의 용사를 기록하죠. 요셉밧세벳과 엘르아살, 그리고 삼마가 그들입니다. 그들은 각종 전투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웠을 뿐 아니라 늘 다윗을 따랐던 친구들이었죠.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겠습니까? 목숨을 건 전쟁터에서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겠죠. 그런데 그중에 다윗은 딱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아마도 전쟁 중이었던 것 같아요. 다윗이 베들레헴의 성문 곁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던 모양입니다. 베들레헴의 우물이라 함은 다윗의 우물로도 잘 알려진 우물이죠. 다윗이 주둔했던 곳은 맑은 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마시고 자랐던 우물이 떠올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베들레헴의 우물이 맛있었을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 베들레헴을 지금 블레셋이 점령하고 있었다는 거죠. 그럼에도 이 세 용사는 그 적진을 뚫고 그 우물을 가져왔습니다. 마치 조조에게 잡힌 유비의 아내와 아들을 구출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었던 조자룡처럼 말이죠. 그러고 보니 이 세 용사는 삼국지의 관우, 장비, 조자룡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렇게 어렵사리 떠온 물을 다윗은 마시지 못합니다. 목이 매었을까요? 그는 그 물을 자신이 아닌 하나님께 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주님, 이 물을 제가 어찌 감히 마시겠습니까! 이것은, 목숨을 걸고 다녀온 세 용사의 피가 아닙니까!"

 

여기까지 묵상하고 한참을 머뭇거렸습니다. 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오직 한 가지 생각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서 여기에 적는 것이 좋을지 판단이 되지 않아 오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다른 묵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용서를 구하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 드리려고 해요. 

 

올해로 아름다운주님의교회를 개척한 지 꼭 20년이 되었습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감사한 일들 투성입니다. 그런데 떠오르는 감사는 딱 하나입니다. 바로 우리 공동체 가족들입니다. 부족한 목회자와 함께 늘 해 주셨고, 실수하고 느려도 늘 그 자리에서 인내하고 기다려 주시며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다윗처럼 지금 제 자신을 뒤돌아보며 감사의 고백을 한다면 저 또한 이 세 용사 같은 우리 공동체 가족들을 고백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려운 중에도 최선을 다해 함께 해 주셨고, 미숙한 저를 가슴으로 받아 주셨죠. 의심 많은 저보다 훨씬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공동체를 지켜 주셨고, 드린 것보다 받은 것이 훨씬 많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제게 언제나 사랑으로 덮어 주셨습니다. 무엇으로도 갚을 길 없는 사랑이고 은혜입니다. 그래서 제게는 우리 공동체 가족들이 축복이고 은사이고 행복이에요. 너무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렇게 한 가족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피와 땀을 잊지 못할 것이고, 수고와 노력을 헛되이 쓰지 않을 거예요. 여러분의 사랑은 고스란히 주님의 것이 될 것을 믿고, 여러분의 응원과 함께함은 고대로 하나님께 전달될 것을 믿습니다. 여러분의 충성은 교회도, 목회자도 아닌 하나님을 향한 것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기도할 것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공동체의 평화를 지킨 여러분들을 축복합니다. 시련과 낙심을 버리고 조금씩 주님의 곁으로 걷는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그 여정에 늘 응원하고 함께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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