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6. 06:43ㆍ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사무엘하 7:18~21 다윗 왕이 성막으로 들어가서, 주님 앞에 꿇어앉아, 이렇게 기도하였다. "주 하나님, 내가 누구이며 또 내 집안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나를 이러한 자리에까지 오르게 해 주셨습니까? 주 하나님,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이것도 오히려 부족하게 여기시고, 주님의 종의 집안에 있을 먼 장래의 일까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주 나의 하나님, 이것이 어찌 주님께서 사람을 대하시는 일상적인 방법이겠습니까? 주 하나님, 주님께서 주님의 종을 잘 아시니, 이 다윗이 주님께 무슨 말씀을 더 드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주님께서 세우신 뜻과 목적대로 주님께서는 이렇게 크나큰 일을 하시고, 또 그것을 이 종에게까지 알려 주셨습니다.
아시겠지만 사무엘하 7장은 곱씹어보면 매우 중요한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이 그렇고, 다윗을 통한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의 성취가 그렇습니다. 또한 다윗 자손을 통한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계획이 드러나죠. 이는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오심으로 이어지는 놀라운 계획이기도 합니다. 그런 하나님의 뜻을 지금 나단을 통해 다윗에게 알려주셨고, 이를 신학자들은 나단의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사무엘하 7장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장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복잡하고 깊은 신학적 사고에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그런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에 집중하면 되니까요. 다윗의 깜찍한(?) 계획은 보기 좋게 거절당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드리고자 했던 선물은 허락되지 않았어요. 주로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좋은 생각을 하고, 또 수고를 다해 선물을 준비했는데 거절당하면 기분이 상하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나님은 길게 자신의 생각과 뜻을 다윗에게 알려주셨어요. 그것을 다윗이 들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다윗에게는 열린 귀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에 집중하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는 그의 모습을 봅니다. 이게 진짜 중요합니다. 그렇게 실수를 하고도 다윗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 있으니까요. 그는 하나님 말씀 앞에서는 늘 겸손했던 것 같아요. 자신이 왕으로 권력이 있어도, 아무리 지혜가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한낱 자식에 불과하고, 어린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의미를 부여하며 귀를 기울였겠죠. 아무리 자신의 생각이 있어도, 그는 하나님께 설득당할 마음을 먼저 가졌던 것이죠.
가끔 제게도 부족하지만 권면을 해야 할 기회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조언을 구할 마음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계시죠. 그런 분을 뵈면 참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를 목회자로 인정해 주시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분 가운데는 자신의 이야기만 쏟아내고 돌아가시는 분이 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전하려고 하는 데 더 중점이 있는 분이 계시죠. 몇 번을 찾아와도 대부분 똑같은 문제로 옵니다. 물론 저는 저의 통찰과 설득력에 부족함을 느낍니다만 문제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우리의 귀는 닫힐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대화는 나를 새롭게 하기 위해 하는 겁니다. 기도는 지금과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서 하는 거죠. 그런데 나의 감정, 생각, 뜻만 있으면 거기에는 새로움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길도, 새로운 생각도 열리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다윗의 특별함은 어쩌면 열린 귀일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이 등장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생각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찬양하죠. 그분이 하실 계획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이를 축복과 은혜로 받아들이죠. 저는 이 대목에서 하나님의 한 가지 메시지를 듣습니다. 그 메시지는 이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무엇을 은혜와 축복으로 보았을까?'
하나님은 다윗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어디로 가든지 너와 함께 할 것이고, 어떤 원수에게서도 지켜 주시겠다고 말입니다. 터전을 마련하시고, 평안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대대로 왕국을 이룰 수 있도록 하시겠다는 것을 선언하시죠. 대단한 축복이죠? 우리에게도 이런 약속의 축복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죠? 아마도 다윗은 이 언약이 자신에게는 놀라운 축복이라 여겼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놀라운 축복이죠. 그런데 이를 다른 방향에서 한번 바라보세요. 하나님의 이 말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깊이 개입하시겠다는 뜻 아닙니까?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펼치시겠다는 것 아닙니까? 더 심하게 말하면 '내가 너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겠다'라는 뜻 아닌가요? 그런데 그것을 다윗은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믿음이 있어요. 우리에게 축복은 나의 것이 아닙니다. 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것이 축복이에요. 나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생각, 그분의 계획이 펼쳐지는 것이 은혜입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은 축복을 받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누군가에게 귀를 열 준비가 되셨나요? 내 안에 가득 찬 불안과 분노의 심령을 던지고 그분의 은혜를 담을 그릇을 준비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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