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 06:05ㆍ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사무엘하 9:8~13 므비보셋이 엎드려 아뢰었다. "이 종이 무엇이기에 죽은 개나 다름없는 저를 임금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다윗 왕은 사울의 종 시바를 불러서 일렀다. "사울과 그의 온 집안이 가졌던 모든 것을, 내가 이제 너의 상전의 손자인 므비보셋에게 주었다. 그러니 너는 너의 아들들과 종들과 함께 모두 그 땅을 갈고 거두어서, 너의 상전의 집안이 먹을 양식을 대도록 하여라. 그러나 너의 상전의 손자인 므비보셋은 언제나 나의 식탁에서 음식을 먹을 것이다." (시바에게는 아들 열다섯과 종 스무 명이 있었다.) 시바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높으신 임금님께서 이 종에게 명령하신 그대로, 이 종이 모두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므비보셋은 왕자들과 다름없이, 언제나 다윗 왕의 식탁에서 음식을 먹었다. 므비보셋에게는 미가라는 어린 아들이 하나 있었다. 시바의 집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므비보셋의 종이 되었다. 므비보셋은 언제나 왕의 식탁에서 먹었으며, 예루살렘에서만 살았다. 그는 두 다리를 다 절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의 자비에 대한 므비보셋의 반응이 나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죠.
삼하 9:8 "이 종이 무엇이기에 죽은 개나 다름없는 저를 임금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이 구절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느낌입니다. 문득 떠오른 구절은 시편 8편의 말씀이었어요.
시 8:4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생각하여 주시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돌보아 주십니까?
많이 비슷하죠? 아마도 그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은 더 비슷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므비보셋은 다윗의 은혜에 전심을 다해 감동하고 감사의 마음을 품었던 것 같아요. 이후 사무엘서 하권 19장에 보면 므비보셋이 다시 등장하는데요. 그때는 다윗이 압살롬에게 쫓겨 또다시 도망자의 신세로 힘겨운 생활을 하고 돌아왔을 때인데요. 그때까지 므비보셋은 수염도 깍지 않고 옷도 빨지 않은 채 다윗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다윗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은혜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시편 8편의 저자가 다윗이라는 것입니다. 이 시편이 언제 지어졌는지는 분명치 않은데요. 추측해 보건대 다윗이 어린 목동 시절에 쓴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는 목동으로서 양을 돌보면서 많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때론 양을 잃기도 했고, 때론 늑대의 공격을 받기도 했겠죠. 양에게 치명적인 역병이 돌기도 했을 것이고, 먹을 것이 없어 찾아 헤매거나 광야에서 목이 말라 하루 종일을 걷기도 했을지 모릅니다. 그때마다 자신의 힘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밤하늘을 쳐다보며 하늘의 별들처럼 많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회상하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적은 시가 바로 이 시편 8편이죠. 이 시편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가 사울에 의해 이해하기 힘든 일로 쫓겨 목숨이 위태할 때도 그는 동굴에 숨어 오히려 이렇게 외쳤죠.
시 57:7 하나님, 나는 내 마음을 정했습니다. 나는 내 마음을 확실히 정했습니다. 내가 가락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은혜를 기억하는 자의 모습은 감사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 감사는 용감한 믿음이 되었어요. 압살롬이 지배한 왕궁에서 다윗을 품고 지낸 므비보셋처럼, 사울에게 쫓기며 목숨이 위태한 그때, 동굴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확신하는 다윗처럼 말이죠.
감사가 믿음입니다. 아니 믿음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감사는 감사가 아닙니다. 누구나 고마움을 표현할 수는 있어요. 누구나 은혜를 압니다. 그러나 진정한 감사, 진정한 은혜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하죠. 그 은혜가 나를 통해 흘러나갈 때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그 감사가 또 다른 감사를 불러올 때까지 전진해야 하죠.
은혜는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감사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아요. 여전히 우리 앞에는 어려움이 놓이고 문제들이 몰려옵니다. 여전히 위태롭고 여전히 위험합니다. 그때 내게 주신 은혜가 믿음이 되어서 또 다른 은혜를 간구할 줄 알아야 하고, 그때 나의 감사가 용기가 되어서 또 다른 감사를 이끌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은혜를 기억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은 용기이기도 합니다. 오늘 누군가 제게 너의 믿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은혜는 내게 머물 것이고, 오늘도 내게는 감사가 넘칠 것이라고 믿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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