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서묵상51 -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그 밖의 모든 것을 잃어도 좋다.”(요한복음12:27~36)

2020. 3. 11. 07:07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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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 전도사님을 위해 기도하기로 한 6개월이 보이지 않으나 기적이 일어나는 기간이기를 빕니다.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기를 빕니다. 노아와 그의 가족들을 위한 기도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어려움 가운데도 위로와 은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새터전이 본격적으로 준비됩니다. 여러 사람들이 협력할 때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 넘치길 기도합니다. 오늘 중요한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모이지 못하고 있는 교회 공동체가 어려운 시기 잘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독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고난을 앞두고 마음이 착잡하셨던 것 같아요. 이는 겟세마네의 기도를 연상시킵니다. 왜 안 그렇겠습니까? 고난의 가시밭 길을 앞두고,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이의 모습이 왜 두렵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아들이시나 지금 이 땅에는 인간으로 오셨기에 그분은 우리와 다르지 않으셨습니다. 이 대목이 애잔하게 들립니다. 어쩌면 예수님은 떨고 계셨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그분의 신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이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주시죠. 이 한 마디로 말입니다. 

“나는 바로 이 일 때문에 이때에 왔다.”

독립운동가였던 김애림은 일본군에 붙잡혀 총살형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총살을 당하기 전 김애림은 마지막으로 13 걸음을 걷게 해 달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왜 13 걸음이었을까요? 조선 13도를 하나하나 생각하며 마지막 걸음을 걸었을까요? 그 걸음을 걸으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일제는 총살 전에 김애림에게 전향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독립운동을 버리고 친일의 길을 걷는다면 살려 줄뿐만 아니라 풍족한 삶을 약속하며 회유했다고 하죠. 그러나 끝내 그녀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를 보면 그녀가 13걸음을 디디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 왔을까?’ ‘내가 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 나는 독립운동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이다.’ 이것이 아니었을까요?

독일의 시인 괴테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그 밖의 모든 것을 잃어도 좋다.” 이 말은 본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말이죠. 타인이나 주변 상황에 나의 마음을 빼앗기거나 내 인생을 걸지 않고, 오롯이 나의 본질을 묵상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지혜입니다. 음악인의 본질은 인기가 아니라 음악입니다. 의료인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생명이고요. 교회의 본질 또한 크기가 아니라 복음입니다. 십자가의 신앙이죠. 그 본질을 잃으면 어떤 선택도 무의미해집니다. 아니 오히려 그 선택이 독이 되죠.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합니다. 어떤 길을 갈지, 어떤 것을 잡을지, 어떤 생각과 이상을 추구할지 언제나 선택합니다. 그러나 그 선택의 이전에 우리는 본질을 가지고 있죠. 인생이 행복한 것은 그 본질과 맥을 같이 하는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박수 치는 선택을 했다고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이롭고 유익한 길을 선택한다고 가슴이 박차 오르는 감격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오직, 내 본질에 합한 선택을 할 때만 행복하고 감격스러운 것입니다. 그래서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벅차오르고, 더 많이 얻기보다 나눌 때 더 뿌듯하고 행복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게 사랑이 본질이고, 나눔이 본질인 존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우리의 선택 이전에 하나님의 선택이 있어서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난 존재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죠. 그래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 하나님의 선택이 바로 우리의 본질이자 출발점이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 이전에 그분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입니다. 본질이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도 우리는 본질을 잃지 않는 선택의 하루를 지내야 합니다. 내가 여기 서 있는 이유, ‘바로 이 일 때문에’라는 본질이 우리를 이끄는 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예수님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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