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34 - 나 같은 사람도 주님의 천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2024. 5. 6. 04:45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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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2:8~12   그 지역에서 목자들이 밤에 들에서 지내며 그들의 양 떼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한 천사가 그들에게 나타나고, 주님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니,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여 준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너희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부터 내린 비가 지금도 내리네요. 5월의 봄비는 은혜의 비가 될 줄 믿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시고요. 오늘도 기분 좋게 시작하세요.

 

오늘 본문은 많이 익숙하죠. 성탄절에 많이 부르는 찬송 가운데 '저 들밖에 한 밤 중에 양 틈에 자던 목자들'이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모티브로 쓴 가사죠. 그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해 전해주는 말씀이 오늘 내용입니다. 너무 익숙해서 우리는 그저 그러려니 하며 이 본문을 읽게 되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본문이 좀 뜻밖입니다. 왜 천사가 목자들에게 나타났을까요? 목자들이 예수님의 탄생과 무슨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죠? '목자'라고 하면 우리는 이미지가 좋습니다. 양에 대한 이미지도 좋죠.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양들을 많이 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귀엽고 보실 보실 하게 보이는 양이지만 사실 양이 그렇게 깨끗한 동물은 아닙니다. 성질도 참 더럽죠. 굉장히 이기적이고요. 목자는 더합니다. 신분적으로도 목자는 하층민에 속하죠. 게다가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목자들은 거짓말쟁이라는 별칭이 따를 만큼 터부시 된 존재들이죠. 그런데 그들에게 주의 천사가 나타났다는 것은 아마도 당시 이 글을 읽는 유대인들에게는 충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읽은 누가복음서에서는 주의 천사가 자주 등장하죠. 제사장인 사가랴에게 나타납니다. 이는 그래도 좀 낫습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과 백성 사이를 중계하는 자리에 있는 신분이거든요. 그런데 이어서 마리아에게 나타납니다. 여기부터 좀 문제가 생기죠. 여인에게 주의 천사가 나타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인 또한 그리 존중받는 신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자입니다. 연이어서 논란이 될 장면들이 등장하죠. 왜 그런 것일까요? 왜 누가는 지금 신분을 가리지 않고 주의 천사와 대면하는 장면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서 누가의 가치관을 우리는 읽을 수 있는데요. 그는 매우 서민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죠. 더 나아가 어렵고 힘겨운 낮은 자들을 향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복음서가 여러 권이라는 사실이 의미가 있어요. 각각 다른 가치관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유대인을 향해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지죠. 이는 내가 변해야 세계가 변함을 알려줍니다. 또 어떤 이는 유대인을 넘어 세계로 그 시선이 뻗어 나가죠. 이는 나를 넘어 이웃을 향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이와 같이 누가는 낮고 천한 자들을, 소외된 이들을, 스스로 보잘것없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가장 낮은 나에게도 손을 내미신다고요.   

 

어제가 어린이날이었는데요. 어린이를 향해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죠? 

 

마가복음서 10:14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나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어쩌면 아직도 어리다고, 뭘 모른다고, 덜 되었다고 여기는 자에게도 하나님 나라는 열려있다는 의미일지도 몰라요. 

 

혹시 기적은 위대한 사람들에게나 나타나는 일이라고 느끼시나요? 혹시 주님을 만나고 그분의 섭리를 경험하는 일은 대단한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여기십니까? 나 같은 보잘것없는 이들은 주님을 대면하기에 턱도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데 어쩌죠? 주님의 말씀은 누구나에게 임한다는 사실을 누가는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나 같은 사람도 주님의 천사를 만날 수 있고요. 별 볼일 없는 사람처럼 보여도 주님의 손바닥에 그 이름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고요.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세상이 뭐라고 해도 여러분은 주님이 기억하시는 보배롭고 존귀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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