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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누가복음서묵상일기 29 - 감사할 줄 아는 자에게 좋은 기억이 담깁니다.

누가복음서 1:68~75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찬양받으실 분이시다. 그는 자기 백성을 돌보아 속량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능력 있는 구원자를 자기의 종 다윗의 집에 일으키셨다. 예로부터 자기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으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를 원수들에게서 구원하시고,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손에서 건져내셨다. 주님께서 우리 조상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자기의 거룩한 언약을 기억하셨다. 이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려고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이니, 우리를 원수들의 손에서 건져주셔서 두려움이 없이 주님을 섬기게 하시고, 우리가 평생 동안 주님 앞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살아가게 하셨다.


좋은 아침입니다. 며칠간 묵상을 이어나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새로운 한 주를 기쁜 마음으로 출발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 본문은 사가랴의 찬가입니다. 앞서 마리아의 찬가를 우리가 묵상한 바 있죠. 사가랴의 찬가 또한 비슷한 구성을 가졌습니다. 먼저 하나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선포하는 것이 등장합니다. 우리는 이미 묵상했죠. 좋은 기억이 좋은 미래를 연다고 말이죠. 역시 사가랴도 주님께서 하신 일들을 오늘 일목요연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본문을 분석하지는 않겠습니다. 차분히 읽어본다면 우리도 다 아는 내용이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이 기억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어느 날 갑자기 이런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억은 마치 매일 가꾸고 물주는 식물처럼 갈고닦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실력입니다. 깨닫고 기억하고 감사하고 기뻐한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보물이죠. 

 

많은 사람이 기억을 쉽게 생각합니다. 또 자신의 기억이 다 맞다고 느끼죠. 그런데 기억은 언제나 왜곡이 있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나의 감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기억은 대부분 감정이 실립니다. 감정은 자라나죠. 그래서 나쁜 감정은 나쁘게, 좋은 감정은 좋게 커져가죠. 저는 좋은 기억이 사실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기억은 사실 규명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의 기억은 마치 화단 같아요. 내가 심고 싶은 씨를 뿌리고, 내가 좋아하는 나무를 심어야 하죠. 간혹 자라는 잡초는 캐내야 하고, 정기적으로 물을 주어야 합니다. 어느덧 처음과는 다른 모습으로 자라는 화단을 보게 될 거예요. 이와 같이 나의 기억은 가꾸는 겁니다. 

 

기억은 사실을 담아야 한다고요? 천만에요. 사실이라는 것이 있지도 않거니와 기억에 왜 나쁜 일들을 담아야 합니까? 왜  내가 담은 나쁜 기억을 되새기며 힘들어해야 하나요? 저는 차라리 왜곡이라고 해도 내 기억에 좋은 것을 담겠습니다. 그만큼 기억은 선택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하죠. 과거의 시간을 바꿀 수는 없어도 나의 기억만큼은 바꿀 수 있습니다. 나를 위한 기억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엉뚱하고 사리에 맞지 않는 기억을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잘못된 일은 회개하고, 잘한 일은 감사하며 나의 기억을 가꾸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평상시 그렇게 지난 일에 대한 회개나 감사 없이 나의 기억이 가꾸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이죠. 어제의 잘못이 있다면 오늘 잘못을 인정하고 돌이키는 결단과 회개를 통해 좋은 기억으로 바꿀 줄 알아야 합니다. 용서를 구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않고 용서를 구하고, 은혜에 감사할 일이 있다면 겸손하게 감사할 줄 알아야 나의 기억을 좋은 꽃밭으로 만들 수 있어요. 

 

감사할 줄 아는 자에게 좋은 기억이 담깁니다. 찬양할 줄 아는 자가 좋은 기억을 갖죠. 매일 주신 은혜에 감사하면, 그것은 고스란히 나의 기억이 되어서 내 미래의 든든한 발판이 될 거예요. 그러니 오늘도 감사가 넘치는 하루 보내세요. 모든 시간을 찬양할 줄 아는 자가 되세요.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유산은 사랑받는 자녀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랑받고 자랐다는 것을 아는 자만큼 마음이 넓고 흔들림이 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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