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338 -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자녀로 이 땅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2025. 7. 8. 05:00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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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20:34~36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지만, 저 세상과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참여할 자격을 얻은 사람은 장가도 가지 않고 시집도 가지 않는다. 그들은 천사와 같아서, 더 이상 죽지도 않는다. 그들은 부활의 자녀들이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무더위에 많이 지치시죠? 오늘도 벌써 덥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오늘, 우리 앞에 펼쳐질 아름다운 일들이 이 아침부터 기대되고 기다려진다는 점입니다. 그러고보면 기분 좋은 기대는 더위 따위가 방해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어제 우리는 사두개파 사람들의 황당한 비유를 들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일곱 형제가 한 여자와 결혼했다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끌어들이는 모습이었죠. 예나 지금이나 자기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극단적인 예를 드는 것을 서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인 것은 본디 가능성이 희박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고집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의견은 무시한 채 나의 주장만이 옳다고 믿는 편협함 때문이겠지요.

우리의 삶은 조화와 균형 속에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마치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악기의 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교향곡을 만들어내듯, 역사 또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서로 다른 생각들의 타협과 설득, 즉 협력을 통해 진보해 왔습니다. 물론 협력의 결과물은 양쪽 모두에게서 비판받기 쉽습니다. 조금은 어설퍼 보이고,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한쪽 날개로만 나는 새는 멀리 갈 수 없듯이, 일방적인 주장이 이끄는 역사는 언제나 큰 위험을 드러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나의 극단적인 생각을 경계해야 합니다. 내 것만을 고집하기보다, 나의 것을 조금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것을 받아들이는 겸손함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사두개파 사람들의 편협한 질문에 답하시며, 부활의 세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임을 알려주십니다.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가고 시집도 가지만, 저 세상에 참여할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하시며 그들의 주장을 일축하시죠. 그런데 이 말씀 또한 오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그리스도인은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역시 주님의 깊은 뜻을 자신의 좁은 생각의 틀 안에 가두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젊은 시절, 제가 책을 읽다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을 만나면 어떻게 생각했는지 아십니까? ‘이 저자가 글을 참 어렵게 쓰는군. 생각이 덜 여물었어.’ 하며 속으로 저자를 탓했습니다. 제 이해의 부족을 저자의 잘못으로 돌린 것이죠. 그런데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우연히 그 책을 다시 펼쳐 들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도 이해되지 않던 그 문장이 너무나 선명하게 이해되며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깊이 깨달았습니다.

 

‘아, 이해되지 않는 것은 그것이 틀려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일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구나.’

오늘 본문의 ‘장가나 시집을 안 간다’, ‘천사와 같다’, ‘다시 죽는 일도 없다’는 말씀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 말씀들은 단순히 결혼 제도나 생물학적인 죽음, 혹은 우리가 상상하는 날개 달린 천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말씀의 핵심은,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신분’ 자체가 다른 존재라는 선언입니다. 우리는 부활을 소망하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결혼은 더 이상 신분 상승이나 개인의 만족을 위한 계약이 될 수 없습니다. 서로를 섬기고, 내어주고,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거룩한 동역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천사와 같다’는 것은, 세상의 방식대로 서로 시기하고 다투며 사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빌 2:3)’ 고귀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죽지 않는다’는 말씀 또한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 잠시 보냄 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아버지께서 맡기신 삶의 소명을 아름답게 완수하고, 우리의 영원한 본향인 하나님 나라로 돌아갈 존재들이죠. 그러니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아는 죽음과는 다른 차원의 영원한 생명을 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세상과 다른 생각, 다른 가치, 다른 신분을 가진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의 방식은 달라야 하고, 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주는 위로가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를, 세상의 칭찬이 아닌 하나님의 인정을 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이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거룩한 신분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신분에 합당한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으로 살아내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할 때,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기쁨이 여러분의 삶에 가득할 것입니다. 오늘도 이 땅에서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를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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