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216 - 축복은 상대방을 가리지 않습니다.

2025. 1. 30. 04:45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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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0:4~6   전대도 자루도 신도 가지고 가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말아라.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거기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내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설은 잘 보내셨나요? 사실 어제는 평시와 다르지 않은 한 날에 불과하지만 거기에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기에 중요하고 좋은 날이 되는 거죠. 어찌 보면 우리는 매일, 같은 시간과 공간에 머물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에 새로운 날을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똑같은 시간, 반복되는 일상에 무게를 두면 그저 그런 날이지만, 오늘이 나에게 꼭 필요한 날, 좋은 일이 있는 날, 살아 숨 쉬는 날로 가치를 두고 여기면 그날은 나에게 좋은 날이 될 줄 믿습니다. 올해는 매일매일 그런 소중한 가치를 담은 날들을 만드시길 빕니다.

 

예수께서 70(72)인의 전도자를 파송한 사실을 어제 알려드렸죠? 오늘 본문은 그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계신데요. 이는 지난 9장에서 열두 제자들을 파송하시면 하셨던 이야기와 거의 동일합니다. 전대는 지갑을 말하는 것이고, 자루는 가방을 뜻합니다. 아마도 무전여행처럼 떠나라고 하신 것 같아요. 무전여행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여행에는 돈이 필요하죠. 그러면 어찌 무전여행이 가능하겠습니까? 무전여행의 의미는 그 상황에 맞는 새로운 일, 어디서 어떻게 공급되고 채워지는 일들을 경험하기 위해서죠. 아마도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이들, 주님의 뜻에 따르는 일에는 주님의 알맞은 공급하고 적절한 인도하심이 있음을 알려주시고자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말라는 말씀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주석을 찾아보니 이것을 이렇게 해석해 놓았더라고요. 지금 인사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복음을 전하라는 것으로 말이죠. 그런데 저는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좀 지나치죠. 혹자는 유대의 문화가 인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까지 말하고 있는데 그건 딱히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이런 해석을 드리고 싶어요. 다음에 나오는 구절을 보면 조금의 유추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다음 구절은 이렇게 되어 있죠.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집에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하고 말하라'고 말이죠. 그러니까 평화의 인사를 하라는 거죠. 그러면 이전의 인사는 무슨 인사일까요? 저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서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 평화를 구하라고 말입니다. 다시 말해 축복하라는 말씀이죠. 그의 마음에 평화를 빌고, 안녕을 빌라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를 안심하도록 말을 해야겠죠?

 

우리에게 주시는 본문의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우리가 나눠야 할 것은 평안이라고 말이죠. 사람들에게 전해 줘야 할 것은 그 안에 평화가 깃들게 하는 것이라고요. 안심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고 복음이라고요.

 

우리는 말이 상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괜찮은 사람에게는 괜찮은 말이 나오고,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그렇지 않은 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때론 상대방에 맞게 말을 해야 한다고 하죠. 그런데 오늘 우리가 확인하고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축복은 상대방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죠. '거기에 평화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면, 너희가 비는 평화가 그 사람에게 내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라고요. 이것이 축복의 비밀입니다. 내가 축복하는 자리에 축복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면 그 축복은 그들에게 임합니다. 반면 내가 축복했으나 축복을 원치 않는다면 그 축복은 나에게 돌아와요. 우스갯소리입니다만 옛날에는 교회에 부흥회라는 것이 있었죠. 제가 어릴 적에 부흥회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었어요. 강사 목사님이 '주님의 은혜가 여러분 가운데 임하실 줄 믿습니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아멘'으로 화답했는데요. 꼭 강사 목사님이 이런 말을 덧붙이셨죠. '아멘'하신 분들께만 은혜가 임하실 것이다'라고요. 저는 그게 좀 이상했습니다. 왜 굳이 꼭 '아멘'한 사람들만 구별하실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말이 딱 맞습니다. 왜냐하면 그 말에, '설마?'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 말한다고 은혜가 임할까?' 하는 이가 있기 때문이죠. 누군가 평화를 간구하면 꼭 '네가 말한다고 그게 될까?' 하는 이가 있다고요. 그런 이들에게는 축복이 임하지 않습니다.

 

복을 얻기 원하시면 축복하세요. 축복하는 자리에 축복이 임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괜찮습니다. 그 축복을 믿고 '아멘'하는 자라면 그에게 그 축복이 임하고요. 그 축복을 믿지 않는다면 축복한 사람에게 그 축복이 돌아오기 때문이죠. 여러분이 한 축복은 결코 소멸되는 법이 없습니다. 평화를 선포하는 자에게 평화가 오고요. 은혜를 선포하면 은혜를 받습니다. 내가 한 축복은 땅에 떨어지지 않아요.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반드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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