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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60 - "나는 네가 필요해"

골로새서 4:17   그리고 아킵보에게 "주님 안에서 받은 직분을 유의하여 완수하라"라고 일러주십시오.


아킵보라는 이름은 신약성경에 두 번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과 빌레몬서에 등장하죠. 빌레몬서에서 바울은 그를 '우리의 전우'라고 표현합니다. 이로 미루어 짐작컨대 아킵보는 골로새 교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여요. 어느 성경학자들은 아킵보가 빌레몬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아킵보가 등장하는 빌레몬서에서 함께 등장하는 인물들이 빌레몬의 가족들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면 빌레몬서가 빌레몬 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것을 고려하면 그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아킵보는 골로새 교회에서 핵심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새번역에는 '전우', 개역개정 역에서는 '병사'라고 번역된 빌레몬서 1:2의 헬라어 [스트라티오테스]는 군사적인 의미의 단어입니다. 그것도 특별히 보병, 그러니까 전투의 최일선에서 선봉장의 역할을 하는 뜻의 단어죠. 이로 미루어 아킵보는 골로새교회에서 최일선에서 사역을 담당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가 흔들렸던 것 같아요. 많은 사역에 지쳤을까요?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일을 하는 자신이 버거웠을까요? 아니면 외부의 공격들에 길을 잃었을까요? 사실 골로새 교회는 지금 자중지란에 빠져있는 상태죠. 여러 철학들과 이단 사설에 의해 흔들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에바브라는 바울을 찾았고, 바울은 편지를 써서라도 그들을 돕고 싶어 했던 것이니까요. 그중 하나가 아킵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독 아킵보를 챙기는 것으로 보아서 그에 대한 기대, 혹은 사랑이 남달라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울이 아킵보에게 직접 위로나 권면을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특정되지 않은 다수의 골로새의 교인들에게 부탁을 합니다.  아마도 이 골로새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읽히겠죠? 이 편지를 읽는 모든 이들에게 부탁을 하는 셈입니다. 바울이 직접 권면하고 위로하는 글을 썼어도 좋았을 텐데요. 어쩌면 아킵보는 바울의 위로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바울은 교인들에게 그 위로를 맡깁니다. 왜 그랬을까요? 

 

직분은 위에서 아래로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누군가 시켜서, 점지해주듯 직분과 사명을 생각하기 쉽죠. 그런데 직분은 행하는 자뿐 아니라 그 사역이 펼쳐지는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는 또 그 직분의 수혜자가 되어야 하죠. 그들이 없는 직분은 없습니다. 그들이 없는 사명도 없죠. 그런 의미로 보면 우리의 직분은 모두 아래에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도울 사람이 있기에 돕는 사람이 존재하죠. 받을 사람이 있기에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사역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지도자를 키우는 것은 대중들입니다. 그들의 수준이 지도자의 수준이 되죠. 그들의 반응에 사역자들이 춤을 추기도 하고, 그들의 자람에 지도자들이 더욱 공부하기도 합니다. 그들의 함께함에 더욱 힘을 얻기도 하죠. 그렇게 직분이 견고해집니다. 그런데 그 직분이 흔들린 이유는 주어진 직분이 거두어졌기 때문도 아니고, 할 일이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그 직분의 사역을 펼칠 자리에서 반응이 없기 때문이죠.

 

바울의 세계 선교가 펼쳐진 계기는 그가 본 환상 때문이었습니다. 바울은 소아시아 지역의 전도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환상 속에서 이런 소리를 듣게 되죠.

 

행 16:9   여기서 밤에 바울에게 환상이 나타났는데,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울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그로 인해 바울은 유럽으로 진출합니다. 나를 도와달라는 요청에 그의 사명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그리고 세계로 뻗어나간 것이죠. 가장 큰 격려는 내가 하는 것입니다. 작은 도움에 반응하고, 작은 속삭임에 위로받았다고 말하는 것만큼 큰 격려는 없어요. 그 격려가 더 큰 사역자를 만들고, 그 위로가 더 깊은 직분자로 키웁니다. 우리도 목자들이 있죠? 별 것 아니고 어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몰라요. 그러나 목자의 직분을 맡은 사람들은 다른 것 같아요. 더 잘해보려고 하고, 더 좋은 모임을 만들고자 노심초사하죠. 그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격려 한마디입니다. "나는 네가 필요해" 이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일을 하시는 줄 아세요? 그 말 하나로 나에게 좋은 사역자가 생깁니다. 그 말 하나로 장성한 직분자가 만들어져요. 내 주위에 나를 위해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격려자가 되어 주세요. 나의 격려로 세워진 것들은 반드시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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